김영아 아주대 인권센터 학생상담소 책임상담원

김영아 아주대 인권센터 학생상담소 책임상담원
김영아 아주대 인권센터 학생상담소 책임상담원

대학생이 되면 이전과는 다른 자율적인 생활방식을 조금씩 익히게 된다. 막막한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기도 하지만 막상 누군가에게 티를 내기도 어렵다. 남들도 다 알아서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눈치껏 결정하고 시행착오도 감수해야 한다. 삶의 과업을 준비해 가다보면 어려움이 발생하기 마련이지만 스스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을 만나다보면 자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사실을 느끼곤 한다. 실제 설문조사에서 참여하기 원하는 비교과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면 자기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높게 나타난다. 스스로 유연하고 건강한 마음을 만들고 싶은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기에는 자아실현에 대한 욕구도 포함돼 있다. 학기 중에 탈탈 털리는 ‘멘탈’을 부여잡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궁금증이라든지, 무언가 할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깊은 무기력감에 빠져 허덕이는 자신을 빼오고 싶다거나, 의미 없이 보내는 시간을 유용한 사람이 되는 일에 사용하고 싶다는 일종의 성장 욕구가 들어 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학업도 원하는 시간과 분량만큼 마무리하길 바라고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면접에서도 훌륭한 성과를 기대한다. 더불어 대학에서의 인간관계에서도 말실수 없이 자연스럽고 긴장하지 않는 편안한 말솜씨로 대응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진다. 앞서 말한 모든 욕구는 대학생활 적응에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를 돕기 위해 대학은 학생들의 고민과 성장을 돕기 위한 다양한 자기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수학습개발센터 △일자리플러스센터 △취창업센터 등 대학 내 여러 기관에서는 학습, 진로, 취업 등에 대한 상담을 진행해 학생들에게 대학생활에서 자기관리를 위한 팁을 얻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최근 지자체에서도 지역의 특성에 맞춰 운영하는 지원사업 중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심리상담, 취업지원, 멘토링, 1인 가구 지원 등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지원 형태로는 학생들이 필요한 정보와 프로그램을 정확하게 제공하기 힘들다. 대학 역시 계약직 구조와 잦은 인력교체 등으로 학생들에게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알맞은 정보를 전달하기엔 어려움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대학교학생상담센터협의회에서 실시한 ‘대학상담자가 경험하는 상담 외 업무의 어려움’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상담자의 15% 이상이 교내외 연계 업무와 관련해 어려움(교내 상담 연계 12.1%, 교외기관 연계 의뢰 18.7%)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내외 기관 간의 연계망 구축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 사회 내 기관과 대학 내 전문성을 가진 부서들이 주기적인 협의체를 구성해 연계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끊임없이 자기발전을 꾀하는 학생들의 니즈(needs)를 만족시킴과 동시에 지역과 상생하는 효과도 만들어 갈 수 있다. 지역과 대학, 각각이 가진 자원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 4년제 대학의 신입생 약 8% 정도가 입학 직후 중도탈락한다. 학생들의 대학생활 적응을 지원하고 자기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은 대학에서 필수요소가 된 지 오래다. 이제는 대학이 지역사회와 함께 연계망을 갖추는 기반을 만들고 지역사회 안에서 고등교육 기관으로서의 뿌리를 단단히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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