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국제협력실장(서정대 교수)

조훈 전문대교협 국제협력실장.
조훈 전문대교협 국제협력실장.

신학기가 시작됐다. 충원을 위한 입시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전문대학은 더욱 그렇다. 학령인구 감소 영향으로 전문대학 신입학생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전문대학 신입생 충원율은 87.0%로 2010년 96.8% 대비 약 9.8%p 감소했다. 2016년과 비교했을 때 2022년 기준으로 신입생 수는 20만8808명에서 16만3701명으로 줄었다. 최근 6년 동안 21.6%p나 줄어든 셈이다. 흔히 고3을 졸업한 19세 이하 학령인구로 보면 2016년 16만271명에서 2022년 9만6357명으로 무려 39.9%p나 줄었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인한 학령기 학생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목할 만한 숫자가 있다. 성인학습자와 외국인 학생의 증가다. 50세 이상의 전문대학 재학생 규모는 2016년 8076명에서 2022년 1만8060명으로 무려 123.6% 증가했다. 학위과정에 있는 전문대학 외국인 유학생 수도 2017년에 2232명에서 2022년에 9905명으로 5년 동안 343.8%p 증가했다.

대학에 새로운 학생들이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지방정부와 대학이 연계되는 새로운 혁신체계인 RISE센터나 글로컬대학이 올해 가시화되면 대학 구성원들의 속성은 더욱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학령인구 급감은 상수다. 대학은 새로운 학생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대학에 들어오는 학생들을 다시 정의할 필요가 생겼다.

은퇴자 시장을 주목하자. 매년 80만 명 이상의 은퇴자들이 사회로 쏟아져 나온다. 대부분의 은퇴자들은 새로운 일을 찾기 위해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다. 통계를 봐도 그렇다. 50세 이상 국가기술자격취득자는 2019년 8만7014명에서 2020년 9만3483명, 2021년 12만281명으로 최근 3년 동안 38.2%p나 증가했다.

지식산업은 개념탐구가 중요하다.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챗GPT(ChatGPT)와 같은 혁명적 기술 진보와 학령인구 급감이라는 인구구조학적 변화를 본다면 대학은 지금 전환기의 중심점에 서 있다. 생존의 갈림길에 서있는 셈이다.

대학은 이제 성인학습자와 외국인과 같은 새로운 구성원을 학생으로 받아드릴 준비를 해야 한다. 어쩌면 이미 준비했어야 할 일이다. 새로운 학생을 받아드리기 위해 대학은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대학의 개방형 혁신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교육과정, 교수학습, R&D, 산학협력 등 대학의 가치사슬에서 이뤄지는 일련의 혁신과정을 개방해야 한다는 의미다. 외부 자원을 활용함으로써 자체 혁신비용을 줄이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적 선택이다.

대학에서 개방형 혁신의 필요성은 자명하다. 개방형 혁신의 핵심은 거버넌스 구조와 외부자원과의 혁신 네트워크 형성 여부에 달려있다. 거버넌스의 핵심은 리더십이다. 아무리 많은 협업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방향성이 틀렸거나, 프레임워크가 잘못되면 대학혁신은 잘못될 가능성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인적자원 측면에서의 개방형 혁신은 가장 우선돼야 한다.

미국의 Kauffman·Foundation은 2017년 기업가정신보고서를 통해 ‘ZERO Barriers to Startup’ 창업생태계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모든 미국인이 연령, 인종, 성별, 교육적 배경과 상관없이 창업에 필요한 지식, 기술, 지원 등을 본인이 속한 지역사회를 통해 습득할 수 있도록 포용적이고 건강한 창업생태계를 조성하자는 의미다.

이제 대학은 연령, 인종, 성별, 교육적 배경과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 누구나 공부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해야 한다. 장벽이 없는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전문대학은 더욱 그러하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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