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광모 유한대 교무처장

양광모 유한대 교무처장.
양광모 유한대 교무처장.

현재까지 추진된 교육부 재정지원사업은 전문대 지속가능성을 높이고자 대학 중장기 발전계획과 연계한 사업 수행을 강조한다. 이 덕분에 대학은 사업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재정지원사업을 포함한 대학 평가에서 정성적인 부분이 강조되며, 대학은 평가 업무에 사활을 걸고 대학 본연 임무에 소홀하게 되는 현상이 일부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학기본역량진단 등 대학이 받아야 하는 평가를 완화한다는 교육부 발표는 전문대 입장에서 진심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전문대가 고등직업교육이라는 본연 임무에 충실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중장기 발전계획과 연계한 사업뿐만 아니라 대학 여건과 특성에 맞는 성과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대학이 스스로 성과를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교육부는 강조한다.

전문대 성과관리를 ‘계획-운영-평가-환류’ 측면에서 보겠다. 계획과 운영은 나름대로 노하우를 축적했지만, 평가와 환류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잘 가르치는 대학’ ‘학생성공’ ‘쓰임의 교육’ 등 개념이 대학 교육에 도입되며 대학의 성과보다 학생성과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대학은 학생성과를 어떻게 정의하고 전문대만의 차별화된 학생성과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2020년 초까지만 해도 전문대 성과분석은 전문대 대상 여건, 인식·만족도 등 효과성 분석에 그쳤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성과분석을 위한 체계적인 접근이 요구됐다. 특히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연차평가 방식이 일부 변경되고 오는 2025년부터 라이즈(RISE) 사업이 시행 예정이라는 현실을 고려할 때, 표면적인 성과보다 과학적·논리적 접근을 통한 성과분석이 필요해졌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이 바로 데이터 기반 성과관리다.

산업환경과 인구구조, 대학 평가 등 변화로 성과관리가 강조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지난 2020년 9개 대학이 모여 시작한 ‘데이터 기반 성과관리(IR)’ 정책연구가 현재 14개 대학으로 확대돼 교육의 질 제고 방안을 공유하고 대학 간 상생발전을 도모하는 ‘전문대학 데이터 기반 성과관리 포럼’으로 발전했다. 포럼의 목적은 전문대 스스로가 대학에 적합한 데이터 기반 교육성과 분석 모형에 대해 고민하고 데이터를 활용한 교육성과 분석 방향, 방법, 전략 등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것으로, 전문대의 자발적인 활동으로 운영되고 있다.

2020년 1차 포럼(61개교, 280여 명)은 전문대 경계를 허물고 상생할 수 있는 공유와 확산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데이터 기반 교육성과가 무엇이고, 교육성과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2차 포럼(79개교, 290여 명)은 실질적인 데이터를 활용한 교육성과 분석으로 전문대 교육혁신 방향을 제시하고 유연학사제도, 융합교육 및 메타버스와 관련된 이슈들을 다뤘다.

2022년 3차 포럼에서는 지난 포럼의 주제를 더욱 발전시켜 전문대에 적합한 학생성공모델을 도출하고, 2주기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성과 제고 방안을 주제로 전문대가 상생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자발적으로 시작한 작은 연구모임이 현재는 소수 전문대 것이 아닌 전체 전문대가 참여하는 포럼으로 발전돼 집단지성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전문대 데이터 기반 성과관리 포럼의 활동들은 △지속가능성 향상 △사회적 책무성 강화 △종합적·체계적 성과지표 관리를 통한 업무 효율화 △전문대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 △통합 데이터 관리 분석을 통한 대학 운영 효과성 증진 등이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산업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원격교육과 유연학사제도 등 교육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며 긍정적인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문대 데이터 기반 성과관리 포럼이 전문대 생존과 학생 중심 교육을 위한 혁신을 견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신입생 감소는 어느 정도 예측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의 결과는 대학이 감내하기 힘들 정도의 큰 충격이었고 이에 따라 전문대는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게 됐다. 전략 중 하나는 보여주기식 성과관리가 아니라 전문대 공유·협력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전체 전문대 데이터를 수집·관리하기 위한 성과관리체계의 구축이라고 생각한다. 전문대 데이터 기반 성과관리 포럼이 전체 전문대 성과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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