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원 동아방송예술대 교수

권준원 동아방송예술대 교수
권준원 동아방송예술대 교수

2013년에 데뷔해 올해 6월 13일이면 데뷔 9주년을 맞는 방탄소년단(BTS)은 명실상부 세계 최정상급 뮤지션이다. 대중음악 부문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는 미국 빌보드 HOT 100에서 2020년 발매 곡 ‘Dynamite’가 한국 뮤지션 최초로 1위에 오른 것을 포함해 총 6곡이 1위를 차지했다. 그 가운데 ‘BUTTER’는 무려 10주 동안 정상에 머물렀으며, Dynamite는 32주간이나 차트에 자리했다. 또 앨범 순위를 보여주는 빌보드 200에서도 2018년 ‘LOVE YOURSELF 轉 ‘Tear’’를 시작으로 6개의 앨범이 1위에 올랐다. 유튜브 조회 수에서도 2020년 49억 6500만 회를 달성하며 세계 최다 검색 수로 등극해 BTS에 대한 전 세계적 인기를 증명했다.

이은미 등 4명이 지난 2021년 발표한 논문 ‘방탄소년단(BTS)의 성장역사와 성공 요인 : 본 글로벌 이론의 관점에서’는 BTS의 성공 요인을 △데뷔 초창기 SNS, 유튜브 등 온라인 매체를 사용해 팬들과 수평적으로 본인들의 성장 과정을 전달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택한 것 △도약 시기에 BTS 멤버들의 역량을 최대한 결집해 스토리텔링 전략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시리즈 음반을 내놓고 팬들이 자발적으로 BTS의 음악을 해석하고 더욱 공감하게 만든 것 △성장기에는 방시혁 대표의 기업가정신이 빛을 발해 세계 시장에서 BTS의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논문에서는 BTS의 성공 요인을 관통하는 개념으로 ‘본 글로벌(born global)’을 제시했다. 본 글로벌은 기업이 국내시장에서 먼저 사업을 영위하고 지식과 경험을 축적해서 점진적으로 국제화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설립 초기부터 국제화를 단행하는 국제 신생벤처와 같은 기업의 국제화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BTS는 데뷔 당시에 SM, YG, JYP와 같은 대형 기획사에 소속된 뮤지션이 아니었다. 그들은 여타 유명 아이돌그룹처럼 충분한 여건과 엄청난 물량의 지원을 통해 성공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BTS의 성공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자본이나 지원시스템에서 열세였던 BTS가 글로벌 시장으로 시선을 돌린 것과 음반시장이 디지털화되고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팬들과 쉽게 만날 수 있는 SNS, 유튜브 등의 미디어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변화를 놓치지 않은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한국보다 앞서 학령인구 감소기를 맞은 일본에서 단기대학 재학생 수는 1992년 53만 명에서 2022년 9만 4000명으로 급감했다. 또한 일본 단기대학은 1996년 598개에서 2022년 309개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으며 대학당 평균 재학생 수는 306명에 그치고 있다. 반면 일반대학의 학생 수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에서도 전문대학은 일반대학과 비교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으며, 미래에도 이 같은 양상은 계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전문대학은 인지도, 학생 수, 예산 규모, 지리적 위치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열세인 상황으로 일반대학과 경쟁하고 있다. 전문대학이 데뷔 초기 BTS와 같이 어려운 여건에서 경쟁해 살아남고 지속하기 위해서는 BTS가 레드오션인 국내시장에 뛰어들지 않고, 전통적인 매스미디어에 의지하지 않는 등 전혀 다른 접근 방식으로 성공 신화를 만들어 낸 것에서 영감을 얻어야 한다.

전문대학의 비교우위 경쟁력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전문대학은 더 늦기 전에 각 대학만의 독창적인 필승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모든 전문대학이 BTS 성공 스토리를 배워야 할 때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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