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현 한국ESG학회장 “ESG 세계적 흐름에 맞춰 사회 구성원들 변해야”
김재홍 서울미디어대학원대 석좌교수 “학교교육, 평생교육에 ESG 담아 언론 통해 콘텐츠화”
심보균 ESG평가원장 “기업과 시민, 연구기관, 대학, 지자체, 지자체 회의 등 ESG 실천 협력 네트워크 구성 필요”
‘ESG 시대,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 주제로 초중등, 대학, 평생교육 관점에서 다각도로 접근 시도

2일 제주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리는 제2회 세계ESG포럼에서 ESG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진=김준환 기자)
2일 제주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리는 제2회 세계ESG포럼에서 ESG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진=김준환 기자)

[제주=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ESG교육은 초중등-대학 단계로 이어져야 하고 정규화·연계화 교육이 체계적으로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업은 물론 시민과 학계, 연구기관 등 다양한 주체들이 힘을 합쳐 ESG 실천역량을 강화해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1일부터 오는 5일까지 제주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리는 제2회 세계ESG포럼에서 ESG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특히 2일에는 ‘ESG시대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초중등, 고등교육, 평생교육 전문가들이 함께 했다.

고문현 한국ESG학회장(숭실대 교수)
고문현 한국ESG학회장(숭실대 교수)

고문현 한국ESG학회장(숭실대 교수)는 개회사를 통해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앙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ESG 열풍이 태풍이 되어 불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사기업은 물론 행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학교, 병원 등을 포함한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전적으로 변해야 한다”며 “ESG경시대회 발표에 참가한 여러분과 비슷한 또래가 ‘크레타 툰베리’다. 20살도 안 된 청년이다. 기후변화 문제 대처를 주장하면서 세계적인 인물이 됐다. 환경을 지키자는 실제 행동으로 옮겼다. 크레타 툰베리를 뛰어넘는 인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김재홍 석좌교수 “생활 속 ESG 실천, 언론 미디어 통해 ESG 콘텐츠 알려야” = 김재홍 서울미디어대학원대 석좌교수(제17대 국회의원, 제8대 서울디지털대 총장)는 기조연설을 통해 K-ESG 가이드라인을 만들어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석좌교수는 “ESG는 외래 사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자체 내에 가지고 있는 자산, 예를 들어 한국의 선구적인 기업가 중에 ESG를 실천한 기업가들이 있다”며 “ESG정신과 철학에 맞는 K-ESG 바탕을 만들고 씨앗을 만든 선구적인 기업가 중에서 유한양행 창업자인 유일한 선생을 꼽을 수 있다. SK 창업자인 고 최종현 회장도 사회공헌과 사회투자를 실천한 분들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석좌교수는 “이런 분들이 한국 ESG의 바탕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한국 기업에 내재된 ESG 사상을 연구해서 직장인 교육을 시켜나가야 자긍심이 생긴다고 본다. 한국의 선구적인 분들이 ESG 실천을 연구 개발해서 공유하고 널리 알리는 게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석좌교수는 “ESG에 대한 학교교육과 일반시민 사회화는 1987년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가 공동 채택한 보고서 ‘우리 공동의 미래’(일명 브룬트란트 보고서)에 담긴 개념들과 2010년 국제표준화기구가 발표한 ISO 26000의 ESG 실행 가이드라인으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교과내용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한국ESG가 글로벌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 ISO 26000을 관련 법률들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21대 국회의원들이 ESG 관련 제출 법안들에 대해 분석한 내용도 설명했다. 김 석좌교수는 “ISO 26000를 잘 분석해 ESG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ISO 26000에 규정된 7개 의제를 ESG 국제기준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며 “ESG 관련 법률을 개정하고 중소기업진흥법에 반영해서 우리 기업들이 이를 준수하고 세계 무역장벽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중장기적 경쟁력을 키워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SG를 확산시키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최소한의 대학교육과 성인교육이 필요하고, 이를 공유하는 언론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김 석좌교수는 “생활 속 ESG를 실천화하는 게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언론과 미디어가 이를 알리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기회 있을 때마다 ESG 시대에 세계적 동향과 추세가 어떤지 알려줄 필요가 있다”며 “학교교육의 교과과정 내용에, 평생교육에 담아서, 언론에 공유하고 소화시키는 콘텐츠로 만들어서 널리 확산시키고 항상 볼 수 있게끔 해야 한다. ESG 표준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 심보균 ESG평가원장 “ESG 확산, 기업에만 맡길 것 아냐…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ESG갭’ 메워, 지역 경쟁력 제공에 기여할 수 있어” = 오전 세션에는 총 2개의 주제로 진행됐다. 심보균 ESG평가원장(전 행정안전부 차관)이 ESG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교육을 주제로 제1주제 발표자로 나섰다. 토론자는 김성중 제주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와 심영재 경상북도 기조실장이 나섰다. 

심 원장은 “ESG 확산을 기업에만 맡길 상황은 아니다. ESG가 뿌리를 내리는 데는 공공기관이 앞장서고 모범을 보여야한다고 생각한다. ESG를 실행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철강·석유화학·시멘트 업종에서 전환비용만 2050년까지 400조 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회 구석구석에 ESG를 실천할 곳이 많다. 인식이 뿌리를 못내렸다는 방증이다. 본래 ESG 실행은 거너넌스 전략이다. 기업인 외에도 사회적 지지와 실천 동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ESG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은 시스템 관점과 조직 관점 그리고 개인 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는 점을 짚었다. 심 원장은 “ESG 정책의 효율적 실행을 위한 전담조직 구성, 자원분배와 인력배치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며 “교육과 학습 관점에서 보면 유치원, 초중고, 대학, 대학원 등 교육과정에 ESG 원리와 실천방안을 반영해 미래를 향한 ESG 실천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기업과 시민, 연구기관, 대학, 지자체, 지자체 회의 등이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해 ESG 실천과 리스크 대비 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혁신체계 활성화에 ESG 요소를 활용하는 방안도 꼽았다. 산, 학, 연, 관, 민 등 다양한 지역 내 주체들 간 ESG 실천을 중심으로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상호 협력하고 지원할 수 있는 학습과 교류를 통해 ESG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우수한 실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과 학습 관점에서 바라본 입장도 전했다. 심 원장은 “유치원, 초중고, 대학, 대학원 등 교육과정에 ESG 원리와 실천방안을 반영해 미래를 향한 ESG 실천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기업과 시민, 연구기관, 대학, 지자체, 지자체 회의 등이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해 ESG 실천과 리스크 대비 등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2주제로 신동애 기타규슈대 교수(법학부 정책과)는 ‘지방자치단체의 ESG(일본의 정책 과정과 시사)’를 주제로 발표했다. 신 교수는 영상 발표를 통해 “ESG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유엔에서도 1961년부터 10년 단위로 계획이 나오고 1992년 브라질 리우 환경 서밋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개념이 나왔다. 30년이 넘은 셈이다”며 “이제는 왜 지방자치단체가 ESG를 해야하는 고민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당위성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다. 진화된 개념이긴 하지만 우리는 왜 이야기를 하나? 아직도 이걸 해결하기 위한 정책 수단에 대한 실효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일본 사례를 들며 지자체가 상품이 되어 가는 과정 속에서의 SDGs, ESG를 짚었다. 신 교수는 “재원과 인구가 부족해지면서 ESG가 지자체 간 경쟁이 되고 있다”며 “많은 지자체가 ESG채권을 발행해서 관련 사업을 촉진시키고 개개인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ESG는 산업가치를 바꿔가는 투자로 바라봐야야한다”고 했다. 

■ 학년별·생애주기별 ESG교육 어떻게 이뤄져야 하나 = 오후 세션은 제3~5주제와 제6~8주제로 구성됐다. 제3~5주제는 △허종렬 서울교대 명예교수(전 한국법과인권교육학회장)·이선영 서울교대 강사(서울교대 법과인권교육연구소 연구원)의 ‘초중등 ESG교육’ △안성호 대전대 명예교수(전 한국행정연구원장)의 ‘신 문명을 창조하는 대학생 ESG교육’ △심명인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ESG평생교육’ 등 교육계 전문가들이 초중등교육, 대학교육, 평생교육 관점으로 구분해 진행됐다.   

허종렬 서울교대 명예교수는 ”ESG는 단순히 기업의 문제만이 아니라 국민들이 관심 가질만한 화두라며 국민적인 인식은 청소년의 미래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해서 회사에 들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초중고등학교에서 (ESG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 명예교수는 “사회와 기업에서는 매우 잘 알려진 개념이자 중요한 화두인 ESG가 아직 교육 현장에서는 생소한 개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SG는 단순히 기업들의 책무나 의무가 아닌 미래사회를 바꾸어갈 변화의 시작점이기 때문에 청소년기 때부터 교육받아야 하는 필수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ESG교육에서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하는 필수적인 내용 요소를 제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허 명예교수는 오는 2024년부터 2022 교육과정을 적용한다고 하지만 중간이라도 ESG교육 관련된 내용을 언급하는 게 맞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ESG교육은 현재의 교육이 아니라 미래를 바꾸는 교육인 만큼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배우고 익히고 행동할 수 있도록 급변하게 변화하는 사회의 속도감을 따라갈 수 있는 교육계의 재빠른 변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성호 대전대 명예교수는 “우리 사회는 기후 위기를 봉착한 문명적 위기의 시대에 당면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작은 변화를 시도해선 안 되고 새로운 문명을 창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대학생 ESG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성호 명예교수는 대학생 ESG 교육의 필요성으로 △문명위기에 대한 이해 증진 △지속가능발전 촉진 △졸업생의 취업 기회 확대 △ESG 이슈 해결능력 제고 △ESG를 선도하는 리더 양성 등을 꼽았다. 이를 위해 안 명예교수는 ‘신 문명 창조’ 대학생 ESG 학습모형을 제안했다. 그는 “현장조사, 사례분석, 집단토론과 역할극 게임을 통한 ESG 토크를 활용하면 ‘신 문명 창조’ 민주적 서번트 리더를 배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강한 민주주의와 서번트 기반 ESG 학습을 강조했다. 스위스와 한국의 공직자를 대상으로 비교분석한 결과를 인용하며 강한 민주주의와 서번트 리더십 간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확인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안 명예교수는 강한 민주주의 기반 ESG 학습과 관련해선 《STRONG DEMOCRACY》 책에서 나온 “기후 위기의 해결에는 전문가정치가 아니라 시민의 지배를 재창조한 열린 민주정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는 문명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제도의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대목이다.

심명인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선임전문원은 평생교육 관점에서 접근했다. 심 선임전문원은 “평생교육은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보편적이고 개인 맞춤형 학습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ESG는 모든 평생교육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속가능발전교육, 평등과 포용, 세계시민교육 등 유형별로 평생교육과 ESG 관련 대표 사례를 소개했다. 사례별로 살펴보면 지속가능발전교육에는 △진천군 ‘현장에서 답을 찾다’ △시흥시 ‘환경학습권’ △하남시 ‘평생교육 ESG’ △부산시 ‘시민대학’ △광명시 ‘광명자치대학’을, 평등과 포용에는 △경북 상주시 ‘방구석 평생학습 TV’ △이천시 ‘장애인평생학습도시’를, 세계시민교육에는 △컨소시엄형 ‘강원도평생교육진흥원(강원 동해시, 영월군) △서울 동대문구 지역자원연계형 △인천 연수구 세계시민의 클로스터 코디가 되다 △경기도 부천시 ‘문학을 통한 세계시민 교육모델 개발’ △서울 서대문구(시민학습체계구축) 등을 꼽았다. 

심명인 선임전문원은 ESG, SDGs와 평생교육의 미래를 전망했다. 심 선임전문원은 “ESG, SDGs 기반 정책 고도화 기반을 구축하고 직원, 학습자, 관계자 인권, 복지 강화, 사회공헌 영역을 발굴해야 한다”며 “시도평생교육진흥원과의 협업 및 기능 강화와 함께 평생학습도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선 이가은 K-ESG평가원 청소년사업단 단장은 교육 대상자 맞춤형 ESG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제언했다. 이 단장은 “유아의 정서 증진, 아동의 생활 습관과 태도 함양, 청소년의 지식 및 실천 역량, 청년의 사회적 경제적 활동 등 각 연령대에 따른 시대적 이슈, 학습 목적 및 환경에 맞는 ESG 주제와 방향을 설정하고 교육 방법을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ESG MIX 교육과 다양한 케이스 스터디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단장은 “E.S.G의 각 분야의 중점 이슈를 기본으로 학습하는 것과 더불어 E+S, S+G, G+E, E+S+G와 같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ESG MIX 관점에서 교육 내용 요소를 구성하고,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각 분야의 우수사례를 함께 제공하면 전체 맥락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ESG의 기본이 되는 사람의 본질에 대한 교육도 꾸준하게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토론자인 김승진 서강대 경영연구소 박사는 “이 자리에 오기 전에 교육부 업무추진계획을 보니까 융합, 인공지능, 디지털 관련 교육 등에 대한 얘기는 많이 나오는데 정작 필요한 ESG교육은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인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교육적 측면에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되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춰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김 박사는 “ESG 교육은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ESG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보면 인류 생존에 대한 책임 문제다. 기후위기와 생태계 위협으로부터 생존 선택의 위협을 강요받고 있다”며 “기업경영 ESG, 거버넌스를 위한 국가경영의 ESG, 다음 세대를 위한 ESG 교육으로 가야 한다.  E, S, G 한 축의 인재경영이 아니라 믿음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인재경영의 한 축으로 가야 한다.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정규교육과정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6세션부터 8세션까지는 시민단체, 기업체 등의 입장에서 바라본 ESG교육에 대한 주제 발표가 이뤄졌다. △임정근 경희사이버대 명예교수의 ‘ESG 시민단체교육’ △김경식 ESG네트워크의 ‘ESG 사기업체 교육’ 등이 진행됐다.  

한편 이날 행사에 앞서 초중고대학생 ESG경시대회(제2의 크레타 툰베리를 찾아가)를 통해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받은 문창고 ESG 관련 동아리의 ESG 사례 발표와 수상식도 같이 열렸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