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지구환경과학부 이성근 교수 연구팀은 2백만 기압의 극한 압력 하에서 다이아몬드의 전자결합구조의 변화를 실험적으로 최초로 영상화해 보고했다. 전자구조의 정보를 바탕으로 다이아몬드의 전례가 없는 단단함의 원인을 설명했다. 연구논문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온라인판에 5월 20일 출판됐다.

다이아몬드는 현재까지 알려진 지구/행성 구성 물질 중 가장 단단한 물질 중 하나다. 물질의 단단함(경도, hardness)을 확인하기 위해 물질이 압력을 받을 때 물질의 외형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측정한다. 잘 변형되지 않는 물질일수록 더 경도가 크다.

이러한 물질의 고유한 단단함은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들이 어떻게 결합돼 있는지에 기인하며, 특히, 물질의 전자결합구조를 획득해 확인할 수 있다.

120 만 기압의 압력 하에서 다이아몬드의 전자구조 2차원 이미지 (오른쪽). 빨간 색으로 갈수록 극한 압력 하에서 다이아몬드가 변형이 큰 부분이다.
120 만 기압의 압력 하에서 다이아몬드의 전자구조 2차원 이미지 (오른쪽). 빨간 색으로 갈수록 극한 압력 하에서 다이아몬드가 변형이 큰 부분이다.

수백만 기압의 극한 압력 하에서도 다이아몬드 내부의 탄소(C)간 결합 길이의 변화는 매우 작으며, 따라서 전례 없는 경도를 갖는다. 다이아몬드의 이런 초-경도(super-hardness)의 기원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다이아몬드에 극한의 압력(수백만 기압)을 가한 상태에서 다이아몬드의 전자구조가 극한 압력의 스트레스를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수백만 기압(대기압의 수백만 배)의 압력 조건에서 다이아몬드의 전자 결합구조가 실험적으로 규명된 바는 없으며, 따라서 초-경도의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다.

이번 연구에서는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의 연구팀과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의 연구팀이 공동으로 최대 200만 기압 (즉, 200 Gigapascal, 기가파스칼)하 에서 다이아몬드의 전자결합구조가 압력에 따라 변하는 양상을 실험적으로 최초로 보고했다.

외부적으로 잘 변하지 않는 단단함에도 불구하고, 극한의 압축 환경하에서 다이아몬드의 전자결합구조는 다른 상대적으로 연약한 물질들과 같이 적극적인 변화 양상을 보였다.

즉, 겉으로 드러나는 단단한 강인함에 반해 내부적으로는 부드러우면서도 적극적으로, 또 유연하게 압력에 대응하는 전자결합구조의 변화가 극한 압력 상황에서의 다이아몬드의 초경도의 근원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다이아몬드의 단단함은 ‘외강 (겉으로 드러난 단단함) 내유 (극한 압축 환경에서의 전자결합구조의 유연한 대응)’로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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