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 삼육대 교육혁신원 원격교육지원센터 팀장(콘텐츠학 박사)

​김기석 삼육대 교육혁신원 원격교육지원센터 팀장(콘텐츠학 박사)
​김기석 삼육대 교육혁신원 원격교육지원센터 팀장(콘텐츠학 박사)

코로나19 엔데믹 후 되찾은 일상의 변화가 반갑다. 가장 많은 타격을 입었던 대학 교육계에도 새로운 활기가 돌아왔다. 2020~2021년에 입학한 신입생의 경우 ‘코로나 학번’으로 불리며 대학 생활 상당수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 엔데믹 후 처음으로 MT와 새내기배움터, 축제, 체육대회 등 대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캠퍼스 라이프가 펼쳐지고 있다.

다시 찾은 일상이지만 코로나 시대 3년간 대학교육과 생활의 상당수가 변했다. 가장 먼저 두드러지는 변화는 ‘책’의 실종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온라인 비대면 강의가 주로 이뤄졌고 각종 강의와 관련된 자료들은 태블릿PC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전송됐다. 종이책이 사라지고 강의 자료를 출력하기 위해 북적이던 인쇄소도 자취를 감췄다. 이미 온라인 비대면 강의에 적응한 학생들은 사이버 강의를 더 선호하고, 두꺼운 교재 대신 가벼운 태블릿PC 한 대로 강의 자료를 확인한다. 한국갤럽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국내 태블릿PC 보유율은 2020년 19%, 2023년 36%로 급증했다. 그중 2022년에는 20대의 절반이 태블릿PC를 보유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교육의 변화는 캠퍼스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일으켰다. 전자화된 대학 수업이 사이버캠퍼스를 통해 이뤄지며 디지털 대전환과 포스트 원격교육 시대가 열린 것이다. 대학 교육 현장에서도 인공지능, 메타버스, 증강현실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을 활용해 교육 콘텐츠 기획·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3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이 활성화되면서 체계적인 미래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활용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디지털 대전환의 시기와 맞물려 부상되는 대학 학제 개편도 신교육 패러다임이 적용된 사례로 볼 수 있다. 다학제 융합 전공을 확대해 2개 이상의 학과를 학생들이 자유롭게 선택하고 미래사회에 필요한 첨단 신기술을 익힐 수 있게 하는 방침이다. 미래 수요를 반영한 첨단기술 학습 기회를 늘림으로써 새로운 전공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전략이다. 인공지능융합과 가상현실을 적용한 실습 수업, 학생이 아바타가 돼 참여하는 메타버스 캠퍼스 등 다양한 교육의 변화로 포스트 원격교육 시대가 열린 것이다.

예를 들어 H공대는 국내 대학 최초로 가상현실 실습 수업에 메타버스 개념을 도입했다. 메타버스 실습실에서는 전자기학, 반도체 공정설계, 전기자동차 구동제어 등 학생과 교수 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가상현실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운영하고 참여 학생 90% 이상이 교육에 만족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외에도 메타버스 교육을 전담하는 ‘메타버시티혁신센터’를 설치하고, 대학의 메타버스 포탈인 ‘TU-메타게이트’와 실제 캠퍼스를 가상현실 속에서 체험해보는 ‘TU-메타캠퍼스’ 등을 운영 중이다.

이처럼 디지털 대전환 시기에 새롭게 바뀐 교육 현장은 학생들에게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해준다.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등 최첨단 기술을 일찍부터 접하는 학생들은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계발할 수 있다. 앞으로 다가올 기술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 교육적 활용이 가능해진다.

코로나 엔데믹 시대 대학가에 필요한 자세는 ‘유연함’이다. 급변한 환경 속에 가장 유익한 교육 콘텐츠와 인프라를 개발하고 실제 교육 현장에 적용해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학제 개편과 기업과 산학협력 강화, 온라인 사이버 원격교육 강의 확대 등 다양한 전략으로 대학의 생존 전략을 확보해야 한다.

미래 첨단기술 개발에 맞춰 기업과의 산학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대학과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와 인력을 산학 공유 체계로 만들어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기업은 유능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고 대학은 기업의 첨단기술을 배우는 교육 기회를 학생에게 제공할 수 있다. 지역사회와 협력도 중요하다. 상호이익을 위해 유연하게 협력하며 지역 내 유망한 산업을 발전시킬 인재를 양성하고 관련 전공을 설립해 대학 교육에 적용할 수 있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필요한 교육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대학만의 장점을 살린 특화된 교육 서비스를 운영해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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