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 삼육대 교육혁신원 원격교육지원센터 팀장(콘텐츠학 박사)

김기석 삼육대 교육혁신원 원격교육지원센터 팀장(콘텐츠학 박사)

최근 대학들은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학령인구의 가파른 감소로 문을 닫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공주대, 군산대 등 비수도권 대학 13곳이 교명에 ‘국립’ 이름을 넣는 등 신입생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이처럼 정부가 교육 개혁을 강조하면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들의 처절한 몸부림이 지속되고 있다. 뜨거운 감자인 챗GPT의 개발과 보급, 학령인구 감소, 초고령화로 인한 평생교육의 수요 증가 등 사회 전반적으로 교육에 관한 다양한 변화가 이뤄지며 새로운 대학 교육의 패러다임이 제시되고 있다.

우선 학령인구 감소로 폐교 위기에 처한 대학들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 현실적 대안은 100세 시대를 맞이한 우리에게 필요한 평생교육, 평생학습 기관으로 대학의 교육을 탈바꿈하는 것이다. 한국의 초고령화 속도는 세계 1위로 2045년이면 일본을 넘어 가장 늙은 나라가 된다. 통계청은 2020년 대학교 학령인구가 241만 명, 2030년엔 187만 명으로 10년 뒤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한국의 대학들은 재정 마련 및 대학의 존립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남아있는 대학들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평생교육’으로의 전환이다. 고령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평생학습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졌다. 개인의 자아실현과 제2의 삶, 앙코르 커리어를 위한 새로운 직업교육, 평생교육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해외 대학의 경우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사회와 연계된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는 대학의 안정적인 재정 마련에 기여하고 주민에겐 새로운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2가지 이점이 있다. 미국 시카고 대학은 1892년부터 ‘Graham School’로 불리는 평생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다. 성인 학습자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고 성인 맞춤형 강의를 100년 넘게 운영하며 평생교육 시대의 새로운 대학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다.

이외에도 미시간주립대의 MSUE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평생교육을 운영하며 비학위, 비학점 과정으로 자유로운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역사회의 요구에 맞춘 교육을 실시하는 커뮤니티 기반의 접근이라는 점에서 지역과의 결속력을 다지고 지자체와의 교육적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현재 교육계가 처한 시대적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을 통해 인공지능, 증강현실 등 각종 신기술이 교육에 적용되고 있다. 스마트러닝과 대학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로 사회가 요구하는 대학의 모습이 단순한 청년 대상 교육이 아닌 평생교육의 장으로 바뀌고 있다. 전문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유능한 강사를 초빙해 최신 교육 트렌드와 정보, 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마찬가지로 AI 시대에서 필요한 교육은 ‘인간 중심의 교육’이다. 교수의 강의로 이뤄진 전통적인 교육과 달리 미래의 교육은 스마트 인공지능 기술과 각종 첨단 교구를 사용한 방식으로 전환될 것이다. 자동 채점, 적응형 학습, 교육용 게임 및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교육이 이뤄질 경우 대학 강의실의 모습도 색다른 형태로 변화할 것이다. 집단 강의로 이뤄진 현재의 형태가 아니라 학생 개인의 데이터를 분석 활용한 맞춤형 교수학습이 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마찬가지로 개별화 학습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수요에 따른 새로운 교육 시스템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정착되지 않은 새로운 교육 제도와 학습의 변화는 머지않아 전 교육계에 적용될 것이다. 대학 역시 변화하는 세태에 따라 낡은 교육 제도와 방식을 점검하고 수요자의 요구에 따른 적절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결국 대학의 존폐 위기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한국 사회의 필연적 요구와 맞닿아있다. 중장년기 평생교육의 니즈(needs)가 높아지는 중장년층 대상 평생교육과 평화로운 노후를 대비하는 노인 대상 교육을 활성화해 지역사회의 거점 평생교육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대학의 존립은 곧 시대적 요구와 흐름에 빠르게 적응하고 변화를 먼저 수용하는 자세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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