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서 접하는 물건은 대부분 화학 물질로 이뤄져 있다. 젖병, 기저귀, 옷, 각종 장난감 등 그 수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물론 성인이 돼서도 먹는 음식을 제외하면 생활하는 데 필요한 물건은 사실상 모든 것이 화학 물질로 만들어져 있다. 그런 점에서 화학산업은 농업처럼 국가의 생존을 좌우하는 기반 산업으로 꼽힌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류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의 발견도 화학을 전공한 학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과학자 중에는 페니실린이 없었다면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구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페니실린의 발견은 인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일대 사건이었음을 의미한다.

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을 추출한 것은 바로 MIT에서 여성 최초로 박사 학위를 받은 허친슨이다. 허친슨은 합성고무의 생산 과정을 설계하고 전투기 엔진에 사용되는 고옥탄가 연료를 증류하는 시스템을 연구했다. 이와 같은 경험을 토대로 과일의 일종인 칸탈루프에서 발생하는 곰팡이가 페니실린을 효과적으로 추출하는 원천이 된다는 연구를 통해 설탕, 우유, 무기질, 사료를 혼합해 페니실린의 대량생산에 성공했다.

이처럼 화학공학은 천연자원에서 추출한 화학 물질을 통해 인간 생활에 필요한 제반 물질과 제품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환경공학, 생명공학 등 관련 분야까지 폭넓게 배우는 학문이라고 할수 있다.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통해 비약적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중화학공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에서 비롯됐다.

화학 제품은 다양한 분야가 있지만 석유를 활용한 화학 제품만으로도 수출액이 지난해 기준 582억 달러나 됐다. 우리나라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가 1300억 달러, 자동차가 487억 달러임을 고려할 때 석유화학제품의 수출 비중은 반도체 다음으로 크기 때문에 수출 대한민국을 이끄는 핵심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환경, 제약, 생명 분야까지 아우르면 실로 방대한 규모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 종사하는 인력은 해마다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 화학공학과는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이 지원하나.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화학 제품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해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질적으로 우수하고 유용한 기능을 갖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런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화학 관련 동아리에 가입해 뜻을 같이 하는 동료들과 함께 화학적 원리를 이용한 제품 생산 과정을 탐구하고,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탐구해볼 필요가 있다. 교과목은 화학, 물리, 생명과학 등의 과목에 흥미를 갖고 수업에 적극 참여하며 무엇보다도 궁금한 점은 질문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진취적 자세가 필요하다. 일정 수준 이상의 학업 성취능력과 함께 필요하다면 화학과 관련된 대회나 캠프에 적극 참여해 자신의 능력을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

- 화학공학과의 잠재적 발전 가능성은.
“화학공학을 전공한 기능인의 미래는 매우 밝다. 화학은 화학 공정이든 재료든 관여하지 않는 분야가 없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산업의 눈부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화학산업은 1800년대 유럽에서 태동할 당시부터 노동력보다는 생산설비 성능에 더 많이 좌우되는 분야였고 그런 경향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화학산업은 세계적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고, 최근에는 고부가가치제품 생산에 주력하면서 경쟁국과 비교해 한 차원 높은 생산설비와 운영 시스템으로 경제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요즘 청년들의 현실에 비춰보면, 화학공학은 전공하는 그 자체가 취업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 학과에 입학하면 어떤 내용을 공부하나.
“교양은 인성계발, 직장매너와 CS, 진로설계 등을, 전공은 화학공학개론, 화공기초화학, 화공기초실험, 화공양론기초, 무기화학공업실무, 수소연료전지, 유체역학, 석유화학공업실무, 화공양론실무, 화학소재물성실험, 촉매반응공정실무, 단위조작실습, 열전달, 화공장치운전실무, 화공기기분석실무, 화공공정제어실험, 단위조작실험, 물질전달, 고분자제조실무, 화공도면실무, 화공공정운전실무, 화공공정모사실무 등을 배우게 된다.”

신성대 화학공학과.
신성대 화학공학과.

- 화학공학과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화학공학을 전공했지만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의 분야는 다양하다. 화학 분야는 위험물 산업기사, 가스 산업기사, 화학분석 산업기사 등을, 안전 분야는 산업안전 산업기사, 소방설비 산업기사, 산업위생 산업기사 등을, 에너지 분야는 에너지관리 산업기사,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태양광) 산업기사 등을, 환경 분야로는 수질환경 산업기사, 대기환경 산업기사, 폐기물처리 산업기사 등을 취득할 수 있다.”

- 졸업 후 취업 진출 분야는.
“석유화학 회사로는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LG화학, 롯데케미칼, 현대케미칼, 코오롱인더스트리, 롯데엠시시, GS칼텍스, SK에너지 등을, 첨단소재 회사는 SK이노베이션(서산), 현대제철(당진), LG화학(당진), 삼성디스플레이(천안, 아산), 삼성전자(아산), 삼성SDI(천안), 삼성코닝(아산) 등을, 에너지 회사는 한국가스공사(당진), 한국동서발전(당진), GS EPS(당진,화력발전소), 한국서부발전(태안) 등을, 제약 회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인천 송도), 셀트리온(인천 송도), 동아제약(당진), 중외제약(당진), 종근당건강(당진), 보령제약(예산)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 화학공학과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대학은 어느 곳이 있나.
“화학 관련 학과는 경기과학기술대, 동양미래대에서 운영하고 있다. 서일대의 생명화학공학과, 조선이공대의 생명환경화공과, 인하공전의 화학생명공학과 등이 있고, 화학공학과는 신성대, 울산과학대, 충청대, 부산과학기술대, 동의과학대 등에 개설돼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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