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ESG(Environment, Social, Responsibility)는 사회,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거스를 수 없는 핵심 아젠다가 되고 있다. 기업뿐만 아니라 대학에서도 ESG 경영은 당면 문제인 동시에 미래 생존의 문제이며, 더 나은 성장을 위해 지속해야 하는 원칙이 됐다.

이미 영미 국가에서는 ESG 경영이 대학의 중요한 경영 원칙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으며 교육, 연구뿐만 아니라 대학의 모든 영역에 걸쳐 적용되는 중요한 철학이 됐다. 대학은 환경, 사회, 그리고 지배구조 측면에서 책임 있는 경영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

많은 대학들이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화, 친환경 에너지 전환 차원에서 재생 에너지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버드대학교는 탄소중립을 선도적으로 추진한 대학으로 손꼽힌다. 하버드대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캠퍼스 내 에너지 수급 변화를 통한 배출량 감소를 우선적으로 추진했다.

하버드대는 대학 전체 배출량의 97%가 캠퍼스 내 건물 냉난방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반영해 기숙사, 실험실, 사무실 등 기타 공간으로부터 에너지 수요를 줄이기 위한 ‘에너지 효율 최우선’ 전략을 수립해 시행했다. 그 결과 2006년에서 2016년까지 10년간 40% 정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2500만 평방 피트에 이르는 캠퍼스 대부분에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각 건물 옥상에 수천 개의 태양 전지판을 깔았다. 지열정(geothermal wells)을 포함한 재생 에너지 장치도 캠퍼스 구석구석에 설치했다.

하버드대는 ‘탄소 없는 미래로의 전환’을 위해 재생 에너지를 사용한 선도대학이 됐다. 지난 10년 동안 하버드대는 소규모 풍력 실증 프로젝트, 태양열 온수와 바이오 매스를 포함해 새롭게 등장하는 재생 가능 기술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총 18개의 현장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가 하버드 캠퍼스의 지붕과 부지에 자리잡고 있으며, 1메가와트 이상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들은 재생 가능 기술에 대한 미래 투자를 알리는 시험장 역할을 하는 동시에 대학의 에너지 공급을 다양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

하버드대는 보스턴, 뉴잉글랜드 지역의 대규모 재생 가능 에너지 투자의 가능성에 대해 더 많은 이해를 이끌어 내기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지속적인 재생 가능 에너지 연구를 통해 캠퍼스 내 옥상·지상 설치 태양광 발전 기회를 추가적으로 찾아내고 있다.

학교 기금의 탄소 중립 투자는 학교 내 탄소중립을 넘어 대학이 투자를 통해 기후변화 연구와 교육을 선도한다는 의미가 있다. 하버드대는 2021년 9월 대학 기금을 통한 화석연료 관련 사업 투자 중단을 선언했다. 2021년 가을에는 기후와 지속가능 부총장 직제를 새로 만들었다.

하버드대가 비교적 이른 시기에 캠퍼스 탄소중립을 선언한 것과 달리 국내 대학 가운데 탄소중립을 선언한 곳은 경북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단 두 곳뿐이다. 경북대는 2021년 5월 전국 대학 중 처음으로 ‘2040 탄소중립 캠퍼스’ 조성을 선언했다.

경북대는 현재의 캠퍼스를 204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기반 탄소중립 캠퍼스로 새롭게 구축할 계획이다. 경북대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스마트 건물, 미래모빌리티,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등 저탄소 에너지 환경 구축으로 2017년 기준 배출전망치인 순 배출량 2만6363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2040년까지 ‘0’으로 하는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고려대도 2022년 6월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목표 달성 시점은 2045년이다. 고려대에서는 탄소 저감을 위해 “건물 에너지 효율화 사업과 신재생에너지 설치사업, 탄소흡수원 관리사업으로 캠퍼스 탄소중립부터 실천하겠다”고 전했다. 고려대는 1단계로 2030년까지 40%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2단계로 2045년까지 태양광, 수소연료전지 시설,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등 에너지전환과 수요공급안정관리를 실행해 적극적으로 탄소중립을 완성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했다. 실현 여부가 관심이다.

두 대학의 선도적 노력으로 대학가에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영미권 선도대학들에 비하면 아직은 초보단계다. 대학이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뒷받침이 요구된다. 일부에서는 대학 ESG 경영 성과를 대학 평가 주요 요소로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ESG 시대’를 받아들이자.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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