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수 국평원 대학평생교육실장, ‘대학의 평생교육 활성화 방안’ 주제로 발표
“학령인구 감소로 촉발된 대학 위기, 평생교육 통해 기회로 바꿀 수 있어”
성인학습자 비율, 최대 30%까지 확대, 엄격한 학사관리로 대학 평생교육 질 제고

27일 열린 ‘제13회 대학혁신지원사업 웨비나(Webinar) 콘퍼런스’에서 이범수 국가평생교육진흥원 대학평생교육실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학령인구의 급감으로 입학 자원이 줄어들어 대학이 위기에 빠졌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이 평생교육 기관으로서 역할을 강화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제 대학은 지자체, 기업과 함께 협력하며 평생교육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

27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가톨릭대 성의회관에서 열린 ‘제13회 대학혁신지원사업 웨비나(Webinar) 콘퍼런스’에서 이범수 국가평생교육진흥원 대학평생교육실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 실장은 위기에 빠진 대학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평생교육 기관으로 거듭나야 하며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해 추진된 지원사업을 중심으로 여러 방안을 검토해야한다고 제언했다.

■ 지역과 함께하는 평생교육으로 대학 위기와 지역 소멸 ‘두 마리 토끼’ 잡는다 = 우선 국내 대학이 처한 위기 상황을 간략히 소개한 이 실장은 평생학습이 위기 속 대학을 구할 핵심 키워드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유네스코에서 대학이 모든 학습자를 위한 평생교육기관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대학이 평생교육 상시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축 과정에서 지역 수요에 맞춘 평생교육 과정을 통해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년부터 RISE 체계로 전환돼 지자체 주도의 대학 정책 확대가 예고되는 점을 고려한 발언이다. 그는 “대학의 평생교육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평생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를 통해 대학과 지역을 함께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학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대학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LiFE)에 대해서도 짚었다. 글로벌 시대에서 지식기반경제의 대두와 저출산·고령화사회를 극복하기 위해 진행한 LiFE에 참여한 대학들의 평생교육 성과를 소개한 그는 많은 고등교육 수요자가 사업을 통해 교육 기회를 제공받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전에 진행했던 사업의 만족도를 분석하면서 성인학습자가 아쉬워하는 부분을 대학이 적극 개선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에 낮은 만족도가 나온 항목을 예시로 들며 대학이 자체적인 프로그램 보완과 전담 학위과정 운영 시 경력개발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추가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대학 내 평생교육 활성화 위한 3가지 과제 소개 = 이 실장은 대학 내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해서는 △LiFE 운영규모 확대 △대학 내 LiFE 확산 △‘지역-대학-기업’ 연계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생교육을 고려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 LiFE에 참여하는 대학은 30개교로 전체 대학 수와 대비해 8.9%에 불과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사업 규모를 확대해 보다 많은 대학이 참여할 수 있게 된다면 평생교육에 뛰어든 학교들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LiFE에 참여한 대학의 전체 학과 대비 평생교육 학과 비율이 일반대학 기준 7%에 불과한 점도 지적했다. 이 실장은 “운영하는 학과 비율이 낮으면 대학 내 성인학습자 친화 제도가 확산되기보다 고립되기 쉽다”며 “단과대학이나 학부, 학과에 머물고 있는 수준을 넘어, 성인학습자 친화 학사제도를 대학 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표 말미에는 ‘길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지 말고, 대신 길이 없는 곳으로 나아가 너의 발자취를 남겨라’라는 문구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대학이 평생교육 활성화를 통해 대학이 다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며 활성화 방안에 대한 대학의 지속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한동숭 전주대 미래융합대학장 (사진=한명섭 기자)
한동숭 전주대 미래융합대학장 (사진=한명섭 기자)

■ 성인학습자 비율 늘리고 평생교육 프로그램 분야 넓혀야 = 이 실장의 발표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는 2명의 토론자가 평생교육 활성화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먼저 한동숭 전주대 미래융합대학장은 평생교육에 뒤늦게 뛰어든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현실을 진단하며 대학이 학령기 학생만을 가르치는 기존 교육 통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숭 학장은 “그동안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평생교육에 대해 소홀하게 생각했다”며 “해외 대학의 경우 대학생 중 20~30%, 많게는 50%까지 성인학습자로 충원한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도 성인학습자 비율을 최대 30%까지는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교육과 일반적인 취미, 예술적 영역에만 국한된 현재의 평생교육 교육 프로그램도 변화해야 한다고 봤다. 평생교육의 의미를 새롭게 정립해 대학이 상시 플랫폼으로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평생교육을 책임진다면 지역 소멸과 나아가 국가적 위기까지 타개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평생교육을 원하는 성인학습자들이 원하는 환경과 시스템을 대학이 미리 구축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그는 “앞으로의 평생교육은 성인학습자가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교육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평생교육 확대에 대학이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성현 인하대 기획처장 (사진=한명섭 기자)

■ 성인학습자 중도포기 비율 감소, 대학 내 평생교육 홍보 강화 = 백성현 인하대 기획처장은 학업공백이 길수록 중도포기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들어 중도포기 비율을 낮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여러 지역을 옮겨다니는 성인학습자의 중도포기 비율이 높다는 점도 교육계 모두가 함께 고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평생교육 홍보가 부실한 점에 대해서도 말했다. 백성현 처장은 “LiFE가 분명 대학 평생교육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지만 아직도 많은 대학이 평생학습 플랫폼 구축에 난항을 겪고 있다”며 앞서 이범수 실장이 주장한 LiFE 규모 확대가 대학 내 평생교육 홍보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연한 학사제도도 중요하지만 엄격한 학사관리가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인학습자 모집이 단순 학점과 학위 남발로 이어져선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학사제도 유연화를 통해 효율성을 챙기면서 동시에 엄격한 학사관리로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질을 제고해야 한다”며 대학의 평생교육이 교육 수요자의 학습 욕구를 올바르게 끌어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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