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용 울산과학대 융복합유통플랫폼학과 교수

유상용 울산과학대 융복합유통플랫폼학과 교수
유상용 울산과학대 융복합유통플랫폼학과 교수

최근에 대학은 학령인구의 감소, 취업난 등으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이는 비단 대한민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 규슈 소재 단기대학의 요청으로 ‘일본 단기대학 컨소시엄 규슈’ 외부연구원으로 참여한 것을 계기로 지방 소재 단기대학들이 위기 상황에 관해 대학별 대응 전략을 공유하고 보다 효과적인 방향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를 고민했었다. 이에 일본 단기대학에서 겪고 있는 다양한 어려움을 살펴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내용들을 검토해 국내 지방 소재 전문대학에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최근 20여 년간 일본대학에서는 다음과 같은 괄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다.

우선 재학생의 남녀 분포다. 오분샤 교육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단기대학 학생 분포는 2000년 여학생 29만3690명(89.6%), 남학생 3만3990명(10.4%), 2020년에는 여학생 9만4671명(88%), 남학생 1만2963명(12%)으로 전체 인원은 감소했으나 여학생 비중은 큰 변화가 없었다. 이에 비해 4년제 대학 남녀 비율은 2000년 여학생 99만2312명(36.2%), 남학생 174만7711명(63.8%)이 2020년에는 여학생 129만4496명(44.4%), 남학생 162만1582명(55.6%)으로 여학생 점유율이 증가했다.

또한 대학별 학교 수의 경우 단기대학은 1989년 584개교에서 2022년 309개교로 47.09% 감소한 반면, 4년제 대학은 1989년 499개교에서 2022년 807개교로 61.72% 증가했다. 이러한 통계수치는 현재 단기대학 위기의 주된 요인을 ’학령인구 감소‘로 판단하는 것이 다소 설득력이 부족한, 단순한 접근임을 말해준다.

위기에 대응하는 일본 단기대학의 신입생 유치 전략은 매우 다양하다. 홍보전략 다양화, 국제화, 지역연계 강화, 신규학과 개설 등 적극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중 국내 지방 전문대학에서 샘플링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몇 가지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학사제도 및 교육과정의 다변화이다. 일본 단기대학은 여학생 취업의 질, 다변화가 대학의 존립을 좌우한다고 판단하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전공과목의 집중이수제 운영이다. 이는 1년간 학습할 내용을 한 학기에 학습하도록 하여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자격증기반 모듈식 교육과정을 통해 졸업 후 학생이 희망하는 양질의 지역산업체로 취업할 수 있도록 한다.

반대로 교육과정을 연장하는 케이스도 있다. 오사카지역 단기대학에서는 2년간 학습할 내용을 3년 동안 학습하는 제도를 제안하며 대학 통학 기간을 1주일에 3일로 한정하고, 이외의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학업과 함께 창업 및 아르바이트 등을 병행하면서 자신의 진로를 찾도록 제시한 것이다. 이처럼 교육과정을 단축 또는 연장해 운영함으로써 학생들 개개인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둘째, 동아리활동을 활용한 홍보, 취업전략이다. 예를 들어 후쿠오카 지역에 위치한 여자 단기대학에서는 지역산업체와 동아리활동을 연계해 대학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대학동아리 학생들이 지역 교통기관과 연계해 지역홍보 기획물을 공동 제작하고, 지역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신인아이돌 뮤직비디오 제작과정 등에 참여하기도 한다. 또한 외국 외식업계와 공동으로 인지도 조사를 실시해 젊은 여성의 선호도를 분석하고 관련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성과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업체에서는 동아리원을 채용하고, 대학은 해당 자료를 영상으로 제작해 신입생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즉, 지역경제와 대학이 공생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국제화는 다양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그중에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1+3교육과정이다. 1+3교육과정이란 일본 단기대학에서 1년, 교환학생으로 외국대학에서 1년간 학점을 이수해 공동학위 또는 복수학위로 졸업하고, 그 후 외국의 해당 학교로 편입하는 과정이다. 외국대학 교환학생 및 편입, 졸업 과정을 밟은 학생은 외국어실력을 인정받아 외국계열회사 및 관련 기관으로 취업되는 경우가 많아 1+3교육과정은 신입생 유치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국제화 방향 모색은 지방대학의 한계성을 완화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한다.

마지막으로 일본 단기대학은 소규모 오픈 캠퍼스를 연 4회 이상 운영하면서 소재 지역 및 인근 지역 고등학교까지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일본 단기대학은 코로나19 이후 신입생의 급격한 감소가 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면 홍보 부족 때문이라고 판단해, 대학 홍보와 학생 유치를 위해 교직원과 재학생이 모두 참가하는 오픈 캠퍼스를 분기별로 운영하고 있다. 오픈 캠퍼스에서는 대학의 장점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상과 같은 점에서 볼 때, 일본의 지방소재 대학 및 단기대학은 지방이라는 한계성을 극복하고 동시에 지역과 함께 성장 발전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도 학령인구 감소, 대도시 집중, 지역경제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일본과 다르지 않다. 지방 소재 대학이 당면한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일본의 지역공생 방안, 학사과정 다변화 등은 지방 소재 전문대학이 당면한 현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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