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찬 인하공전 총장

김성찬 인하공전 총장
김성찬 인하공전 총장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당당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특히 진학이나 취업과 같이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때 우리는 타인의 시선, 사회적 제약 등을 의식하게 됩니다.

우리 청년들에게 있어서 대학 진학이 그런 것 같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하고 살아가기보다는 부모님의 기대, 타인 시선, 사회적 명성 등에 대학과 학과 선택이 제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내가 하고 싶은 일보다는 입시라는 현실에 순응해 무엇이 내 삶의 주인이 돼야 하는 가를 놓치고 사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우리 삶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인 ‘자유’를 제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Jean-Paul Sartre)는 인간에게 자유는 절대적이라 말합니다. 사르트르는 “인간은 자유롭지 않을 자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사르트르의 주장처럼, 우리의 삶은 자유로워야 합니다. 사르트르는 자신의 존재를 낮추거나 없이 여기는 부정적 의식에 끌려가 자신이 침몰하지 않는 것에서 진정한 자유가 시작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안 됩니다. 과거가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습니다. 현재 나의 모습은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타인의 시선 등을 그냥 무시하고 내 삶을 되돌아봅시다. 내가 그렇게 부끄럽거나 떳떳하지 못한 삶을 살았나? 대부분 그렇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과거의 삶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삶이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저는 우리 청년들에게 이렇게 조언을 해주고 싶습니다.

“자유의지를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살고 싶은 하루를 살아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인의 시선과 세상의 기준보다는 자신의 관점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돌아보았을 때, 그 삶이 괜찮았다면 앞으로도 그러한 삶을 살아가면 됩니다. 현재까지 걸어온 길이 괜찮았다면 앞으로도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면 됩니다.

하지만 이 말이 현실에 만족하라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내 주관과 자유의지로 나의 과거를 돌아보았을 때,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앞으로의 삶에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삶이냐에 대해서는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각자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어떻게 판단하고 평가하는가에 따라 앞으로 살아갈 삶의 방향이 많이 달라질 수 있을 뿐입니다.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나은 삶은 아니더라도 조금 더 고쳐서 사는 삶을 살 수 있다면 그 삶은 꽤 괜찮은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을 하나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좀 더 나은 삶을 살려면 어떤 시도를 해봐야 하지?”입니다. 이런 질문을 하면서 마음속에 이렇게 좀 해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 그것을 하는 것이 바로 사르트르가 말하는 인간의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옳다고 믿는 것,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때로는 세상과 부딪히기도 하고 때로는 세상의 기준과 다른 사람의 시선을 무시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은 아니며 우리가 다시 태어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살아갈 삶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더 집중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전제로 생각해볼 때,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지금보다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의 자유의지보다는 유수의 명문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사회적 위상이나 명성 등을 따지고 대학에 진학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유명한 교육기관에서 어떤 것을 공부했는지도 중요하지만, 개인이 누리는 삶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그렇게 중요한가?’ ‘어떤 선택이 나의 행복과 가까운 것인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

지금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만 대학의 숫자와 입학정원은 줄어드는 학령인구 수에 비해 잘 조정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복잡하고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대학이 문을 닫거나 정원을 파격적으로 줄이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오히려 배우고자 하는 학습자들에게는 더 큰 기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대학에 진학해서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자유롭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입학시험을 쳐서 대학에 들어가고, 졸업하면 동창회를 만들고, 어떤 대학을 다녔는지를 따져보는 사람들보다는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어떤 일을 가장 잘합니까?'를 진지하게 묻는 사회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고등직업교육기관인 전문대학은 자유의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오늘의 내가 가장 젊고 무엇이든 새롭게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학습자들을 폭넓게 수용할 수 있는 기관으로 발돋움해 나가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전문대학은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대학의 위기 상황에서 보다 유연한 생각을 가지고 '누구나 즐겁고 행복하게 자신이 좋아할 수 있는 일을 배울 수 있는 곳'으로 변화했으면 합니다.

우리 인하공업전문대학은 ‘젊음이 당당할 수 있도록’이라는 슬로건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이나 기준에서 당당히 벗어나서 나의 자유를 되찾고 가꿔 나갈 수 있는 배움터가 되는 것. 이를 통해 우리 시대의 소중한 젊은이들이 보다 당당하게 세상에 나가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그 역할 속에서 자유와 행복을 찾는 것을 도와주는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대학들이 이러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고 발전해나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봅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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