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식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산학교육혁신연구원장
(국가교육위원회 직업‧평생교육 특위위원)

한광식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산학교육혁신연구원장
한광식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산학교육혁신연구원장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빠른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 휴대전화, 반도체, 자동차, 게임, 웹툰 등 여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매우 암울한 전망치를 나타내고 있다. 2015년 1.24명이던 출산율이 2022년에는 0.78명으로 크게 줄었고, 늦어도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 진입이 예상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생산, 고용, 기업 등 모든 자원과 기회가 수도권으로 집중되면서 청년층은 지방을 떠나고, 지방은 생산성 저하와 성장동력의 상실로 지역경제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보다 지방이 체계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산학(地産學) 협력체계가 견고히 구축돼야 한다. 지산학(地産學) 협력은 지자체와 기업, 대학이 서로 협력해 지역의 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인재를 양성하는 지역발전 생태계를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고, 지능적인 사회로 진화되고 있어 지산학(地産學) 협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학은 미래사회를 열어갈 역량을 축적하고, 지역에서 양질의 교육 운영을 책임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현재 교육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 구축은 지역 주도로 지역발전전략과 대학지원을 연계해 지역-대학의 동반성장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이와 관련해 지산학(地産學) 협력이 확대되기 위해 평소 생각한 바를 몇 가지 제안해 본다.

첫째, 지자체와 대학이 중심이 돼 지역발전을 위한 산·학·연·관 협력체계를 효율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자체는 대학의 다양한 정보와 인적자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며, 대학은 지역에서의 싱크탱크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둘째, 지자체는 대학을 활용해 지역에 필요한 현안이나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 공무원들은 사업을 추진하는 데 전문성이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이에 반해 대학은 이론적 전문가 집단이며, 정보의 양과 질에 있어 다양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인구가 적은 시·군의 경우에는 대학과의 효율적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셋째, 대학의 산학협력단을 중심으로 지역이 요구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마련하고 중앙정부의 지역발전정책을 활용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의 관계기관과 지방자치연구원, 지역테크노파크, 지역평생교육원 등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넷째, 창의적 융·복합기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직업교육 환경개선, 학사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새로운 교수법 도입, 신기술이 접목된 수업방식 개선 등 교원의 전공 관련 교수력(teaching ability) 향상방안이 요구된다.

다섯째, 대학 운영에 있어 최대한 교육부의 의존도를 줄이고,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등의 사업유치를 위한 지산학(地産學) 협력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지역혁신과 관련해서는 OECD의 지식 트라이앵글 관점에서 볼 때 ‘교육, 연구, 혁신’ 활동에 모두 참여하는 대학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의 성장과 발전에서 대학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지역혁신의 방향은 대학-기업-정부의 ‘3중 나선 모델(Triple-Helix model)’에서 지역사회가 포함돼 보다 개방적이고 창조적인 프로세스가 강조된 ‘4중 나선 모델(Quadruple-Helix model)’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대학이 ‘지역혁신 창업 인재 양성기지’로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침체하고 있는 지역에는 혁신을 일으키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물론 이에 따른 지산학((地産學) 협력도 더욱 견고히 구축돼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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