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천병구·김항배 교수팀 참여, 사이언스(Science)지 온라인 게재

천병구 한양대 교수.
천병구 한양대 교수.

[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한양대학교 물리학과 천병구·김항배 교수팀과 UNIST 류동수 교수, 성균관대 박일흥 교수가 참여한 한·미·일·러 국제공동연구팀이 15년간의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244 EeV의 에너지를 갖는 우주선(cosmic ray)을 발견했다고 한양대가 24일 밝혔다. 해당 입자가 1g의 질량으로 모인다면 20kt TNT의 폭발력을 갖는 핵폭탄 1000억 개 수준의 천문학적인 에너지를 낼 수 있다.

우주에는 높은 에너지를 가지는 입자가 날아다니며 끊임없이 지구로 떨어진다. 이는 ‘우주선’이라고 불리며 1912년 발견된 이래 100년이 넘는 현재까지도 이들의 기원과 생성 및 전파 메커니즘은 알려지지 않았다.

Telescope Array(TA) 국제공동연구팀은 2008년부터 미국 유타주에 있는 서울시 크기 면적의 사막에 1.2km 간격의 500여 개 입자검출기와 대형 망원경 어레이 스테이션 3개를 설치해 우주선의 기원에 대한 실험 관측을 시작했으며, 2021년 5월 관측 사상 최고 수준의 에너지를 지닌 ‘극한 에너지 우주선(Extremely energetic cosmic ray)’을 검출했다.

극한 에너지 우주선은 우주에서 가장 큰 폭발 현상인 감마선 폭발, 활동은하핵 중심에 있는 초 거대질량 블랙홀에서 분출되는 제트, 또는 가장 강한 힘을 지닌 중성자별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추측된다.

연구결과 설명도
연구결과 설명도

놀랍게도, 발견된 우주선은 그 기원이 되는 특정 천체가 없는 빈 우주공간에서 날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발견은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지닌 우주 입자가 발생한 미스터리한 사건이다. 연구팀의 관측 결과는 천체물리학적 현상과 표준 모형을 넘어서는 미지의 천체현상으로 새로운 물리적 기원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극한 에너지 우주선은 일반 우주선과 달리 우주 자기장에 경로가 쉽게 휘어지지 않아 그 생성 지점을 파악하기 용이하다. 따라서 이를 이용한 ‘차세대 천체천문학’ 분야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TA 국제공동연구팀은 입자 검출 빈도를 4배로 높이기 위한 업그레이드 실험인 ‘TA×4’를 한·미·일 공동으로 출연해 진행하고 있다.

천병구 교수는 이번 성과에 대해 “극한 에너지 우주선 관측을 통해 우주 천체 소스에 대한 ‘우주지도’ 제작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러한 연구는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한층 더 깊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양대 물리학과 박사학위를 마친 김지현 박사는 미국 유타대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이번 논문의 데이터 분석에 주요 역할을 수행했다.

15년에 걸친 관측 끝에 결실을 거둔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해외우수연구기관유치사업(GRDC)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을 지원받아 수행됐으며 해당 논문은 24일(한국시간) 〈사이언스(Science)〉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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