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12월 12일 내년 총선의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다. 120일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선거의 예측지표는 무엇일까?

첫째, 대통령 취임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다. 총선이 대통령 취임일에 가까울수록 대통령과 집권당에 유리하고 멀수록 불리하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모든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중에 총선을 치렀다. 임기 2년 전후에 총선을 치른 대통령은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까지 총 4명이다.

노태우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 취임 후 두 달도 안 돼 총선을 치른다. 노 대통령의 1988년 13대 총선과 이 대통령의 2008년 18대 총선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총선은 김대중 대통령의 2000년 16대 총선과 유사하다. 대통령 임기 3년차의 총선으로 윤 대통령의 총선은 취임 만 2년에 한 달 정도 모자라고, 김 대통령은 취임 2년 한 달 조금 넘어 총선을 치렀다.

4번의 총선결과를 보면 두 번은 대통령과 여당이 승리하고 나머지 두 번은 패배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총선에서 승리했다. 노태우 대통령과 민주정의당, 김대중 대통령과 새천년민주당은 총선에서 패배했다.

임기 3년을 남긴 대통령의 총선을 향한 유권자의 마음은 복잡하다.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벗어나 제대로 일 할 기회를 줘야한다’는 생각이면서도 ‘권력의 오만과 독선은 막아야 한다’는 필요가 교차한다. “대통령과 여당이 하는 걸 보면 마뜩치 않다”지만 “남은 임기를 생각하면 이렇게 둘 수도 없지 않냐”라는 사람들의 미묘함도 작용한다.

총선 시점에서 바로 이 대목이 ‘윤 대통령 정치적 행운(?)’의 출발점이다. ‘타이밍의 포르투나’다. ‘진짜 실력의 비르투나’가 필요한 상황이다. 윤석열 뚝심의 정치적 행운이 마지막 시험대에 오른다.

둘째, 대통령 지지율이다. 통상 ‘대통령 국정수행의 긍정·부정 평가’다. 지난해 5월 10일부터 올해 10월까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된 여론조사는 모두 713개로 월별 평균 39.6개의 여론조사가 있었던 셈이다. 매일 평균 1.3개의 여론조사가 나온 것이다. 713개의 여론조사에는 자동응답조사(ARS)가 68%(485개)로 대부분이며 면접조사는 228개다.

취임부터 지난달까지 대통령 지지율의 월별 평균을 보면 대통령 긍정평가가 50%를 넘긴 적은 취임 첫 달 한 번이었다. 취임 두 달째였던 지난해 6월 대통령 지지율은 평균 49.2%로 떨어졌다. 이후 대통령 국정수행의 긍정평가는 월별 평균 기준 40%를 넘지 못한다. 40%선에 가장 가까이 접근했을 때가 지난해 12월(38.8%)과 올해 6월 (38.3%) 두 번이다.

지난 18개월 동안 대통령 지지율이 가장 낮았을 때는 지난해 8월로 월별 평균 30.4%를 기록했다. 대통령 국정수행의 긍정평가가 30% 이하로 떨어진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올해 들어 대통령 지지율이 가장 낮았을 때는 지난 4월과 10월로 각각 월별 평균 34.2%와 34.8%인데 6월부터 보면 ‘38.3%, 37.6%, 36.7%, 35.9% 그리고 34.8%’로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반면 대통령 국정수행의 부정평가는 지난 6월부터 상승세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하락세를 보이다가 집권 1주년을 기점으로 다시 오르막이다. 지난 6월부터 대통령 부정평가는 ‘57.9% 58.8% 59.6% 60.5% 그리고 61.7%’를 기록한다. 18개월 중 7번이 60%를 넘기는데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연속에 이어 처음으로 올해 9월과 10월 연이어 나타난다.

대통령 지지율은 30% 중반 전후로 고착된 양상이다. 내년 총선결과를 대통령 지지율로 단순 계산하면 국민의힘 의석수는 ‘90석~120석’이다. 전체 의석수(300석)에 대통령 지지율을 곱한 것이다. 지난 2020년 총선 때 당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총선 직전 60%로 ‘민주당의 180석 역대급 압승’으로 이어졌고, 지난 2016년 총선 때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30% 중반으로 당시 새누리당이 122석을 얻었던 사례가 있다.

셋째, ‘총선 성격의 여론’이다. ‘정권 지원론 vs 견제론’의 양상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총선 성격의 여론조사가 있었는데 지난 10월까지 12개월 동안 모두 64개의 여론조사가 있었다. 올해 3월부터는 적으면 5개(6월과 7월), 많으면 11개(5월)의 조사가 있었다.

‘정권 지원론 vs 견제론’의 여론 흐름을 보면 올해 5월 이후 10월까지 정권 지원론은 하향세다. 월별 평균이 ‘41%, 40.1%, 39.3%, 40.2%, 39%, 38%’인데 정권 견제론은 ‘46.9%, 47.1%, 47.8%, 47.1%, 48.8% 50.5%’의 상승세다. 지난달에는 올해 4월 이후 두 번째로 50%를 돌파한다. 한마디로 ‘정권 지원론은 30% 후반의 하락세, 정권 견제론은 50% 초반 전후의 상승세’로 요약된다. 내년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 올해 12월 12일부터 시작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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