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물리학과 최원식 교수 연구팀은 다중 산란을 이용한 초고심도 현미경 기술의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17.694)〉에 독일 현지 시간 10월 28일 온라인 게재됐다.

최원식 고려대 교수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부연구단장을 맡고 있다.

왼쪽부터 강성삼 박사, 최원식 교수, 윤석찬 교수.
왼쪽부터 강성삼 박사, 최원식 교수, 윤석찬 교수.

광학 현미경은 미세가공, 반도체 공정 등의 현대 산업, 뇌과학, 병리학 등의 생물학 연구, 질병 진단 및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두꺼운 생체 조직에서 광학 현미경의 활용은 제한적이었다. 그 이유는 생체 조직에서 발생하는 빛의 다중 산란이 내부 물체의 이미징을 방해해 이미징 가능 깊이에 제한을 주기 때문이었다.

이미징 가능 깊이 제한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현미경들은 다중 산란을 배경 잡음으로 취급해 적절한 필터링 방식으로 그 상대적인 세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예로 공초점 현미경(confocal microscope)의 경우 공초점 핀홀을 이용해 이미징 하고자 하는 대상 물체의 신호 이외의 배경 잡음을 제거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고, OCT (optical coherence tomography)의 경우에는 빛의 결맞음성을 이용해 대상 물체의 깊이에서 도달하는 신호만을 시간 축에서 선택적으로 측정해 상대적으로 지연된 다중산란을 제거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이미징 방법들은 근본적으로 다중 산란을 겪지 않고 생체 조직 내부를 진행하는 직진파(ballistic wave)를 통해 대상 물체의 영상을 복원한다. 하지만 직진파의 세기는 산란 매질 내부에서 기하급수적으로 감쇄하며, 이로 인해 근본적인 이미징 가능 깊이 한계가 생기게 된다.

MST 방법을 이용한 초 고심도 이미징 모식도산란 매질에 빛을 입사시킬 경우 다중 산란에 의해 내부 물체의 상이 왜곡이 된다. MST 알고리즘을 통해 산란 매질을 근사하는 다층 위상 평면을 찾아내면 가상의 역산란 블록을 물체 위에 위치시킴으로써 산란 매질에 의한 다중 산란을 제거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기존에 잡음으로 취급하여 제거하고자 노력했던 다중 산란 신호가 물체 이미지 복원에 도움이 되는 ballistic wave로 전환이 된다.
MST 방법을 이용한 초 고심도 이미징 모식도산란 매질에 빛을 입사시킬 경우 다중 산란에 의해 내부 물체의 상이 왜곡이 된다. MST 알고리즘을 통해 산란 매질을 근사하는 다층 위상 평면을 찾아내면 가상의 역산란 블록을 물체 위에 위치시킴으로써 산란 매질에 의한 다중 산란을 제거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기존에 잡음으로 취급하여 제거하고자 노력했던 다중 산란 신호가 물체 이미지 복원에 도움이 되는 ballistic wave로 전환이 된다.

연구팀은 산란 매질 내부를 전파하는 빛의 다중 산란 궤적을 추적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다중 산란을 활용한 이미징 방법을 개발했다. 이는 기존 현미경 방법에서 배경 잡음으로 처리해 제거하고자 노력했던 다중 산란으로부터 물체 이미지 정보를 복원하는 방법에 해당하며, 결과적으로 직진파를 증폭시킨다. 즉 직진파의 세기 감쇄에 의한 이미징 깊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한다.

작동 방식은 다음과 같다. 먼저, 반사 행렬 현미경(reflection matrix microscope)을 이용해 두꺼운 생체 조직의 반사 행렬을 측정한다. 측정된 반사 행렬은 빛의 입사 과정에서의 물체의 투과 행렬(transmission matrix)과 이미징 하는 대상 물체의 반사 행렬, 그리고 빛이 반사되어 되돌아 나오는 과정에서의 투과 행렬의 행렬 곱으로 표현될 수 있다. 즉, 물체의 투과 행렬을 알아낼 수 있다면 그 역행렬을 이용해 대상 물체 이미지를 복원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수학적으로 역산란 문제에 해당하며, 일반적으로 과소결정문제 (underdetermined problem)에 해당해 풀이가 불가능하다. 연구팀은 두꺼운 산란 매질을 불연속적인 다중 위상 지연 평면으로 모델링하는 고차 역산란 문제를 풀이하는 수치 반복 알고리즘을 개발했고 이를 다중산란 추적(multiple scattering tracing; MST) 알고리즘으로 명명했다.

연구진은 수치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다중산란 추적 알고리즘의 타당성을 증명했다. 또한, 이 연구의 실험적 재현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두꺼운 양파 조직, 실험용 쥐의 두개골 조직 등의 생체 조직 아래에 대상 물체를 놓고 알고리즘의 개념 증명 실험 (proof of concept experiment)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이를 통해 ballistic wave의 세기가 최대 600배까지 증폭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해 살아있는 쥐의 두개골 내부 및 두개골 아래의 두뇌 피질의 3차원 영상을 복원할 수 있음을 보였다.

연구를 주도한 강성삼 연구원은 “살아있는 생체 이미징에서 다중산란을 추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그 문제를 해결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제시했다”고 연구의 핵심 의미를 전했다. 그와 함께 최원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미징을 하는 연구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다중산란파를 활용한 생체 조직 이미징을 실현한 것으로 광학 이미징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고 이번 연구의 파급력을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초과학연구원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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