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경남과학기술대 통합 3년차 글로컬대학30 선정 성과로…‘경상국립대형 서울대 10개 만들기’ 혁신모델 실현 ‘앞장’
국가-지자체-대학 간 공통분야인 ‘우주항공·방산’ 분야 특성화 핵심 모델 지정…대학 전반 교육·연구 경쟁력 강화 기대
K-기업가정신과 연계한 창업생태계 구축, 지역사회 기반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on/off hybrid) 융합캠퍼스 조성 박차
대학·학과 간 ‘벽 허물기’ 선결 조건은…공유대학 제도 도입, 해외 분교 설치, 유학생 적극 유치, 학사구조 유연화 등 제시
대학교육이 OECD 국가 수준 되려면 대학 재정 확충 불가피…의대 쏠림은 고급과학기술인력의 부족 초래, 국가경쟁력에 치명타
교육·연구·봉사·의료·지역협력의 구심점으로 국가거점국립대 역할 강화 필요…미래전략산업 발굴, 지역혁신 발전의 허브로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은 “거점국립대는 해당 지역의 교육, 연구, 봉사, 의료, 지역협력의 구심점”이라며 “지역 전략산업의 인재를 양성하고 기술을 개발하며 미래 전략산업을 발굴하는 등 지역혁신과 발전의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은 “거점국립대는 해당 지역의 교육, 연구, 봉사, 의료, 지역협력의 구심점”이라며 “지역 전략산업의 인재를 양성하고 기술을 개발하며 미래 전략산업을 발굴하는 등 지역혁신과 발전의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경남 진주시는 전통적인 교육의 도시다. 진주시는 34만 인구에 비해 학생 수나 교육기관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교육 도시’라는 명성이 예전만 못하다. 한때 진주지역에는 6개 대학이 있었지만 현재는 5개 대학으로 줄었고, 소위 SKY대학 입학생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 가속화되고 학령인구 급감으로 지방대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교육 도시’의 입지 또한 작아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하지만 작년 11월 의미있는 변화가 감지됐다. 진주에 있는 경상국립대학교가 글로컬대학 30 사업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 2021년 3월 경상대와 경남과학기술대가 통합하면서 출범한 경상국립대는 통합의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컬대학 선정도 그러한 성과의 일환이다. 이제 경상국립대는 글로컬대학 선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글로컬대학 성공 모델로서 실현가능한 ‘경상국립대형 서울대 10개 만들기’ 혁신 모델을 만들어 전국 국가거점국립대에 확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권순기 총장은 “글로컬대학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과감한 규제개혁, 우수 연구인력의 유치, 교육혁신, 지역산업과의 연계 등 구체적 방안을 실행해나갈 것이다”며 “2010년 경상대 총장에 처음 출마하면서 약속했던 “진주라는 작은 도시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는 대학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꿈”을 실현할 발판을 이제야 마련했다”고 밝혔다.  

‘통합’과 ‘혁신’이 대학가의 화두인 시대에 본지는 지난달 12일 권순기 총장을 만나 대학·학과 통합을 위한 선결 과제, 국가거점국립대의 역할, 대학교육 및 인재 양성의 변화 등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 2024년 대학가의 변화되는 모습을 예측해 주신다면.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포스트 팬데믹 글로벌 경제는 ‘모나리자’ 같다”라는 표현을 써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 ‘모나리자’ 속의 주인공은 웃는지 슬픈지 찡그리는지 그 마음 상태를 알 수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대학들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대학의 구조개혁이 더욱 거세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육대학, 사범대학에 불어닥치는 파고는 더 높아질 것이다. 15년 동안의 등록금 동결로 대학 재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은 교육 수요자인 고등학생, 학부모와 또 다른 수요자인 기업체에 찡그린 얼굴을 보여줄 수 없다. 마치 모나리자처럼 애매한 표정을 지을 것 같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대학을 둘러싼 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또한 올해 4월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열리는 해로, 고등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적 제안이 쏟아지지 않을까 싶다. 의과대학 정원 증원 문제를 비롯해 등록금 자율화와 고등교육 재정 확충 등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컬대학 30 사업의 2차년도 선정 과정도 눈여겨볼 만한 이슈다. 이 사업이 가진 규모와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첫해에 선정되지 못한 대학, 추가로 이 사업에 참여하려는 대학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준비과정에서의 현황 파악과 맞춤형 혁신계획은 궁극적으로 대학의 발전을 가져오고 수요자에 고등교육 서비스의 질을 높여주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 경상대, 경남과학기술대 통합 과정을 거쳐 ‘경상국립대학교’로 출범한 지 3년이 다 되어 간다. 통합을 통해 이뤄낸 성과를 꼽는다면. 이 과정에서 갈등이나 진통도 있었을 것 같은데. 
“통합의 성과는 여러 부문에서 다양하게 드러나고 있다. 경상국립대는 특히 올해 창업과 관련한 정부재정지원사업을 잇따라 4가지를 수주함으로써 창업을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체계적으로 갖춘 국가거점국립대가 됐다. 이는 기존 경상대의 연구경쟁력과 경남과기대의 창업교육 인프라가 동반상승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국가와 지역이 요구하는 단과대학, 학과를 신설한 점도 통합의 성과로 꼽을 수 있다. 학과로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수산생명의학과를 신설했으며, 유사중복학과의 통폐합을 통해 우주항공대학, IT공과대학을 신설했다. 특히 우주항공대학 설립은 글로컬대학 30 사업에 선정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통합 이후 유사 중복 단과대학과 학과의 통폐합은 교육부에 제출한 통합실행계획서의 계획보다 더 많이 진행되었지만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다. 물론 통합 과정에서 진통과 갈등도 많이 있었다. 110년 넘는 역사를 가진 경남과학기술대와 국가거점국립대학인 경상대가 상대방이 가진 역사성과 규모, 경쟁력 등을 인정하면서 하나가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정이다. 2020년 6월 취임한 저는 두 대학이 가진 동질성을 강조하고 향후 대학발전 비전을 제시하면서 갈등을 풀어나갔다. 실질적 통합을 하루아침에 이룰 수 없다. 통합 후 3년이 되어 가는 2024년 1월 현재 우리는 아직도 통합이 진행 중이며 갈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얘기할 수 없다. 캠퍼스 특성화를 진행하고 갈등 요인을 해소하면서 거점국립대에 주어진 역할을 다해 나가면 완전한 하나로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권순기 총장은 “경상국립대는 글로컬대학 선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글로컬대학 성공 모델로서 실현가능한 ‘경상국립대형 서울대 10개 만들기’ 혁신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권순기 총장은 “경상국립대는 글로컬대학 선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글로컬대학 성공 모델로서 실현가능한 ‘경상국립대형 서울대 10개 만들기’ 혁신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 최근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어떤 점이 주효했다고 보나. 향후 추진 계획도 궁금하다. 
“경상국립대는 우주항공청 설치와 더불어 국가 5대 핵심 분야, 경상남도의 3대 주력산업, 경상국립대의 3대 특성화 분야를 연계한 우주항공·방산 분야를 핵심 분야로 지정하고 지역산업체와 연계해 세계적인 연구경쟁력을 갖추고 그 성과가 인재양성 및 지역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의 비전을 제시했다. 핵심 분야의 성과가 대학 전반의 교육·연구 경쟁력 강화로 골고루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 인정받은 것 같다.
특히 우리 대학 주관인 항공드론 혁신공유대학사업, 서울대 주관인 육해공 무인이동체 혁신인재양성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 서울대와 공동 참여해 동반성장을 추진함으로써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실현 가능한 모델, 공유 개방 특화 경남형 과학기술원 모델(GADIST:Gyeongnam Aerospace and Defense Instituteof Science & Technology)을 제시했다. 
더 나아가 K-기업가정신과 연계한 담대한 창업생태계 조성, 전문대학과의 연계,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유후 인프라를 지역산업 활성화에 활용하는 통영 평생교육 프로그램 활성화, 밀양·창원·거창·남해 등 지자체, 지역 대학들과 지·산·학·연·관·군 상생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이 요구하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공급하고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 국가거점국립대학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경남지역사회 기반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on/off hybrid) 융합캠퍼스를 조성하겠다는 것으로, 이미 밀양 지역에는 12월 5일 융합캠퍼스 설립추진기획단 현판식을 했을 정도로 상당히 진척되고 있다.” 

- 대학가의 화두 중 하나가 ‘통합, 벽 허물기’다. 이같이 대학-학과 간 경계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어떤 선결 조건이 필요할까.
“저는 평소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경계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나이의 경계, 지역의 경계, 국가의 경계, 온·오프라인의 경계, 그리고 학과의 경계가 그것이다. 이를 위해선 다음과 같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평생교육 체제를 적극 도입해 학령인구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둘째, 공유대학 제도를 적극 도입해 지역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경상국립대는 울산·경남지역 혁신 플랫폼 사업의 총괄대학으로서 전국 최초의 공유대학인 ‘USG 공유대학’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셋째, 해외 분교 설치와 적극적인 유학생 유치로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야 한다. 교육부가 발표한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Study Korea 300K Project)’은 고등교육에서 국가의 경계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본다. 넷째, 생성형 AI 등의 출현, 미네르바 대학의 모델,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상황에 대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극복해야 한다. 다섯째, 다양한 융합 학문을 연구·교육하도록 학사구조를 유연화해 전공의 경계를 극복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리드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유연한 학사제도를 대학 자율로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학과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서는 전공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나 욕심을 버려야 한다. 융복합의 시대에 걸맞게 학문적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자신을 비롯한 대학 구성원 모두가 사는 길이라고 믿는다.”

- 경상국립대가 운영하는 ‘개척한림원’이 ‘통합·융합’을 위한 단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 경상국립대는 해마다 개척한림원 증서 수여식과 연찬회 행사를 개최한다. 한 해 동안 우수논문 발표, 연구비 수주, 기술이전 등의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교수들을 경상국립대만의 개척한림원 회원으로 인증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인문사회, 이공계열, 의학계열 등 전 분야의 교수들이 고르게 분포한다. 이 자리에선 학문 분야의 경계를 넘어 어떻게 하면 우리 대학이 발전할 것인가 하는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발표한다. 국가정책 R&D 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전략 등을 공유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학문의 경계, 학과의 경계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더 나아가 올해는 대학 전체에 10개 이상의 ‘융합연구회’를 지원할 계획이다.”

- 15년째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재정난이 심각해지고 대학 운영이 녹록지 않다. 대학의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실질적 해법을 제시해 주신다면.
“첫째, 대학 등록금 동결 조치는 반드시 완화돼야 한다. 교육부의 강력한 억제 정책 때문에 대부분 대학이 울며 겨자 먹는 식으로 등록금을 동결하고 있지만 인상 요인은 수없이 많다. 우리나라 대학교육이 OECD 국가들 수준으로 확고하게 올라서기 위해서는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아니면 국가고등교육재정을 획기적으로 확충하여 그에 상응하는 재원을 지원해야 한다. 
둘째, 정부의 각종 교육 및 연구개발 사업을 많이 수주하는 것이다. 해당 분야의 학문적 발전을 이루는 것은 물론, 대학원생 인건비, 학부생 장학금, 노후 기자재 교체 등을 추진할 수 있다. 경상국립대의 경우 2023년 한 해에 수주한 교육 및 연구사업비가 40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예년의 거의 3배, 작년과 비교해도 거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물론 이 사업비는 대학본부나 특정 부서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대학 재정 운용 측면에서 크나큰 도움이 된다. 
섯째, 발전기금을 확충하는 것이다. 이는 모든 대학에서 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추진하는 만큼 따로 설명하지는 않겠다. 다만, 발전기금을 출연하시는 분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예우를 해드리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대학 전체의 재정을 총괄 조정하여 대학의 모든 예산에서 중복이나 낭비 요소를 제거하여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이 하는 중요하다. 우리 대학에는 재정총괄조정위원회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 역할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권순기 총장은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경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면서 “나이의 경계, 지역의 경계, 국가의 경계, 온·오프라인의 경계, 그리고 학과의 경계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밝혔다.
권순기 총장은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경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면서 “나이의 경계, 지역의 경계, 국가의 경계, 온·오프라인의 경계, 그리고 학과의 경계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밝혔다.

- 윤석열 정부는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첨단분야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의대 집중화, 이공계 기피 현상 등을 고려하면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현재 대학가 이슈 중 하나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문제다. 우리 대학도 통합대학의 유휴 인프라를 활용하여 기존의 정원 76명을 200명 수준으로 늘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의사 수가 부족하고 지역별, 분야별 격차가 매우 심하다. 의과대학 열풍의 근본 원인은 의사들의 높은 보수 수준과 정년이 없다는 직업적 장점 때문이다. 의과대학 집중화는 초등학교에서부터 의대 반을 운영하게 하고 의사고시를 위한 외국 의대 유학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의과대학 쏠림현상은 첨단산업기술인력의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고, 이는 국가 경쟁력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뛰어난 인재가 기초과학, 첨단과학 분야 등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기초과학 분야는 수십 년간 노력을 쏟아부어도 성과가 미미할 수도 있다. 기초과학, 첨단과학 분야에 진출하는 분들에게 직업적 안정성과 자긍심을 갖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과학기술인력이 국가정책을 결정하는 일에 참여하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국회의원 등 정계로 진출해 전문가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우리 사회 전체가 노력해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인구감소가 심각하다. 해외 유학생을 유치해 고급과학기술인재로 양성하여 이를 우리나라에 취업시키는 전략을 구사할 시기가 되었다. 유학생 30만을 유치하겠다는 Study Korea 300K 사업도 그러한 시도 중의 하나이다. 대학에서는 기존의 경직된 학과 체제보다는 수요자 중심의 유연한 학사구조로 혁신하여 사회적 첨단산업인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지방대학 시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가거점국립대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키우고 지역 주도의 교육 혁신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어떤 측면에서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우리나라에는 서울대를 포함하여 각 지역을 대표하는 국가거점국립대 10개가 있다. KNU10 (KOREA National University 10)이라고 한다. 이들 대학은 지역대학의 맏형 역할을 해야 한다. 국가거점국립대들은 해당 지역에서 강소대학들(국사립·전문대 포함)에 교양·기초·보호 학문 분야의 강의를 제공해야 한다. 지역대학들이 상대적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교양·기초·보호 학문 분야의 강의를 거점국립대에 위탁하게 되면 그 대학은 지역산업과 특성화 분야의 인재 양성과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국가거점국립대는 지역 전략산업의 인재를 양성하고 기술을 개발하며 미래 전략산업을 발굴하는 등 지역혁신과 발전의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 거점국립대는 해당 지역의 교육, 연구, 봉사, 의료, 지역협력의 구심점이다. 지역의 역사, 문화, 사상, 인물 등의 연구 거점 역할도 하게 된다. 혁신도시 시즌 2와 함께 첨단 산업 분야의 새로운 국가 연구소나 기초 및 응용 분야의 연구원 분원을 국가거점대학에 집중 설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대학 구성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2010년 경상대 총장에 처음 출마하면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것은 “진주라는 작은 도시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는 대학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꿈”이었다. 지금도 변함이 없다. 우리 대학을 ‘경남도민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대학, 대학 구성원들이 자긍심을 갖는 대학’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저는 건배를 할 때 항상 ‘위하여’를 외친다. “위대한 기회가 왔습니다. 하면 됩니다.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야만 할 수 있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우리 대학 구성원 여러분, 경남도민이 자랑스러워하고, 우리가 자부심을 가지는 대학을 함께 만들어 갑시다.”

권순기 총장(왼쪽)이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에게 국가거점국립대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권순기 총장(왼쪽)이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에게 국가거점국립대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권순기 총장은…
서울대 사범대와 KAIST 화학과 석·박사를 졸업한 뒤 1987년에 경상대 공과대학 나노신소재공학부 교수로 부임했다. 학내에서 항공공학특성화사업단 실무추진위원장, 기획연구부처장, 공과대학장, 삼성OLED센터장 등을, 대외적으로 지식경제부 디스플레이산업 전략기획위원회 OLED분과 위원장, 산업통상자원부 WPM(세계최고소재)사업 총괄심사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으며 우리나라 미래 산업기술 개척에 앞장서왔다. 2011년에는 제9대 경상대 총장을, 2020년에는 제11대 경상대 총장을 역임했고 2021년 3월부터 초대 경상국립대 총장을 맡고 있다.

<대담 = 최용섭 주필 겸 편집인 / 정리 = 김준환 기자 / 사진 =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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