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노인 3분의 1 앓는 퇴행성 관절염 치료 기여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연구성과 게재

[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이화여자대학교(총장 김은미) 생명과학과 이수영 교수 연구팀이 치료제가 없던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고 관절 연골 재생을 돕는 신규 약물 후보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화여대 생명과학과 이수영 교수(교신저자), 김지희 박사(제1저자), 류지나 대학원생(제1저자), 생명과학과 심현보, 김완규 교수와 약대 신동해 교수 연구팀은 연세대 이준용, 김한성, 박민찬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퇴행성 관절염 극복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이수영 교수 연구팀
 왼쪽부터 이수영 교수, 김지희 박사, 류지나 대학원생.

관절 연골이 닳아 없어져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은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전 세계 60세 이상 인구의 약 30%가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특이점은 여성 환자 수가 남성의 두 배에 이른다는 점이다. 2023년 기준 국내 환자 수가 400만 명을 넘어섰으나 근본적인 예방 및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퇴행성 관절염의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기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병의 구조적 진행을 막고 복구시키는 근본적인 치료제인 디모드(DMOADs·Disease-Modifying Osteoarthritis Drugs) 개발을 위해 세계 여러 연구기관과 제약기업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디모드는 기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나 스테로이드 약물, 심지어 인공관절 수술까지도 대체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 옵션으로써 매우 큰 시장 잠재력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이화여대 이수영 교수 연구팀은 ‘오스카’로 알려진 면역글로블린 수용체가 관절 세포의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신호체계 활성화는 물론 연골 기질을 분해하는 다양한 효소 발현을 유도함으로써 연골 조직을 파괴한다는 사실을 2020년 8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후속 연구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약물 라이브러리에서 오스카 수용체를 저해하는 약물로 5-ASA(5-aminosalicylic acid)를 찾아냈다. 연구팀은 퇴행성 관절염을 유도하기 위해 쥐에게 수술을 시행한 후 5-ASA를 투여했을 때, 투여하지 않은 쥐들에 비해 5-ASA를 투여한 쥐의 연골 상태가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이러한 효능은 5-ASA가 오스카 수용체의 하위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전사인자 PPARγ 수용체의 아고니스트(agonist)로 작용하기 때문임을 밝혀냈다. 5-ASA는 잠재 가능성이 높은 디모드 후보 물질로서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수영 교수는 “5-ASA는 이미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그 안전성이 검증된 약물이므로, 퇴행성 관절염이라는 새로운 용도로의 개발은 기존의 개발 경로에 비해 상당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멀티태스킹 대식세포 선도연구센터, 형광코어이미징분석센터,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연구 결과는 2월 3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붙 임 : 사진 (별도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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