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신임 회장 취임 후 ‘전문대 공유·협력’ 강조
올해 1학기 ‘메타버시티’에서 수업 10개 시범운영 계획
ESG 대학 클러스터 일반대·전문대 ‘평가지표 개발’ 총력
“앞으로 성인학습자·평생학습·외국인유학생·DX 집중해야”

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회장은 “향후 메타버시티(Metaversity)를 ‘디지털 트윈 대학’ 체계로 발전시키고 싶다”며 “디지털 트윈기술이 개발되면 기존의 오프라인 대학, 메타버시티 대학에서 동시에 학생 생활 패턴을 기록할 수 있다. ‘메타버시티 컨소시엄’을 주축으로 본격적인 교육 혁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진=주지영 기자)
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회장은 “향후 메타버시티(Metaversity)를 ‘디지털 트윈 대학’ 체계로 발전시키고 싶다”며 “디지털 트윈기술이 개발되면 기존의 오프라인 대학, 메타버시티 대학에서 동시에 학생 생활 패턴을 기록할 수 있다. ‘메타버시티 컨소시엄’을 주축으로 본격적인 교육 혁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진=주지영 기자)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학회 컨소시엄 대학 간의 ‘상부상조 체제’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

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회장은 지난해 8월 취임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학회를 구심점으로 국내 전문대 간의 협력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전문대 교육 현장에서는 전문대 생존을 위해 ‘공유·협력’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글로컬대학 선정, 지역혁신 중심 대학 지원체계(RISE, 라이즈) 전환 등으로 일반대와 본격 경쟁하는 시기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인덕대학교에서 만난 강 회장은 새 학기 메타버시티 수업 시범운영과 오는 4월 예정된 ESG 대학 클러스터 포럼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강 회장은 학회의 주요 사업으로 꼽히는 ‘메타버시티(Metaversity) 컨소시엄’ ‘ESG 대학 클러스터’를 주축으로 본격적인 교육 혁신에 나선다.

강 회장은 개별 대학이 적극적으로 메타버시티와 ESG 대학 클러스터를 이용하고 각 대학 여건에 맞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올해부터 각 대학이 학회에서 만든 메타버시티, ESG 경영 지표 등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관건이다. 단순히 학회 가입만 한 대학과 학회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는 대학 간에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이번 1학기 ‘메타버시티’에서 강의 10개를 시범 운영한다. ‘메타버스 윤리’ ‘인공지능(AI)’ ‘창업 기초’ ‘4C(창의성 Creativity, 비판적 사고 Critical thinking, 협업 Collaboration, 의사소통 Communication)’가 과목 주제다. 강 회장은 3년간 ‘메타버시티 관리 운영 위원장’을 지내며 플랫폼 구축에 집중했다. 메타버시티는 메타버스(Metaverse)와 대학(University)을 결합한 플랫폼이다. 현재까지 전문대 54개교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있다.

‘ESG 대학 클러스터’는 ESG 경영 평가지표 개발에 주력한다. 대학 대상으로 ESG 컨설팅도 지원할 계획이다. 지금까지의 대학 ESG 경영이 ‘환경(Environmental)’에 편중됐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클러스터 구축 후 꾸준히 진행해 온 학생 해커톤 프로그램도 이어간다. ESG 대학 클러스터는 ESG 경영 협력 네트워크다. 현재 전국 전문대 41개교가 참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협력해 전문대 목소리도 전하고자 한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유일한 고등직업교육 연구 학회로 지난 1999년 출범했다. 국내 고등직업교육 발전을 위한 각종 연구, 포럼 등을 진행했다.

강문상 회장이 취임 후 근황을 말하고 있다.(사진=주지영 기자)
강문상 회장이 취임 후 근황을 말하고 있다.(사진=주지영 기자)

- 지난 8월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취임 후 2학기에는 메타버시티 플랫폼 완성에 힘을 쏟았다. 드디어 메타버시티 하드웨어 구축이 마무리됐다. 출결과 학습기능이 탑재된 학습관리시스템(Learning Management System, LMS)을 적용했다. 회장 취임 전에는 부회장으로 지내며 ‘메타버시티 관리 운영 위원장’을 맡았다. 지난 2021년부터 3차년에 걸쳐 메타버시티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현재 54개의 전문대가 행성으로 구현돼 활동하고 있다. 메타버시티 플랫폼 완성과 더불어 ESG 대학 클러스터 사업 내용도 공부했다. 이와 함께 포럼을 개최해 클러스터 참여대학의 ESG 경영 성과를 확산,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 각 대학은 ESG 대학 클러스터에서 개발하는 평가지표를 어떻게 적용해야 하나.
“학회와 한국ESG경영원, 한국사학진흥재단, 한국대학신문이 함께 ESG 경영 평가지표를 개발하고 있다. 전문대, 일반대에도 폭 넓게 적용할 수 있는 지표 개발이 목표다. 지표 개발 후 회원 대학에게 공유하기 위해 발표회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대학들은 개발된 평가 지표를 각 대학 여건에 맞게 수정 해야 한다.  전문대는 공해발생하거나 위험한 실험은 별로 없다. 일반대도 마찬가지만 대학원은 또 다르다. 이러한 차이를 고려해 우리가 개발한 지표를 적절하게 각 대학에 반영해야 한다.”

- 올해 메타버시티 운영 계획 중 가장 중요한 점은.
“1학기 시범운영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2학기에 실제 수업이 이뤄져야 한다. 학점과 연관된 만큼 서둘러 시작하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 컨소시엄 내 대학이 50개교가 넘는다. 학과도 여러 개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시범운영 후 2학기에 정식 오픈할 계획이다. 그동안 메타버시티에서 졸업 전시회, 입학식, 졸업식 등 비교과 프로그램, 행사는 종종 진행했다. 이때 몇백 명이 동시 접속해도 프로그램 가동에 문제는 없었다.”

- 메타버시티 활용 팁이 있다면.
“학생들의 창업 지원에도 활용할 수 있다. 메타버시티에 창업 공간을 만드는 셈이다. 메타버시티에서 수업을 듣고, 동아리 활동을 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해 창업도 하는 것이다. 메타버시티에서 창업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자리잡으면 오프라인 창업을 하는 것이다. 사무실 비용이 들지 않아 초기자본이 절약된다. 통신비만 들기 때문이다. 창업 실패에 대한 부담도 적어 창업도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학생 창업에서 제일 부담되는 것이 초기 자금이다. 창업 분야로 보면 제조업이 특히 초기 자금이 많이 필요하다.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게 디자인 분야다. 소프트웨어 분야도 적은 초기 자금으로 창업할 수 있다. 디자인, 소프트웨어도 오프라인에서 창업하면 사무실도 따로 필요하지 않은가. 메타버시티에서 창업하면 온라인 공간만 있으면 되는 게 장점이다. 다만 메타버시티 창업은 올해는 당장 힘들다. 메타버시티에서 학생 창작물 거래가 이뤄지려면 은행 시스템이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2025년 말이나 2026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시스템 도입이 어려운 건 아니다. 그전까지 메타버시티를 이용하는 대학, 산업체가 늘어나야 한다. 또 학생들이 활발하게 그 안에서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에서 구축한 메타버시티의 구성도.  (사진= 한국대학신문 DB)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에서 구축한 메타버시티의 구성도.  (사진= 한국대학신문 DB)

- 향후 메타버시티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싶은지.
“‘디지털 트윈 대학’ 체계로 발전시키고 싶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2026년~2027년에 ‘디지털 트윈 대학’으로 활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트윈기술이 개발되면 기존의 오프라인 대학, 메타버시티 대학에서 동시에 학생 생활 패턴을 기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오프라인 대학 도서관에서 A 라는 책을 빌려서 B 강의실로 이동했다. 이때 학생의 실제 이동 모습이 메타버시티 대학에도 담기는 셈이다. 메타버시티에서 아바타가 똑같이 이동한다. 아바타가 대학 정문을 통과해 계단을 오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강의실 문을 열고 수업에 출석해야 한다. 학생이 도서관에서 어떤 책을 빌렸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기록이 학생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 디지털 대전환 시대다. 앞으로 전문대가 가져야 할 무기는.
“AI다. AI를 도입하기 위해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이 필요하다. DX를 위해 대학들은 지금부터 모든 전산 체계를 통합해야 한다. 출석, 학사, LMS 등을 하나의 전산 시스템에 묶어야 한다. 이 과정이 DX다. 디지털 데이터를 AI가 인식할 수 있는 데이터로 바꿔야 한다. 지금부터 전문대가 디지털 전환을 얼마나 빠르게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AI가 교내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면 학생 특성에 맞는 진로 교육도 가능하다. 학생이 관심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파악한 뒤 교내 특강, 비교과 프로그램, 전공수업 등을 AI가 추천하는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 고령화, 수도권 인구 쏠림 현상 등으로 전문대 입학자원 확보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 앞으로 전문대는 성인학습자, 외국인 유학생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지역민, 성인학습자의 평생직업교육도 맡아야 한다. 학생 개인마다 수업을 따라오는 속도가 다르다. 개인마다 다르게 같은 성인학습자여도 수준이 모두 다르다. 또 한 학기 15주 체계도 사라질 것이다. 졸업식도 개인마다 졸업 시기도 달라져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다. 점차 더욱 개인화되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을 AI가 관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인력이 필요한데, 입학자원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 인력 충원은 힘들 것이다.”

- ‘글로컬대학 선정’ ‘라이즈 전환’ 등으로 전문대 생존 위기가 거론된다. 전문대만의 필승 전략이 있다면.
“일반대와의 차별점을 갖는 게 중요하다. 차별점으로 외국인 유학생, 성인학습자 교육을 가져가야 한다. 또 지역에 필요한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 가운데 85번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를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전문대는 일반대와 경쟁해야 한다. 일반대에서는 ‘○○산업 인력을 양성하겠다’라고 내걸기 힘들다. 전문대는 할 수 있다. 지방에 의료, 보건, 사회복지 인력이 부족하다. 지역대학에서 이와 관련된 기술 인력을 꾸준히 양성해야 한다. 글로컬대학 선정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지역에서 필요하다고 하는 분야와 정부가 인력을 양성하려는 분야 간의 미스매치다. 정부는 최첨단 분야 인력에 집중한다. 전문대는 지자체에서 요구하는 산업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특히 뿌리산업을 확대하려면 외국인 유학생 유치도 중요하다. 지방은 입학자원이 부족하다. 성인학습자, 외국인 유학생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 강문상 회장은…
서강대에서 전자공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인덕대에서 교무처장, 산학처장, 특성화 사업 단장 등 교내 주요 보직을 거쳤으며 현재 메카트로닉스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 8월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 밖에도 글로컬대학위원회 자문위원, 한국사학진흥재단 재정진단 위원,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전문대학 RISE 지원단 전문위원, 아시아교육협회 선임연구원 등을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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