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용 초소형 광자회로 구현, 빛을 가둬 연산하는 방식 도입

[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서울시립대학교(총장 원용걸)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지능형반도체학과 겸임) 박현희 교수와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박남규 교수, 유선규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빛을 이용한 연산 회로의 집적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학술지 〈Physical Review Letters〉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서울시립대 박현희 교수, 서울대 유선규 교수, 박남규 교수

최근 무어의 법칙 종말로 대표되는 전자 기술의 물리적 한계 극복을 위해 인공지능 및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빛을 연산에 활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 및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빛을 연산에 활용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빛을 연산에 활용하면 추론, 분류, 회귀 등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을 초고속, 저전력으로 수행할 수 있으며, 상온에서도 안정적인 양자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양자컴퓨터용 회로 구현에 활용될 수 있다.

시간축에서 연산하는 광자 게이트 및 이를 이용한 빛의 상태 제어

그러나 빛은 1초에 3억 미터라는 극한의 속도로 전파되기 때문에, 연산을 수행하기 위한 시스템의 크기 및 필요한 게이트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어려움이 있었다. N개의 뉴런으로 구성된 광학 신경망의 경우 그 크기는 N의 제곱(N^2)에 비례한다. 예를 들어 약 10⨉10 cm²에 달하는 딥러닝용 광자회로의 경우 최대 천 개의 뉴런을 활용하는 연산만이 가능했다.

여러 공진기와 이들의 결합으로 구성된, 시간축 연산 광자 집적회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진은 공진기에 빛을 가두고, 매질의 상태를 바꿔주는 방식으로, 딥러닝 및 양자컴퓨터에 필요한 모든 연산이 가능함을 입증하였다. 시간축을 활용하는 해당 방식을 통해 10⨉10 cm² 크기의 회로에서 최대 백만개에 달하는 뉴런 연산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박현희 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공간축 상에서의 정보처리를 시간축 기반으로 대체함으로써 집적화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VLSI(Very Large Scale Integrated Circuit; 초대규모 집적회로) 수준으로 집적화된 광자회로의 구현이 가능해졌다. 박현희 교수는 “양자컴퓨터에 필요한 연산도 구현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양자회로 구현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 사업, 기초연구실 사업(BRL) 및 우수신진연구 사업과 서울대학교 창의선도 신진연구자 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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