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걸 대구광역시교육청 대입지원관(법학박사)

윤종걸 대구광역시교육청 대입지원관.
윤종걸 대구광역시교육청 대입지원관.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의 학생 유치가 어렵다. 출산율은 아직 회복의 기미조차 없다. 출산율에 대한 앞으로의 기대도 낮아서 ‘벚꽃 피는 순서로 대학이 문을 닫을 것이다’라는 말이 농담처럼 시작돼 이제는 섬뜩한 괴담이 됐다. 성적순으로 학생을 선발한다면 서울과 먼 남쪽일수록 불리하고, 평판도가 낮은 대학일수록 힘들 수밖에 없다. 취업률이 높은 전문대의 일부 학과를 제외하면 전문대는 소위 말하는 ‘벚꽃 엔딩’을 일반대보다 먼저 맞을 위기에 놓인 것이 현실이다. 전문대는 과연 어떻게 혁신을 이뤄야 하며 학생선발 과정에 필요한 묘책은 무엇일까?

현재 전문대에 진학하는 학생을 선발 전형별로 나눠보면 △일반고 학생 △특성화고 학생 △만 25세 이상의 성인학습자 △전문대 이상 학위과정 졸업자 △외국인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일반대와 달리 일반고 학생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입학생 선발을 위해 이미 많은 전문대가 적극 노력하고 있다.

위기에 빠진 전문대를 살리는 방법으로 ‘평생직업교육’ 활성화가 최근 관심을 받고 있다. 성인학습자를 위한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서 전문대의 위상을 높인 효과 덕분에 최근 전문대 입학생 중 ‘만 25세 이상 만학도’가 2만 명을 돌파했다. 일반대 졸업 후 전문대에 다시 입학하는 ‘U턴 입학생’도 1만 명에 가까울 정도로 급증하는 추세다. 이런 현상은 취업률이 높은 전문대의 강점을 살려 중위권 일반대보다 입학 이후가 더 보장되는 가성비 좋은 대학으로서의 경쟁력을 전문대가 잘 보여준 긍정적 사례다.

그런 의미에서 ‘평생직업교육’ 강화를 바탕으로 만 25세 이상 성인학습자와 전문대 이상 학위과정 졸업자를 적극 유치해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전문대 입학자원을 추가 확보하는 전략은 나쁘지 않다. 또 현재 전문대 시스템을 보다 체계적·효율적으로 다듬는 내부 혁신과 취업과 연계한 산학협력 강화를 통해 전문대의 경쟁력을 강화하면 ‘대학 입학 적령기’ 학생의 입학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문대 입학자의 다수인 ‘대학 입학 적령기’ 학생에 대한 대책보다 소수에 불과한 성인학습자나 외국인 학생 유치만으로 전문대가 처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것은 근원적 문제해결이 아니란 점에서 한계가 있다. 결국 일반고와 특성화고를 졸업한 ‘대학 입학 적령기’ 학생의 선발과 효과적 유치 전략이 전문대 입학 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일반고와 특성화고 학생의 전문대 입학 선발은 학생부 교과성적 반영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학생부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일반대의 소위 ‘입시 명문대’와 ‘인기 학과’ 지원에 집중한다. 이러한 이유로 평범한 전문대 학과의 입시 결과는 낮을 수밖에 없다. 수험생 편의를 위해 ‘최저 등급 입학자 점수’가 공개된 결과 내 점수보다 지나치게 낮으면 아무리 취업이 잘 되고 유리한 학과라도 내가 지원하면 안 될 것 같은 ‘방어기제’로 작용하기도 한다.

학생부 성적이 최우등인 학생이 전문대에 진학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일부러 성적이 덜 좋은 학생을 선발할 필요도 없을 텐데 지나치게 낮은 입결 때문에 오히려 지원자의 선택이 제한되는 상황이라면 무엇을 근거로 학생을 선발해야 할까? 바로 그 고민이 전문대 학생 선발의 시작점일 것이다.

※ 앞으로 <윤종걸의 입시 돋보기>에서는 전문대 학생선발에 관해 학생부 성적 외에 다양한 방법으로 입학생을 선발하는 방법을 고민해 의견을 제시하고, 해당 대학만의 특별한 방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과 학과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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