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털교육협회 2024년 정기총회 및 에듀테크 세미나에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시 우려점 제기돼
권정민 서울교대 교수 “AI 디지털교과서에 지식생산, 비판, 토론, 협력, 팀워크 등과 같은 키워드 담아내야”
송선진 교육부 디지털교육전환담당관 “‘하이터치 하이테크’ 교육 모델 강조해왔는데…하이테크만 떼낸 비판은 적절치 않아”

권정민 서울교대 특수교육과(인공지능인문융합 전공) 교수는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디지털교육협회 2024년 정기총회 및 에듀테크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준환 기자)
권정민 서울교대 특수교육과(인공지능인문융합 전공) 교수는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디지털교육협회 2024년 정기총회 및 에듀테크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준환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개발은 새로운 교수 학습 방식(하이터치)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구성주의적 요소가 들어가야 한다.”

초·중학교에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1년 앞두고 교육부가 개발하고 있는 ‘AI 디지털교과서’와 관련해 교육계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디지털교육협회 2024년 정기총회 및 에듀테크 세미나에서 권정민 서울교대 특수교육과(인공지능인문융합 전공) 교수는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해 구성주의적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권 교수는 ‘AI/디지털시대, 성공한 에듀테크 기업은 무엇이 다른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권 교수는 “챗GPT 이후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고 있다. 지식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완전학습은 불가능하다”며 “인공지능시대에는 맞춤형, 초개별화, 학습자주도 방식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교수는 “교육에는 구성주의와 주입식으로 두 가지 패러다임이 있다. 구성주의는 창의적·비판적 사고를 하는 사람, 근대교육은 입시에 강한 사람에 맞는 교육으로 규정할 수 있다”며 “구성주의 관점에서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이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에 따르면 구성주의 교육에는 △만들기 △지식생산 △비판 △토론 △협력 △팀워크  △프로젝트 △리더십 △커뮤니티 △질문하기 등이, 주입식 교육에는 △성취도 △수준별 △학습관리 △학습진단 △약점파악 △수능시험 대비 △진도관리 등이 주로 등장한다. 

권 교수는 발표하는 과정에서 구성주의와 관련한 키워드 분석으로 교육부의 ‘AI 디지털교과서’ 보고서를 분석한 사례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권 교수는 “교육부 자료를 보면 주입식 관련 단어들이 많이 등장한다”며 “테스트로 시작해서 테스트로 끝난다. 학습 후 진단 평가, 모니터링, 보충학습 등의 단어가 많이 나온다”며 “저런 단어들이 빠지고 비판적 사고, 만들기, 토론, 협력 등과 같은 단어가 많이 나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이터치에서 나오는 단어로 채워둔 AI 디지털교과서가 돼야 한다는 게 권 교수의 주장이다. 

권 교수는 성공한 에듀테크 기업으로 B사, P사를 소개하며, 이들 기업의 공통점으로 구성주의적 방식을 택했다는 점을 꼽았다. 권 교수는 “B사의 경우 구성주의 학습에 기초한 고퀄리티 학습 콘텐츠를 만들고 시각화에 가장 적합한 교육 콘텐츠만 깊이 있게 제공하고 있다. P사의 경우 친구들과 수학문제풀이 배틀을 할 수 있는 소셜한 특성은 학습자들이 게임에 몰입하게 하는 요인으로 재미를 느끼게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즉, 이들 기업이 성공한 공통점은 구성주의적(인지적, 사회적) 접근을 택했다는 데 있다. 

권 교수는 AI 디지털교과서가 나아가야 할 교육혁신 모델도 언급했다. 권 교수는 “AI 디지털교과서는 사교육비 완화라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현재 입시제도를 강화시키고 왜곡된 교육을 강화하는 모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송선진 교육부 디지털교육전환담당관은 “교육부는 처음부터 하이터치 하이테크 교육 모델을 강조하며 학생들의 고차원적 역량을 이끌어내고, 사회정서까지 보듬는 교사의 하이터치를 하이테크보다 더 강조해 왔는데, 이를 지원하는 하이테크(AIDT)만 떼내서 구성주의적 교육이 아니라고 비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반박했다. 

또 송 담당관은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을 바라볼 때 전체적인 모델을 보면서 얘기해주시면 좋겠다. 교육부도 교사연수를 할 때나 표준안을 만드는 데 있어 이와 관련된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AI 디지털교과서가) 교육을 변화시키는 핵심 기제의 관점으로 바라봐주셨으면 한다. 에듀테크 기업도 구성주의적 관점에 대해 많이 말씀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디지털교육협회 2024년 정기총회 및 에듀테크 세미나가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준환 기자)
한국디지털교육협회 2024년 정기총회 및 에듀테크 세미나가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준환 기자)

한편, 이날 1부 정기총회에서 이형세 한국디지털교육협회 회장 임기 만료에 따라 이 회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이형세 회장은 “새로운 임기에서는 에듀테크 진흥과 에듀테크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난 2년간 성과를 바탕으로 협회의 비전을 실현하고 역량을 집중해 관련 사업 발굴 및 회원사 참여 확대, 정책 발굴 등을 수행하겠다”며 “디지털 교육 활성화, 디지털 역량 강화, AI디지털 교과서, 에듀테크 산업 진흥 정책 발굴을 위한 자문단 운영, 해외진출 활성화, 디지털 교육 ODA사업 등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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