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고려대 총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개최
2025학년도 입시부터 학폭 이력 지원자 감점
의대생 2‧3‧4학년 중 94% 휴학…학사일정 연기
내년 신설 자유전공학부대학 415명 선발 예정

김동원 고려대 총장이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SK미래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고려대 제공)
김동원 고려대 총장이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SK미래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고려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김동원 고려대학교 총장이 내년도 입시인 2025학년도부터 학교폭력 징계 이력이 있는 지원자에게 최대 20점을 감점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21일 서울 고려대 SK미래관 최종현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고려대는) 기능적인 지식인을 양성하기보다는 한국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선 굵은 리더들을 많이 배출해 왔다”며 “이타심과 리더십, 공동체 의식이 강한 인재를 길러왔는데 학폭으로 인해 심각한 징계를 받은 경우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인재상과 다르기 때문에 이 같은 기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 간의 다툼 정도 수준에 패널티를 줄 생각은 없지만 심각하게 문제가 되는 경우에 불이익을 주려고 한다”며 “현재 0.1점으로도 당락이 갈리기 때문에 20점이 감점된다면 사실상 입학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고려대는 지난 20일 교무위원회를 열고 2025학년도 입시에서 학폭으로 8호(강제전학), 9호(퇴학) 조치를 받은 정시전형 지원자에 대해 20점을 감점으로 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학폭 이력이 있는 지원자는 정시, 수시, 논술 전형에서 감점이 이뤄진다. 수시전형의 경우 공동체 역량 영역을 통해 정성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지난 20일 교육부가 서울 지역의 의대에 증원 인원을 배분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김 총장은 “정부가 지방대학 중심으로 증원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다만, 지방대학이 (증원된) 의사를 육성할 만한 인프라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고려대는 의대생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 이달 말까지 학사일정을 늦췄다. 김 총장에 따르면 신입생을 제외한 고려대 의대생(2‧3‧4학년) 94%가 휴학계를 제출한 상황이며, 고려대의료원 산하 병원(고대안암‧구로‧안산병원)은 병동 가동률이 40~50%로 떨어졌다. 외부진료 가동률은 70% 정도로, 매일 10억 원 이상의 손해를 보고 있다.

손호성 의무기획처장은 “유급을 막기 위해 최대한 학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3월 말이 넘어가서 수업에 들어오지 않으면 전부 유급하는 사태가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2025학년도 신설 예정인 ‘자유전공학부대학’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김 총장은 “자유전공학부대학은 1유형 227명, 2유형 188명 등 총 415명의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라며 “기존 자유전공학부의 경우 법대의 인원을 활용했기 때문에 제한이 있다. 그러나 자유전공학부대학은 모든 학과 수업을 열어두었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교육부가 구분하고 있는 자유전공학부는 크게 ‘유형1’과 ‘유형2’로 나뉜다. 유형1은 보건‧의료와 사범 계열 등을 제외하고 모든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유형2는 계열‧단과대 등 광역 단위 안에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인기학과 쏠림 우려에 대해 김 총장은 “문과대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고, 이과대는 유형2 참여를 고려 중”이라며 “문과대의 경우 희소 학문이 많기 때문에 굳이 참여해서 정원을 뺏기는 것보다는 희소 학문과 비인기학과 보존 차원에서 그대로 남겨두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각 단과대에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했다”고 답했다.

16년간 동결된 등록금과 관련해 인상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김 총장은 제한적인 인상폭과 국가장학금 2유형 연동으로 인해 꼭 올리고 싶진 않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우리가 등록금을 올리고 싶지는 않다”며 “국가장학금 유형2가 없어지는 것을 각오하고 등록금을 올릴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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