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예능 ‘전과자: 매일 전과하는 자’ 오는 28일 총 16회차로 구성된 시즌4 시작
대학생 때 MT·축제 적극 참여해, 전과 경험도…실제 PD 경험 녹여낸 기획물
“개인화된 대학 생활 아쉬워…고등학생, 졸업생들에게 캠퍼스 낭만 전하고파”
올해 구독자 150만 명 돌파 목표로…해외 대학·국내 특수학교 방문계획 있어

지난 18일 서울 상암동에 있는 오오티비(ootb) 스튜디오에서 고동완 PD를 만났다.  스튜디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면 한쪽 벽에는 고 PD와 제작팀이 만든 웹예능 포스터가 일렬로 걸려있다. ‘골드버튼’으로 불리는 ‘골드 크리에이터 어워즈’도 전시돼 있다. 골드버튼은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100만 명 이상에게 수여된다. ‘전과자: 매일 전과하는 남자(이하 전과자)’ 포스터는 골드버튼 바로 옆에 걸려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지난 18일 서울 상암동에 있는 오오티비(ootb) 스튜디오에서 고동완 PD를 만났다.  스튜디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면 한쪽 벽에는 고 PD와 제작팀이 만든 웹예능 포스터가 일렬로 걸려있다. ‘골드버튼’으로 불리는 ‘골드 크리에이터 어워즈’도 전시돼 있다. 골드버튼은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100만 명 이상에게 수여된다. ‘전과자: 매일 전과하는 남자(이하 전과자)’ 포스터는 골드버튼 바로 옆에 걸려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대학생 때 참석한 MT만 해도 서른 개가 넘는다. 과대, 학생회장 등을 맡으며 학교생활에 적극 참여했다. 대학생들과 앞으로 대학에 입학할 고등학생들에게 대학 생활의 즐거움을 보여주고 싶다. 대학을 졸업한 이들에게는 ‘그때 그 시절’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예능이 되길 바란다.”

대학 개강과 함께 따뜻한 봄이 찾아왔다. 푸릇한 새싹처럼 앞날이 기대되는 신입생들이 설레는 표정으로 캠퍼스를 바쁘게 오간다. 개강총회, 신입생 환영회 등 신입생과 재학생 간의 활발한 교류를 도와줄 학과 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고동완 ‘전과자: 매일 전과하는 남자(이하 전과자)’ PD도 이러한 학과 행사를 즐기는 대학생 중 한 명이었다.

‘전과자’는 그룹 비투비의 멤버 이창섭이 진행하는 웹예능이다. ‘오늘은 어디로 전과할까?’를 주제로 전국에 있는 다양한 학과를 방문해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022년 11월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체험을 시작으로 시즌3까지 진행됐다. 지금까지 전국에 있는 일반대, 전문대 40여 개교를 방문했다.

고동완 PD는 지난 2010년부터 SBS 인기 예능인 ‘런닝맨’ 제작팀으로 일하며 PD일을 시작했다. 지난 2022년부터는 오오티비(ootb) 스튜디오에서 ‘전과자’를 비롯해 ‘상팔자: 매일 VIP되는 여자’ ‘대표자: 지역을 대표하는 자’ ‘전역자: 전 세계 모든 역을 리뷰하는 자’ ‘무이자: 무인도에 이어 사는 자’ 등 이른바 ‘OO자 시리즈’를 제작하며 주목받고 있다.

고 PD는 타 학과 MT에도 참여하는 ‘프로참석러’였다. 그는 이러한 단체 행사가 대학 생활의 즐거움을 더해 주는 요소라고 설명한다. 각종 학교 행사에서 인연을 맺은 인맥은 PD로서 섭외에 어려움을 겪을 때 해결책이 됐다. 이뿐만 아니라 실제로 학과를 바꾼 ‘전과’ 경험은 ‘전과자’ 프로그램명을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됐다.

최근 대학생들은 강의실과 도서관에 오가고 스펙 쌓기에 도움이 되는 대외활동으로 바쁘게 살고 있다. 지난 18일 오오티비 스튜디오에서 만난 고 PD는 이러한 대학 문화도 좋지만, 한편으로 낭만 있던 예전의 캠퍼스 문화가 그립다고 털어놨다.

고 PD는 “‘전과자’에 담긴 대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대학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졸업한 사람들이 ‘다시 대학에 가고 싶다’고 말하거나, 고등학생들로부터 ‘이 과 혹은 이 대학에 입학하고 싶다’는 등 기획 취지에 맞는 반응이 나오면 뿌듯하다”고 밝혔다.

고동완 PD가 개인 사무실에서 촬영 스케쥴을 확인하고 있다. 고  PD 뒤로 대학 과잠바를 떠오르게 하는 팀복이 걸려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고동완 PD가 개인 사무실에서 촬영 스케쥴을 확인하고 있다. 고  PD 뒤로 대학 과잠바를 떠오르게 하는 팀복이 걸려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 ‘전과자(매일 전과하는 남자)’ 기획 배경은.
“대학교의 재미있는 캠퍼스 문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이런 생각은 대학 생활을 즐겁게 했던 경험들로부터 비롯됐다. 대학생 때 과대, 학생회장도 맡으며 다른 학과 MT에도 참석했다. 대학생 때 학교 행사에서 친분을 쌓은 인맥이 지금 일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때의 즐거웠던 경험을 ‘전과자’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요즘에는 개인 활동이 늘어나지 않았나. MT, 과 회식이 축소된 걸로 알고 있다. 사라지는 캠퍼스 문화를 ‘전과자’를 통해 부활시키고자 했다. 고등학생들에게는 캠퍼스 라이프의 즐거움을 보여주고, 대학생들에게는 본인이 다니는 대학·학과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졸업생들에게는 그 시절 향수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 그동안 맡았던 예능 프로그램명이 대부분 세 글자인 점이 특이하다. ‘전과자’ 프로그램명은 어떻게 생각하게 됐는지.
“ ‘OO자’ 시리즈로 프로그램 이름 짓는 걸 재밌게 봐주시더라. 특별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다. 원래 삼행시 짓는 걸 좋아했다. ‘전과자’라는 프로그램명은 실제로 전과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짓게 됐다. 1학년 때 사회과학대 안에 신문방송반 소속으로 수업을 들었다. 1학년들은 학부로 수업을 들은 뒤 2학년 때 성적순으로 학과를 선택할 수 있었다. 수업에 자주 빠졌고, MT나 학과 행사에 참여했으니 성적이 좋을 수가 없었다. 2학년 1학기에 신방과에 지원했는데, 성적 때문에 떨어지고 윤리학과 소속이 됐다. 고등학생 때부터 PD가 되길 꿈꿨기 때문에 2학년 때 신방과 전과를 목표로 공부했다. 2학년 2학기 때 성적을 올려 신방과로 전과하는 데 성공했다.”

- MC로 이창섭 씨를 선택한 이유가 있는지.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줄 수 있겠다 싶어서 섭외했다. ‘전과자’ 섭외 당시에 이창섭 씨가 예능 콘텐츠에 소비가 많이 안 된 상태였다. 새로운 모습을 ‘전과자’에서 끄집어 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창섭 씨는 낯도 가리고 차분한 성격이다. 창섭 씨를 섭외한 뒤 티저로 찍은 영상이 있었다. PD, 작가들과 처음 만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창섭 씨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조용해서 티저로 살릴 수 없었다. 결국 1년 동안 외장하드에 넣어뒀다가 프리퀄(속편)로 공개했다. 첫 만남 이후 스탭들과 자주 만나고, 친해지면서 많이 밝아졌다. 창섭 씨가 기본적으로 낯을 가리고 조용한 편이지만, 친한 사람들 앞에서는 활발해진다. 지금은 이중인격처럼 잘해주고 있다.”

‘전과자’ 공식 포스터. (사진=오오티비 제공)
‘전과자’ 공식 포스터. (사진=오오티비 제공)

- 대학 측에서 ‘전과자’ 촬영 와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인기가 많아졌다. 대학 선택의 기준은.
“여러 대학에서 촬영 요청 연락을 주셔서 감사하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가 70~80% 정도 섭외 요청을 드리는 편이다. 구독자 니즈를 충족할 만한 대학, 학과인지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과, 이과, 예체능 계열 등 학과 분야별로 나누고, 수도권과 지방 대학 등으로 구분해서 최대한 골고루 회차를 구성하고자 한다. 또 벚꽃 시즌, 축제 기간 등 특별한 이벤트 시즌에는 그에 맞는 대학을 찾아본다. 구독자들은 본인이 졸업한 대학, 학과에 관심 있다. 또 여러 이유로 진학하지 못했던 곳에 대한 호기심도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대학의 간판 학과도 자주 후보로 거론된다. 구독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대학, 학과에 방문해야 한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학과는.
“용인대 체육학과와 오산대 e스포츠과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용인대 체육학과 촬영은 학생들이 가장 촬영에 협조적이었다. 덕분에 즐겁게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 용인대 촬영 전에는 걱정이 많았다. 방학 기간에 촬영해서 캠퍼스에 학생들이 없을 것 같았고, 하필 촬영 당일에 눈도 내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히려 카메라에 담을 장면이 많았다. 학생들도 많이 반겨줬고 촬영을 편하게 즐겨줘서 재밌는 장면이 담겼다. 오산대 e스포츠학과는 현장의 생생함을 잘 살렸던 편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원래 ‘전과자’ 포맷이 수업-점심 식사-수업이다. 그런데 e스포츠학과 편은 이 포맷에서 벗어났다. 학생들이 밤새 게임을 해서 학과 수업이 오후부터 있었기 때문이다. 간혹 촬영할 때 점심 식사 후 수업을 들어도 편집으로 기존 포맷인 ‘수업-점심식사-수업’에 맞춘다. 그런데 e스포츠학과 편은 점심 식사부터 시작하는 게 학과 특성을 잘 보여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촬영 순서를 편집에서도 그대로 살렸다.”

- ‘전과자’만의 매력은 무엇인지.
“교수님들이 각자 캐릭터가 있다. 어렵게 느껴졌던 교수님의 새로운 면을 보는 것도 재미 요소 중 하나다. 또 출연자의 역할도 매력 포인트다. 아이돌 이창섭이 대학생으로서 교수, 학생들과 만난다. ‘워크맨’은 직장인으로 변신해 사람들과 호흡한다. 출연자의 구체적인 역할이 콘텐츠 몰입감을 더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PPL도 구독자가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다. 실시간 방송할 때 구독자들이 ‘오늘은 PPL 언제 나오나?’라고 많이 질문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구독자 150만 명 돌파하는 게 목표다. 드디어 오는 28일에 시즌4 첫 영상이 공개된다. 현재 16개 회차를 준비 중이다. 시즌 3에서 홍콩대에 방문했는데, 올해 4월에도 해외 대학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포항공대, 경찰대 등 특수학교도 체험하고 싶다. ‘전과자’ PD, 작가들은 항상 새로운 정보를 콘텐츠에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늘 새롭기 위해 고민한다. 4월 4일에는 유튜브 채널 9700스튜디오에서 ‘전과자’의 중고등학생 버전인 새 예능물 ‘최애티처’가 공개된다. ‘전과자’처럼 MC가 고정된 포맷이 아니라 출연자 캐릭터 설정에 고민이 많다. 그래도 ‘무이자’에서 쌓아온 인사이트를 잘 활용해서 매번 다양한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만들 계획이다. 9700스튜디오 채널 운영도 잘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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