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동양의 역사와 문화’ 유적답사팀

“10대 1의 경쟁률을 뚫었어요”

충남대 교양과목 ‘동양의 역사와 문화’ 유적답사팀의 환호성 소리가 하늘에 닿았다. 전체 수강인원 8백명 가운데 78명이 답사팀으로 최종 확정된 것.

사학과 김용범 교수가 담당하는 ‘동양의 역사와 문화’는 학기초 8∼9백명이 수강신청을 하는 바람에 노천극장에서 첫 수업을 했던 인기절정의 교양과목. 현재 이 과목은 5개의 반으로 분반된 상태이다. +또한 입심 좋기로 소문난 김교수와의 유적답사는 학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

이번 학기 유적답사계획이 구체화되자 답사팀에 합류하려는 학생들간의 공방전이 뜨거웠다. 도시락을 상납(?)하겠다는 사람, 답사차량으로 +승용차를 몰고 오겠다는 사람, 수강생은 아니지만 인기가수 S.E.S를 결성해 공연을 벌인 끝에 합류한 사람 등 유적답사를 둘러싼 웃지 못할 해프닝이 많았다.

이번 답사의 총지휘를 맡은 김교수는 “평소 강의 태도와 출석여부 등으로답사 팀을 선발했다”며 “현장답사를 통한 현장교육의 중요성 때문에 답사여행을 계획하는 데 학생들의 호응이 커 인원을 제한하는 게 미안할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경북 안동을 향해 출발한 유적답사는 낙동강이 S자로 굽어 +흐른다하여 ‘하회’ 또는 ‘물도리’로 불리는 전통 고가와 민속이 어우러진 하회마을을 거쳐 퇴계 이황 선생이 설립한 도산서원에서 하루를 마감했다. 다음날 늦은 아침 의상대사가 창건, 무량수전과 선묘에 얽힌 전설이 구성진 부석사와 우리 나라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을 들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답사팀의 안살림을 맡았던 전숙하양(의예2)은 “답사 떠나기 전 단 한번 조별모임을 가졌는데 낯선 얼굴이 많아 처음에는 어색했다”며 그래도 “교양수업에 이런 이색적인 답사가 어디 흔한 일이겠냐”며 기염을 토했다.

특히 절벽에 매달려 내려다본 태극형상을 띤 하회마을의 전경과 이 마을 +주민인 김영준씨가 전하는 허·안·유씨에 관한 생생한 전설은 이번 유적답사가 안겨준 최고의 선물이었다고. IMF 졸업반인 이화경양(경제4)은 “단순히 복잡한 머리를 식히고 싶어서 따라 나섰지만 생생한 역사현장을둘러본 ‘산교육의 장’이었다”며 “얼마 남지 않은 대학생활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어 기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