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6개월, 개혁 보완 한창...상시정원관리는 ‘중단’

 김희옥 동국대 총장이 이달 말 취임 6개월을 맞는다. 전임 오영교 총장의 개혁정책이 김 총장에 의해 어떻게 다듬어졌는지 대학가에서도 관심이 높다.  

지난 2007년 취임한 오영교 총장은 대학 최초 강의평가 100% 공개 상시 입학정원 관리시스템 고객만족(CS) 경영 교수·직원 성과평가시스템을 선도적으로 도입, 대학가에 혁신 바람을 일으켰다.
 
그러나 오 총장의 개혁정책은 종종 구성원과 마찰을 일으켰다. 상시 입학정원관리 시스템으로 독어독문학 전공이 폐과되고, 사회학·물리학·철학 전공 등의 정원이 감축되면서 교수·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상시 정원관리 시스템은 쉽게 말해 사회적 수요에 맞춘 상시적인 구조조정 틀이다. 동국대는 지난 20096월부터 입학성적(15%) 입학 당시 경쟁률(5%) 편제정원 대비 재학율(40%) 취업·진학률(25%) 교수 1인당 대학원생수(15%)를 종합 평가해 하위 15% 학과의 정원을 줄여왔다.
 
반면 상위 평가를 받은 생명과학전공, 의생명공학전공 등은 학과가 신설되거나 정원이 늘었다. 그러다보니 약학대학을 유치했을 때도 타 대학에 비해 정원 배정이 용이했다.
 
김희옥 총장은 이 상시 정원관리 시스템을 중단시켰다. 논란이 많은 만큼 구성원 의견을 충분히 들어보겠다는 얘기다. 대신 각 계열별 중견교수 15명으로 학문구조개편위원회를 꾸렸다. 박정극 학술부총장이 위원장을 맡아 계열별 교수들과 향후 학과개편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위원회에서 마련한 방안은 문예창작학과와 국문학과 통합을 비롯해 10여개 방안이다. 여기엔 법과대학과 북한학과 운영방향, 생태·환경·에너지 분야 육성 방안 등이 포함됐다.
 
최근 문예창작학과의 국문과 통합방안이 공개되며, 학생들의 반발을 산 바 있지만,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본부·단과대·학과 간 학과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영면 경영관리실장은 상시정원관리 시스템은 올해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대신 학문구조개편위가 마련한 학과개편 방안에 대해 위원장(학술부총장)이 직접 해당 학과 교수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대는 의견수렴을 통해 올 연말까지 학과개편안을 확정,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전임 오영교 총장이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면, 김희옥 총장의 경우 충분한 소통을 통해 개혁을 끌고 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동국대 관계자는 개혁 초기에는 약간의 반발이 있더라도 강하게 밀어붙이는 게 필요했다면, 시스템이 갖춰진 지금에서는 구성원과 소통하면서 개혁을 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교수 성과평가도 구성원 의견을 반영, 평가비율을 조정했다. 성과평가제는 전체 교수들의 연간 연구업적 등을 평가해 A·B·C·D등급으로 나눠, 성과급에서 최대 1200만원까지 차이가 나도록 한 제도다. 최고등급인 A등급은 1200만원의 성과급을 받지만, D등급은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문제는 소속 단과대 평가 결과에 따라 개인의 평가결과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이영면 실장은 소속 단과대 평가결과가 30% 정도 반영되기 때문에 개인이 아무리 잘해도 소속 단과대 평가가 나쁘면 한 등급 정도 내려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단과대 평가결과의 반영비율을 15%로 하향 조정했다. 개인 평가결과가 85%를 차지하도록 해 이런 불만을 해소한 것이다. 반면 강의평가 100% 공개단과대 자율·책임 경영시스템은 그대로 유지했다. 그만큼 실효성이 크기 때문이다.
 
동국대는 지난 20094월 전체 교수들의 강의평가 결과를 100% 공개해 대학가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동국대 이후 서울대·아주대·중앙대 등이 강의평가 전면공개를 추진했다. 김 총장은 전임 총장의 이런 혁신을 받아들여 이 부분은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경영관리실 유광호 팀장은 강의평가 공개에 대해선 그대로 해야 하지 않느냐는 게 김 총장님의 뜻이라며 실제로 강의평가 공개 이후 평균점수와 학생 만족도가 꾸준히 올라갔다고 말했다. 실제 2009년 강의평가 전면 공개 이후 2008159점이던 평균 점수가 20101학기에는 165점으로 높아졌다. 학생 강의 만족도 추이도 20083.92점에서 20104.16점으로 올라갔다.
 
김희옥 총장은 발전기금 모금에서도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주고 있다. 취임 6개월 만에 발전기금 200억 원을 돌파한 게 그 증거다.
 
김 총장은 동국대 법대 출신으로 박사학위까지 동국대에서 받고 대전지검 검사장, 사법연수원 부원장, 서울동부지검 검사장,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을 역임했다. 1948년 생으로 올해 64세를 맞았지만 왕성한 모금력은 젊은 총장 못지않다.
 
그의 모금 원동력은 모교 출신 총장독실한 불자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동국대 관계자는 김 총장은 모교 출신에다가 독실한 불자라 불교계 모금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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