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구 한국대학홍보협의회장/울산대 홍보실장

웹 2.0 시대가 지나가고 웹 3.0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대부분의 기업과 대학에서는 아직까지도 광고를 신문이나 TV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다. 시대 흐름에 빠르게 적응하는 대학에서는 멀티 온라인 미디어(Multi On-Line Media)에 지속적 투자를 하기도 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 온라인 미디어에 블로그를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도 하지만, 여러 사람이 필요한 인적 요인이 발생하고 올리는 글 내용을 검증하는 데도 문제가 있다. 지금은 소셜 미디어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저마다 스마트폰, 스마트패드를 이용한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왜 우리 대학은 치열한 광고시장 경쟁에 돌입하게 됐나? 대학이 광고와 마케팅을 시작한 것은 1995년 대학 설립 자유화 조치를 기점으로 본다. 하지만 필자의 견해로는 대학평가에 따라 대학이 서열화되고, 입학자원 부족이 본격적으로 인지되면서 시작됐다고 본다.

이제 대학은 경쟁과 공개를 통해서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광고를 통한 대학 알리기가 전문화됐다. 주지하다시피 대학의 광고는 연구 성과가 탁월하고 질 높은 강의가 수반될 때 홍보 효과가 자연히 따라온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눈앞의 학생 유치가 더 시급하다. 때문에 대학 광고는 과열 양상으로까지 치닫는다. 이러한 가운데 대학을 알리는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이 대학마다 추진하고 있는 특성화 전략이라고 생각된다.

오늘날 대학 인지도의 관건은 홍보이다. 특히 수요자는 홍보성 광고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 입증됐다. 그래서 대학마다 최고의 특성화 대학이며 장학금 수혜율 최고 대학이고, 최고 취업률 대학이라고 강조한다. 그것도 모자라 연중 ‘취업률 1위 대학’이라고 광고한다. 이 때문에 결국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대학들에 대한 허위·과장광고 제재 조치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요즘 대학광고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포털 사이트다. 이 가운데 신입생 모집광고가 60%를 차지한다. 특히 원서 접수 및 신입생 모집광고에 브랜딩 광고를 겸하는 전략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계절의 특수성을 최대한 이용한 광고 전략이다.

그러면 수험생과 학부모는 어디에서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는가? 서울·경기지역에 있는 학생과 학부모는 그나마 많은 정보를 얻는 편이다. 지방에 있는 학부모들은 포털사이트에 있는 대학 광고를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저런 이유로 각 대학은 수험생과 학부모의 마음을 잡기 위해 과대포장을 하기도 한다. 특히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인(IN)서울’ 현상이 점점 심화되면서 수도권 유수 대학들은 우수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해, 지방의 대학들은 신입생을 수도권 대학들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허위·과장광고에 무감각해지고 있다.

대학은 가장 도덕적인 집단이다. 가장 정확하고 신뢰감 있는 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해야 할 책무가 있다. 대학의 이러한 허위·과대광고 현상은 반드시 타파돼야 한다. 우선 대학 스스로 도덕성을 실천해야 한다는 인식을 체질화해 정보공시 결과에 따라 정확한 내용만을 알리는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교육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교과부와 대교협에서도 일선 대학의 허위·과장광고 방지와 학부모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정보 제공 방안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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