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 총장 등 사의 표명…행정공백 우려도

정부 대학구조개혁위원회의 부실대학 판정 결과에 해당대학들이 반발하고 있다. 정부발표에 불만을 제기하면서도 책임감을 느낀 총장·교수들이 잇따라 사퇴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재정지원제한 대학에 포함된 한국국제대는 보직교수 사퇴에 이어 지난 8일 김영식 총장까지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교육부 차관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을 지낸 김영식 총장은 지난 2월 취임했다.

대학측에 따르면 김 총장은 이번 선정기준이 수도권 대학에 유리하고 지방대에 불리하다는 불만을 표시해왔다. 또한 교육과학기술부(당시 교육인적자원부) 차관 출신으로 한국국제대가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포함된 것에 책임감을 느끼고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의 거취는 다음주 중 열리는 이사회 회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예술 특성화 대학인 추계예술대(총장 임상혁)교수들은 대출제한 대학 선정에 항의하며 정부의 제한조치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전원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교수들은 학내에 대자보를 붙이고 “예술교육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획일적인 잣대로 예술가와 예술대학을 모욕하고 폄하하는 모든 반예술적인 이 상황에서 선생으로서 비통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며 이번 결과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교수들은 “정부의 지원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예술가의 꿈을 키워온 (학생) 여러분의 명예와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취업률 때문에 부당하게 평가받는 이 현실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우리 교수들도 모두 교수직을 내려놓고 예술인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교수들은 단체사직을 표하긴 했지만 당장은 학생들의 수업에 피해를 줄 수 없으니 수업과 항의 운동을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포함된 상명대는 정부 발표 이후 즉각 이현청 총장을 비롯해 부총장, 처장단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상명대는 즉각적인 입장 표명을 통해 “문화예술, 사범대 특성화로 운영되고 있어 교직·예술분야학생 비중이 약 50% 수준으로 프리랜서가 대부분인데 직장건보가입자만 반영하는 취업률 산정 잣대로 평가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 총장 역시 “정부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도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이사회에 밝혔고, 이사회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신임 총장이 선출될 때까지 8개월간 총장직은 백웅기 서울캠퍼스 부총장이 대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부실대학 선정이라는 위기 속에서 총장 사퇴 등은 학내에 더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런 이유로 한국국제대 총학생회는 총장사퇴 반대 서명운동을 벌였고, 교직원들은 학교법인 강인학원 하충식 이사장을 찾아가 김영식 총장의 사의를 반려해 줄 것을 요구했다.

교직원 대표들은 “총장의 사임으로 수시모집 등 대학의 현안문제에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이사회 개최 전까지 공백 방지를 위해서 조속히 총장이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 추계예대 교수 블로그에 올라온 대자보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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