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대학과 동질감 들도록 변경하기도

국제디지털대가 이번 달 1일부터 ‘국제사이버대’로 변경한 교명을 정식 사용하고 있다. 교명을 바꾼 이유는 ‘디지털대’보다 ‘사이버대’가 사회적으로 널리 인식됐기 때문.

사이버대학의 교명변경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트렌드를 쫓아, 혹은 오프라인 대학과의 동일화를 위해 교명을 바꾼 사이버대와 교명을 고수해야 하는 사이버대학들의 속사정을 들어봤다.

■ ‘사이버대’가 트렌드= 국제사이버대는 기존 교명의 ‘디지털’을 ‘사이버’로 바꾸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준비를 해왔다. 단 세 글자만 바꾸는 일이지만 절차는 꽤 복잡하다. 대학은 인터넷을 통해 재학생 의견수렴을 거치고 법인이사회의 의결을 받았다. 설문 당시 응답자의 71%가 이에 동의했고, 법인이사회가 이를 의결한 후 6월 교과부에 교명변경을 신청했다. 7월에는 교명변경인가를 받아 이번 학기 초부터 정식교명을 사용 중이다.

이명섭 기획지원팀장은 교명변경에 대해 “당시에는 ‘디지털’이 대세였지만, 지금은 ‘사이버’가 대세”라고 설명했다. 이 기획지원팀장은 “원격대학들이 최근에는 통칭 ‘사이버대’로 불리고 있다”며 “현재 디지털이라는 명칭을 쓰는 곳은 20개 사이버대 중 ‘원광디지털대’와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부산디지털대’ ‘서울디지털대’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미 교과부 언론, 공공기관 등에서 ‘원격대학’을 ‘사이버대’로 전환해 공식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맞췄다는 뜻이다.

트렌드와 함께 단어가 주는 어감도 고려했다. “트렌드 때문인지 몰라도 디지털보다는 사이버가 어감이 더 낫다는 의견이 나왔다”는 게 이 기획지원팀장의 설명이다. ‘사이버’의 위치 역시 고심한 부분 중 하나다. 이 기획지원팀장은 “‘사이버’를 앞으로 보내 ‘사이버국제대’로 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결국 국제사이버대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이버대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디지털대를 고수해야 하는 대학들도 있다. 부산디지털대의 경우 그동안 굳혀온 이미지를 위해 교명을 고수하는 경우다. 부산디지털대 홍보팀은 교명변경과 관련 “초창기부터 ‘부산하면 부산디지털대’라는 구호로 꾸준히 이미지를 쌓아왔기 때문에 교명 변경 논의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디지털대는 서울사이버대 때문에 교명 변경을 하지 않는 케이스다. 서울디지털대 홍보팀은 이에 대해 “원격대학의 명칭이 사이버대로 통칭되면서부터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서울사이버대가 있기 때문에 교명을 바꾸려면 아예 새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홍보팀은 이에 대해 “초창기에는 ‘서울디지털대와 서울사이버대가 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다른 대학이냐, 다른 체제로 운영되는 곳이냐’는 문의가 많았다”며 “그렇지만 최근에는 사이버대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그런 오해가 없어졌다. 대학 입장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홍보를 해왔기 때문에 명칭을 바꿀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 오프라인 대학과 동질감 위해 = 사이버대지만 오프라인 대학과의 동질감을 높이기 위해 교명을 바꾼 대학도 있다. 사이버한국외국어대의 경우 개교 당시에는 ‘사이버외국어대’라 했다가 2008년 4월 ‘사이버한국외국어대’로 교명을 바꿨다. ‘한국’이라는 단어를 넣은 이유는 오프라인 대학과의 동질성, 즉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행태 사이버한국외국어대 홍보팀장은 이에 대해 “오프라인 대학인 한국외국어대와의 동질성을 높이기 위해 교명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당시부터 사이버대가 통칭으로 쓰이면서 ‘디지털대’ 명칭은 고려하지 않았다.

‘사이버’를 앞에다 두기로 한 것도 이유가 있다. 오프라인 대학을 두고 있는 경희사이버대나 한양사이버대의 경우 ‘사이버대’를 뒤에 배치했지만 사이버한국외국어대의 경우 대학 이름 앞에 배치했다. 이 홍보팀장은 “사이버대학교임을 강조하는 효과와 함께 검색에서도 앞에 나오게 하려는 등 부가효과 때문”이라고 말했다.

만약 ‘한국외국어사이버대’라고 했을 경우 앞자의 모음 ‘ㅎ’ 때문에 나중에 나오게 되지만 ‘사이버한국외국어대’라고 했기 때문에 ‘ㅅ’ 항목에서 검색된다는 것. 이 홍보팀장은 “사이버대의 경우 인터넷 검색이 중요하기 때문에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의외로 민감해 이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고려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한국디지털대’에서 ‘고려사이버대’로 교명을 바꾼 고려사이버대는 재단의 통합과정에서 교명을 바꿨다. 고려대의 인지도와 함께 대학 인지도가 높아졌고, 홍보활동 역시 여기에 집중해 이른바 ‘대박’이 났다.

고려사이버대 홍보팀은 이에 대해 “교명이 바뀐 후 지원율이 2배 가까이 늘었다”며 “재단을 완전통합하면서 교명을 어쩔 수 없이 바꿔야 했는데 ‘고려’로 바꾸면서 상당한 효과를 봤다는 게 내부의 분석”이라고 말했다. 홍보팀은 이를 두고 “교명을 변경하자 고려사이버대가 새로 생긴 줄 아는 학생들도 상당했다”고 덧붙였다.

이들 사이버대는 단순한 교명 변경 뿐 아니라 오프라인 대학과의 동질감을 높이기 위해 대학 차원에서 정책들도 함께 추진한다. 현재 고려사이버대는 고려대와 도서관 협력 등을 사이버대생의 오프라인 대학 이용을 허용하고 있다. 오프라인대학을 둔 다른 사이버대학들 역시 도서관 이용은 물론 학점 교류를 통해 교명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이어가는 게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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