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숭실대공동기획] 국제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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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치레 버리고 내실 택한 대학들

▲ 베트남 현지 숭실대 교육센터 전경
유학생 메우기에서 교육수출로… 새 한류 일으킨다
내실 다지며 순항하는 대학 국제화

대학마다 국제화 바람이 불고 있다. 각종 대학평가에서 ‘국제화’ 지표가 포함되자 대학들이 앞다퉈 다양한 국제화 프로그램을 내세우면서 외형을 늘리는데 주력했다면, 최근에는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는 추세로 들어섰다. 본지는 숭실대와 공동으로 대학가 안팎에 불고 있는 내실을 다진 실질적인 국제화 바람을 3회에 걸쳐 조명한다. 1회에서는 제대로 된 국제화를 구축한 대학을 살펴보고, 2회에서는 국내를 넘어선 국경 없는 해외봉사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어 3회에서는 해외취업에 발 벗고 나선 대학들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 해외에 ‘교육수출’로 새로운 ‘한류’ 일으켜 = 그동안 대학가에서 ‘국제화’란 단순하게 해외교류대학 숫자를 늘리거나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얼마나 했느냐가 관건이었다. 일부 언론사가 실시한 대학평가에서 ‘국제화’ 지표가 본격적으로 포함된 탓에 대학들은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 급급해졌고 유학생의 상당수가 중국인으로 채워졌다. 때문에 중국인 유학생 편중이 가속화되면서 실질적인 ‘캠퍼스 국제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일부대학은 매년 해외교류대학이 눈에 띄게 늘어났지만 정작 교류대학에 학생을 한 명도 보내지 못하거나 한 두 명만 보내는 부작용이 속속 생겨났다. 대학들이 국제화를 외치고 있지만 외형만 키우는데 목매다 보니 ‘속 빈 강정’과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외형 늘리기에만 조급한 대학과는 달리 내실을 다진 제대로 된 국제화를 구축해 대학가의 ‘롤모델’로 자리 잡은 대학도 적지 않다. 해외에 교육수출로 현지에서 새로운 ‘한류’를 일으키고,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을 사전에 선점하기 위해 해외 고등학교까지 직접 찾아가 입시설명회까지 개최한 경우가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을 수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대학은 숭실대. 숭실대는 2008년부터 베트남 산업대에 MBA과정을 개설해 현지 경영전문가를 육성하고 있다. 앞서 2007년에는 IT 센터를 열어 현지 수요에 맞춰 IT 전문가를 배출하고 있다. 숭실대가 IT 분야가 강한 것으로 유명한 만큼 이 분야를 전면에 내세워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숭실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면서 실질적인 국제화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다.
 

구체적으로 숭실대는 베트남 호찌민산업대와 올해부터 MBA과정을 하노이·호찌민 외에 다낭캠퍼스로 확대했다. 이와 함께 금융·관광경영 과정을 추가하는 협정도 맺었다. 숭실대가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베트남 대학에 ‘교육수출’의 물꼬를 튼 것이다. 특히 호찌민시 꽝쭝소프트웨어시티는 베트남에서 IT 분야 특화단지로 유명하다. 꽝쭝소프트웨어시티는 인도 대학 건물 등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데 숭실대는 이곳에 지상 7층, 연면적 8300㎡ 규모의 ‘숭실대 IT센터’를 오픈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매입한 뒤 교육공간으로 숭실대에 제공한 것을 리모델링해 현지 대학에 뒤떨어지지 않는 교육시설로 꾸민 것이다. 숭실대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무료로 IT 교육을 실시했지만 현지에서 반응이 폭발적인 탓에 베트남 학생들에게 수강료를 받는 교육기관으로 탈바꿈했다. 숭실대는 이 같은 현지 호응에 힘입어 IT센터를 단과대로 확대하기 위해 최근 베트남 정부에 인가를 신청했다. 베트남 정부에서 인가가 떨어지면 베트남 학생들은 숭실대에서 1∼2년간 교환학생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인성 대외협력처장은 “IT와 MBA 분야를 바탕으로 베트남 대학에 ‘교육수출’을 하면서 현지에 새로운 ‘교육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며 “특히 베트남의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해 실질적인 캠퍼스 국제화 구축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해외 고교에 직접 찾아가는 입학설명회도 개최 = 동아대는 적극적으로 해외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학교가 직접 발로 뛰는 케이스로 꼽힌다. 동아대는 지난해부터 학교가 자리 잡은 부산과 일본이 가깝다는 지리적인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일본 쓰시마 고등학교에서 입학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쓰시마고교는 제2외국어 과목으로 한국어를 채택하고 있으며, 수십 명의 학생이 수업을 듣고 있다. 특히 이 고등학교에서 1년에 평균 2∼3명의 학생이 한국으로 유학을 오고 있다. 동아대는 이 고등학교 출신으로 유학 중인 학생과 동행해 입학설명회 외에 한국 유학생활 전반에 걸친 경험담과 졸업 후 진로 등에 대해 특강 형식으로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보통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해외대학에서 학부를 다니다가 단기로 유학을 오거나 한국어연수를 받는 학생이 상당수임을 감안할 때 해외 현지 고등학교 입학설명회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동아대가 학부생부터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으로 실질적인 캠퍼스 국제화 구축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송한식 대외협력처장은 “3년 전 쓰시마고등학교 학생 2명이 동아대에 입학한 것을 계기로 이 고등학교에서 입학설명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쓰시마고등학교를 거점으로 향후 더 많은 현지 학교에서 입학설명회를 개최해 일본인 유학생을 유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해외명문대 복수학위제도 ‘활발’ = 해외명문대와 복수학위제를 본격적으로 실시하면서 내실을 다진 대학도 있다. 아주대는 국내대학 가운데 최초로 해외대학과 복수학위제를 실시하면서 속속 결실을 맺고 있다. 아주대는 2001년 복수학위제를 도입하고 현재 미국의 일리노이공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텍사스 알링턴대 3곳에 한 학기 20명을 파견하고 있다. 복수학위제를 통한 졸업생은 대부분 하버드·예일·스탠퍼드 대학 등 아이비리그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Microsoft 본사와 JP 모건 등 미국 현지기업과 연구소 등에 취업하는 성과를 나타냈다. 특히 이번에 아주대 기계공학부 교수로 채용된 전용호 교수는 2001년 일리노이공대를 복수학위제로 다녀왔다. 이처럼 아주대 복수학위제도가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엄격한 선발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 마디로 ‘양보다 질’을 우선시한다. 해외대학에 교환학생을 얼마나 많이 파견했느냐가 아니라 학교 내부에서 철저한 검증을 거친 우수한 학생만을 따로 선발해 미국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아주대는 복수학위제를 일회성에 그치지 않기 위해 방학을 맞아 한국에 귀국한 복수학위생과 졸업 후 국내 기업에 취업한 복수학위 졸업생을 대상으로 총장이 직접 간담회를 진행한다. 간담회를 통해 복수학위제의 개선점을 듣고 다음 학기에 바로 반영하기 위해서다.
 

아주대 관계자는 “학부의 성공적인 복수학위 프로그램 정착에 힘입어 연구협력이 가능한 대학원 복수학위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며 “복수학위 뿐만 아니라 국제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외국자매대학으로 가는 학생 수도 해마다 5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균형을 갖췄다”고 말했다.
 

■ 국내·아시아 최초로 해외에 ‘합작대학’ =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최초로 해외에 ‘합작대학’을 설립한 학교도 있다. 동서대는 지난 5월 중국 중남재경정법대와 중국 최대 내륙도시인 후베이성 우한시에 합작대학을 설립했다. ‘한중 국제교육학원’이라는 이름의 합작대학은 우한시에 있는 중남재경정법대 안에 설립했고, 150명의 정원으로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가르치는 예술디자인 분야를 개설했다. 동서대는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위해 전공 교수진 2~3명을 현지에 파견하고, 교양과목은 중국 교수진이 강의를 담당한다. 합작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3년은 중남재경정법대에서 공부하고, 나머지 1년은 동서대에서 유학하면서 양 대학의 학위를 동시에 취득한다.
 

동서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중국에서 현지 대학과 공동으로 어학교육을 실시하거나 특정 과목을 가르치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는 있었다”며 “하지만 동서대처럼 정식으로 대학설립을 허가받아 학생선발부터 학위수여까지 한 사례는 없었던 만큼 특성화된 게임·애니매이션 분야의 교육 노하우를 중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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