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근 교육과학기술부 국제협력관

▲ 배성근 국제협력관
대외적으로 글로벌화에 따른 인적자원 이동이 빈번해짐에 따라 국가 간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해외 인적자원 유치·활용의 중요성이 증대하고 있다. 이런 정책 환경의 변화에 대응해 교육과학기술부는 2004년 ‘Study in Korea’ 계획을 수립하여 2012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유치 10만 명’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러한 정책적 노력은 고등교육의 글로벌화 추세와 맞물려 지난 7여년간 외국인 유학생 수의 증가로 이어졌다. 특히 최근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고등교육에 대한 수요 증대와 한류의 확산은 외국인 유학생 증가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04년 1만 6000여명에서 2011년 현재 약 9만여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외국인 유학생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국내 고등교육의 국제화가 빠르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가 부실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외국인 유학생 선발 시 수학 능력에 대한 검증 없이 모집해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거나, 출결관리가 되지 않아 학교에 나타나지 않는 등 학사관리가 부실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또 외국인 유학생의 불법취업, 불법체류가 사회문제화 되기도 한다. 이러한 부실 사례가 외국인들에게 한국 유학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대학의 경쟁력은 ‘평판’이 중요하다. 한국으로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한국 고등교육이 좋은 평판을 얻어야 한다. 일부 대학의 부실사례는 한국 고등교육 전반에 대한 글로벌 평판에 먹칠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유학생 유치․관리를 잘하고 있는 다수의 학교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

국내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들이 구조조정에 직면해 있는 현재,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한 학교운영 정상화 노력은 고등교육의 글로벌 추세에 비추어 옳은 방향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의 유치가 필요한 것이지 질적 수준이 보장되지 않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오히려 고등교육의 글로벌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

한국 고등교육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대학들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외국인 유학생 정책에서 질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난 5월 ‘우수 외국인 유학생 유치확대 및 관리체계 선진화 방안’을 수립했으며, 후속조치로 인증제를 도입·추진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인증제’는 모범적 기준을 제시해 국내 대학의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제고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교과부는 인증 결과를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사업(GKS) 등 각종 유학생 대상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하고, 외국정부 요청 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는 소수의 최우수 모범사례에 대해 엄격히 인증을 실시하지만 추후 국내 대학들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강화노력을 유도해 인증대상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대부분의 국내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에 필요한 여건을 갖추어 인증대학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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