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학자금과 사고 보상금을 후배들 위해 전달

▲ 건국대 수의학과 고 유혜선 씨의 아버지 유한욱 씨(사진 왼쪽)가 4일 건국대 수의과대학에 장학기금을 전달한 후 수의과대학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교통사고로 수의학도 딸을 잃은 50대 학부모가 딸의 모교에 딸의 이름으로 장학금 1억원을 기부했다.

건국대 수의학과 본과 4학년에 재학 중 지난 8월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숨진 고 유혜선 씨(당시 25세)의 아버지 유한욱씨(55)와 어머니 황명숙씨(51)가 딸의 49제(10월 5일)를 하루 앞둔 4일 김진규 건국대 총장을 찾았다.

이들은 수의과대학에 딸의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1억 원을 전달했다. 기부금은 딸이 내년 2월 수의학과 본과를 졸업하면 미국 유학을 보내주기 위해 차곡차곡 모아 온 학자금에다 사고 보상금을 보탠 금액이다.

유씨가 딸을 잃은 것은 지난 8월. 수의학 예과 2년과 본과 4년 등 6년간 학업에만 매달려 오다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둔 상태에서 차량 전복 사고를 당했다. 8월초 미국 수의사시험을 치르고 친구들 3명과 함께 공중방역근무의(병역의무)로 근무하는 동기들을 격려하기 위해 강원 고성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차량 전복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깨어나지 못했다.

고 유혜선 씨는 건국대 수의대를 다니는 6년 동안 학과수석을 독차지하고 등록금 전액감면 장학금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학업성적도 우수했다. 그동안 278학점이나 이수하면서 평균 평점이 4.38점(4.5만점)일 정도로 상위권이었다. 특히 내년 2월 수의학과 본과를 졸업하면 미국으로 유학하고 수의사로 취업도 할 예정이었으나 사고가 난지 며칠 후 미국 수의사시험 합격 통지를 받아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아버지 유씨는 “건국대 수의대를 다니는 것만으로도 정말 자랑스러운 딸이었다”며 “딸이 못다 이룬 꿈을 후배들이 이뤄주고 딸의 발자취를 동기와 후배들이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장학금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평소 딸이 공부하던 전공서적과 도서도 학교에 기증했다.

건국대는 이 장학금을 ‘유혜선 장학기금’으로 이름 짓고 수의학과 학생 가운데 가정 형편이 어렵고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지원할 계획이다. 건국대는 내년 2월 학위수여식에서 수의학과 본과 졸업생들과 함께 고 유혜선 학생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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