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채용 증가, 대학가 술렁
고졸채용 증가, 대학가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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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시장 줄어들까 긴장 분위기

기업들이 하반기 공채와 함께 고졸채용 확대 방침을 속속 발표하면서 특성화고는 환영의 목소리를 내는데 반해 대학들은 불편한 심기를 애써 감추고 있다. 고졸채용이 늘어나면서 대졸자들의 취업시장 파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졸 채용 장려 발언을 계기로 18개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은 물론 대우조선해양과 롯데, 포스코 등 대기업에서 잇따라 고졸자 채용 공고를 발표하자 대학가에서는 이 같은 고졸채용 증가가 장기적으로 대학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대표이사 남상태)의 경우 고졸자를 사무직으로 채용해 7년간 중공업사관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8년차부터는 대졸자와 동등하거나 더 높은 대우를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대표이사는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싶은 진취적인 인재들을 초청한다’는 내용의 채용설명 편지를 전국 2300여개 고등학교장에게 보내고 직접 고교를 방문해 채용설명회를 여는 등 우수한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대우조선 해양 관계자는 “현재 특성화고교는 물론 일반계고교 학생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질의 일자리에 고졸채용을 늘린다는 소식이 들리자, 취업보다 진학을 택하는 학생들이 많아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여겨졌던 특성화고교들은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교과부의 ‘선 취업 후 진학’ 정책에 따라 교과부는 취업률을 기준으로 특성화고에 재정지원과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특성화고는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재직자 전형’ 설명회를 열어 취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서서울생활과학고 취업지도담당교사는 “국영기업체나 일부 기업에서 우수 인재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며 “진학보다 취업 쪽에 희망을 거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구전자공업고 최성대 산학협력부장도 “진학 대신 취업을 택하는 학생들이 지난해보다 15%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취업률 목표치를 10%나 상향 조정했는데도 곧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졸채용이 늘어나고 특성화고의 도전이 점점 거세지면 그동안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이 과점해왔던 취업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이번에 고졸채용을 늘리기로 한 금융기관과 공공기관, 대기업의 일자리는 대졸 구직자들도 원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4년제 대학은 “크게 동요하지는 않지만 다소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인하대 취업지원팀장은 “학부모들은 취업보다 대학 진학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에 위협을 느끼진 않는다”면서도 “대우조선해양처럼 자체 인재 육성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대기업이 늘어나거나 정부 정책이 지속된다면 대학이 인재 선점 경쟁에서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수도권 소재 4년제 모 여대 취업지원팀 관계자는 "여대는 은행·증권사 등 금융기관 고졸채용 소식에 술렁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여성 대졸자를 많이 채용했던 금융계가 고졸자 채용을 대폭 늘리겠다고 함으로써 금융계 취업을 원하는 대졸자들에게는 취업문이 그만큼 좁아졌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고졸자와 대졸자의 업무·처우 차이에 대한 설명도 없어 취업을 앞둔 학생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동양미래대학 취업정보실 관계자는 “사회적으로는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보지만 이로써 전문대 졸업자들의 취업경쟁이 더 가속화될 것이다. 전문대와 대학들도 살아남을 방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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