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훼손속도 2배나 빨라져

▲ 소실 위기에 처한 반구대암각화.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꼽히는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2000년 이후 훼손 속도가 2배나 빨라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온 것이다.

울산대(총장 이철)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는 1972년과 2000년, 2008년에 촬영한 반구대암각화 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0년 이후 훼손 속도가 2배 빨라졌다고 20일 발표했다.

연구소는 암면 탈락과 균열 확장 부분이 1972년부터 2000년까지는 38곳이었던 반면 2000년부터 2008년까지는 18곳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특히 암각화 면의 훼손 상태가 심각해 전체적 탈락·균열·풍화 정도는 사진 상에서 확인된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연구소는 울산지역 생활용수 확보를 위한 댐이 건설되며 암각화가 물에 잠겼다 나오는 현상이 반복된 게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또 수몰현상 등 자연환경 변화가 암각화 보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연구소 측은 “암각화의 훼손 속도가 이처럼 심각한데 정부와 울산시는 이견만 내세우며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문화유산이 소실되는 것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1971년 문명대 동국대 교수팀에 의해 발견된 반구대암각화는 “댐 수위를 낮춰 물에 잠긴 암각화를 건져내야 한다”는 문화재청과 “울산시민의 식수원 확보가 선결돼야 댐 수위를 낮출 수 있다”는 울산시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보존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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