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이용료 결제 … 수험생 “전형료도 비싼데” 반발

대학들 “홈페이지에 동시 발표해 문제없다” 뒷짐

대학들이 수시모집에 지원한 수험생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 일정 금액의 이용료를 지불하고 합격 여부를 확인토록 유도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수험생·학부모들은 “전형료도 비싼데 합격 여부를 확인하는 데까지 돈을 내야하느냐. 대학이 입시 장사를 하고 있다”며 분개하고 있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2012학년도 수시1차 모집 합격자 발표를 진행한 대다수 대학들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합격자를 발표함과 동시에 지원자들에게 ‘A대 합격자 발표’와 같은 문구가 담긴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문제는 해당 대학들이 문자 메시지에서 바로 ‘연결’ 버튼을 누르면 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모바일 정보 이용료 2000원(건당)이 결제된다는 점이다. 대학은 무료로 업체에 서비스를 의뢰하고 업체는 수험생들로부터 정보이용료 수입을 챙기는 방식이다.

업체 관계자는 “모바일 합격자 발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대학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 대다수 대학들이 업체에 의뢰해 모바일 유료 서비스를 이용 중”이라고 밝혔다.

합격자 발표 메시지엔 ‘연결 버튼을 누르면 비용이 발생한다’는 경고 문구가  몇 차례에 걸쳐 뜨지만 합격·불합격을 당장 확인하고 싶은 수험생들의 입장에선 순간적으로 연결 버튼을 누르기 십상이다. 이와 함께 대학들이 10여년 이상 활용해오고 있는 ARS 합격 안내 서비스 비용도 30초당 650원에 달해 수험생들이 ‘바가지’를 쓰기 쉽다.

서울 P여고 박모양(18)은 “‘합격자 발표가 났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으면 ‘연결’ 버튼을 안 누를 수 없다. 합격 여부를 몇 차례 반복해서 확인하는 데다 원서를 넣어놓은 학교도 많으니 몇 만원씩 자동결제가 된 친구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 고3 아들을 둔 학부모 한지영씨(48)는 “이미 비싼 전형료를 냈는데 또 돈을 내야한다니 부당하다”며 “대학도 보내기 전에 전형료 때문에 등골이 휘는 느낌이다. 등록금도 막막한데 전형료까지 속을 썩이니 울고 싶은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대학들이 수험생들의 이름·주민번호 등을 사설 업체에 전달할 경우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이 있다는 점도 수험생·학부모들의 불만이다. 서울 Y고 윤모군(18)은 “개인 동의 없이 업체 측에 정보가 유출된다니 기분이 좋지 않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대학들은 “대학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동시에 합격자 발표를 진행하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 또 합격자 등록 기간이 끝나면 즉각 개인 정보를 폐기하므로 정보 유출 위험도 없다”며 방관하고 있다.

서울 H대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수시 합격자 발표를 하고 추가적으로 모바일·ARS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다. 합격자 발표가 났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까지는 무료 아니냐”며 “수험생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자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개인정보 유출 위험과 관련, 또 다른 H대 관계자는 “업체 측에 지원자들의 수험번호 데이터만 주기 때문에 개인정보유출 염려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대학팀 news@unn.net>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