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곤 가천대 행정학과 교수 (전 행안부 장관)]

 
“국내 10위권 내 진입이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순위권 대학으로 들어간 후에는 의학·약학·바이오나노 등 성장동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쭉쭉 뻗어갈 수 있는 저력이 있죠.”

가천의과학대와 경원대의 통합 대학인 가천대가 지난 7월 교과부로부터 통합승인을 받은 후 바쁜 걸음을 하고 있다. 가천대는 대학의 잰걸음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최근 새로 ‘가천미래위원회’(이하 가천미래위)를 구성하고 위원장에 행정안전부 장관 출신인 이달곤 행정학과 석좌교수를 임명했다.

“가천미래위는 △특성화 △교육 △연구 △학사 △대외 △행정 등 6개 분과로 구성돼 있습니다. 각 분과는 분과위원장을 비롯해 교원 11명과 행정직원 2명으로 이뤄져 총 80명의 교직원이 위원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논의되는 범위는 ‘대학 발전에 관한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합니다.”

가천미래위에서는 대학의 특성화 분야를 정하는 무거운 문제를 비롯해 신임교원 충원, 학사문제까지 다양한 논의가 오가고 있다. 이미 120명 신임교원 충원논의를 비롯해 지도교수제 도입, 1학년 대상 전임교원 강의비율 확대 등 많은 의견을 내놓아 대학 계획에 반영됐다. 실질적인 권한은 없지만 이길여 가천대 총장, 송석구 가천의과학대 총장, 김신복 가천학원 이사장만 참석하는 대학 최고회의에 이 교수가 직접 들어가 의견을 냄으로써 가장 빨리 반영되는 구조를 갖췄다.

“계획은 세우는 것보다 실행하는 것이 훨씬 어렵습니다. 대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발전계획은 금방 세울 수 있어도 집행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실수와 다툼이 발생합니다. 저는 행정학자로서, 그리고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그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이 최적경로로 명문대학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촉진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발전계획 등이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겨지면 더욱 할 일이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교수는 “가천대의 발전 전망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국내 10위권 내로 진입하는 게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일단 순위권 대학으로 들어간 후에는 의학·약학·바이오나노 등 성장동력이 충분하고 가천의과학대와 경원대 모두 전문대학과 통합한 경험을 갖고 있어 방향만 잘 잡으면 충분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 있는 어조로 말했다.

현재 이 교수는 10월 초부터 가천미래위 위원장을 맡으면서 학생 및 대학 구성원과의 스킨십을 높이기 위해 학부 강의와 대학원 강의를 하나씩 맡았다. 이 교수는 “가천대 학생들을 직접 가르쳐보니 생각보다 능력이 뛰어나고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솔직히 서울대 학생들은 내버려둬도 잘합니다. 가천대 학생들은 잠재력이 큰 만큼 인생의 귀중한 4년을 가천대에서 잘 보내면 정말 훌륭한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성껏 준비한 강의에 조금씩 달라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교육자로서의 보람도 상당하고요. 학생들에게 ‘여러분의 잠재력을 100% 살려주는 대학을 만들겠다’고 장담했으니 더욱 열심히 일해야겠습니다. 하하”

인터뷰 말미 이 교수에게 우리나라 대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느냐고 묻자 “시간을 아껴 쓰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두뇌와 몸이 가장 활발한 시기에 학생들이 잡다한 일에 신경 쓰느라 정말 해야 할 일을 못하고 있다는 걱정이다.

“학부 4년에 대학원 2년까지 20대 초반 6년의 시간은 인생에서 황금 같은 시기입니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은 인터넷·스마트폰·텔레비전 등 너무나 잡다한 것에 끌려다니고 있죠. 자기 삶에 주인이 돼 목표를 정하고 한 분야에 집중하기 바랍니다. 누구나 1만 시간이면 전문가가 된다고 합니다. 대학생은 하루에 10시간씩 3년간 한 분야를 판다면 분명 그 분야의 전문가가 돼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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