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소셜커머스 ‘가쿠가쿠’

▲ 가쿠가쿠에서 쿠폰을 구매하면 삽겹살 2인분과 공기밥 2개, 음료와 소주까지 모두 만원에 먹을 수 있다.
지역 기반형 소셜커머스로 재학생과 주변 상권 ‘윈(Win)-윈(Win)’

‘반값 커피’, ‘반값 피자’, ‘반값 삽겹살’…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즐겨먹는 것으로 유명한 커피와 삽겹살을 정말 ‘반값’에 먹을 수 있다면 어떨까.

최근 소셜커머스 열풍이 거센 가운데 대학가 최초 지역 기반형 소셜커머스를 실시하고 있는 대학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바로 가톨릭대 ‘가쿠가쿠’. ‘가톨릭대 쿠폰’의 줄임말인 가쿠가쿠는 가톨릭대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홈페이지(http://www.gakugaku.co.kr)에서 쿠폰을 구입해 학교 주변의 맛집을 반값에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가쿠가쿠는 ‘반값 등록금’ 이슈와 맞물리면서 가톨릭대에서 누구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로 인기가 좋다.

현재 가쿠가쿠를 접속하면 역곡역 근처에 있는 화덕피자를 44% 할인된 가격인 14000원, 학교 주변 고기집에서는 삽겹살 2인분과 공기밥 2개, 음료 1병, 소주 1병, 냉면까지 모두 합쳐 50% 할인해서 10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가쿠가쿠는 지난 1학기에 가톨릭대 재학생 4명이 뭉쳐 학습 커뮤니티를 꾸리면서 시작됐다. 당초 소셜커머스를 분석하기 위한 학술모임이었지만, 대학가에 벌써 있을 법한 소셜커머스가 여태껏 없다는 점을 주목하고 직접 소셜커머스를 만든 것.

이들은 기존 소셜커머스가 일부 대학가나 대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번화가를 중심으로 반값 쿠폰을 남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맛과 서비스가 떨어져 ‘뜨내기’ 손님만 늘어난 단점을 파악했다. 반면 학생들은 학교 주변에서 매일 점심과 차 한 잔 정도를 사먹는 점을 가쿠가쿠는 놓치지 않고 포착해 학교 주변 지역에 기반한 소셜커머스를 기획했다.

결과는 대성공. 유명 소셜커머스가 일회성 방문에 그쳤다면 가쿠가쿠는 재구매율이 두드러질 정도로 높았다. 실제로 가쿠가쿠와 손잡은 가톨릭대 주변의 한 카페는 반값 쿠폰 150장이 모두 동났다. 이 카페 사장은 “최근 스폰서 중에서 가쿠가쿠가 가장 효과가 좋았다”며 “반값 쿠폰을 구매해 한 번 찾은 학생이 다시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가쿠가쿠 덕분에 가톨릭대 주변 상권은 활기를 띄고, 학생들은 맛집에서 반값에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일종의 ‘윈(Win)-윈(Win)’인 셈이다.

하지만 가쿠가쿠에서 반값 쿠폰을 한 장 내놓는데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4명의 학생이 재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주변 맛집을 직접 설문조사하고, 또 대학가 상권을 샅샅이 훑으면서 업주와 가격과 메뉴를 협상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다 반값 쿠폰으로 발행할 메뉴의 사진 촬영부터 편집까지 쉬운 일이 없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쿠폰의 사진과 디자인이 예뻐야 학생들의 구매율이 높고 가쿠가쿠도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쿠가쿠 대표 양제웅(철학과·3)씨는 “가쿠가쿠를 처음 만들 때 기본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탓에 인프라를 구축하는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지난 학기에는 30만원의 적자를 낼 정도”였다며 “몇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이제는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도 도입하고, 학생도 15명으로 늘어나 영업·회계·마케팅 분야에서 활동해 제법 모양새를 갖췄다”고 말했다.

또 양 씨는 “경기와 인천지역 학생들이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 보다 상대적으로 문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폭이 좁다”며 “향후 경인지역을 묶어 제대로 된 대학생 소셜커머스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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