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낮은 가격에서 해결하기가 가장 어려운 점입니다. 가격이 현실적으로 인상되면 그들의 불만을 해결하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대학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의 이 같은 푸념은 학내 식당을 운영하는 거의 모든 업체의 입장을 대변해 주고 있다. 특히 사업규모가 작은 업체일수록 이 같은 운영문제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외식 전문업체에 외주를 주고 있는 경희대, 국민대, 성균관대 등 서울소재 일부 사립대학의 학생식당의 가격은 1천~2천5백원 선으로 3천~5천원 정도하는 학교 주변 식당보다 저렴하고 칼로리를 고려해 양장피 덮밥, 갈비탕 등 다양한 메뉴를 준비해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하루 평균 3천~4천5백여 명의 학생들이 찾아와 식사를 하는 국민대 학생식당의 경우 업체가 학생들과 직접 만나기도 하고 식당내에 설치된 ‘고객의 소리함’과 온라인을 통해 불만사항을 접수하는 한편 다양한 식단을 마련해 20여 가지의 메뉴를 제공하는 등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학생들의 요구가 다양해 언제나 한계에 부딪힌다는 게 식당업체 측의 설명이다. 이 대학 백남욱 영양사는 “식자재와 관리운영비 등 부분에서 비용인상요인이 있음에도 학생식당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곤란한 실정이라 학생들의 불만을 모두 해결해 줄 수는 없다”며 “학교에서 직접 운영을 하는 경우엔 각종 세제 혜택도 있을 수 있지만 외부업체의 경우 부가세를 신고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식단은 그만큼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부 식당업체에게 운영상의 지원을 해 줘도 도저히 이윤을 남길 수 없다는 이유로 식당운영을 중단하는 사례도 있다. 학교주변에 식당이 많은 광운대의 경우 영양사와 세척 아르바이트 학생 등 총 17명에 대한 인건비와 전기세를 학교 측이 부담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학생식당 업체가 자리를 비웠다. 이 대학 관계자는 "식당이 운영되는 동안 학생들의 많이 찾아오지 않아 경영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재는 업체가 빠져나간 식당자리를 두 개인사업자가 분식과 일품식 등을 각각 제공하면서 학생을 받고 있다. 전체 학생수가 7백30명 규모인 제주지역 한 대학의 학생식당 업체는 2천2백원의 가격에 비해 부실한 식단을 학생들에게 제공해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업체 대표는 “이용 학생이 적을 뿐더러 제주도의 특성상 식자제의 운송비용 등이 육지보다 비싸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나름대로 학생들의 불만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 한 뚜렷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대학의 학생복지처 박 모 계장은 "학생과 학교, 식당업체간의 상호 신뢰가 문제해결의 가장 중요한 열쇠”라며 “역지사지로 한걸음 물러서 각자의 입장을 헤아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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