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메일에 악성코드 … 대학 “북한 소행 가능성 있다”

최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졸업생들의 이메일 계정에 누군가 악성코드를 퍼뜨려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돼 국가정보원이 조사에 착수했다. 대학 측은 정보보안 업무를 다루는 학과 특성상 이번 사건이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 국가정보원에 신고하고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16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등에 따르면 최근 이 대학원 졸업생 50여명의 대학원 내부 이메일 계정에 악성코드가 포함된 스팸메일이 전송됐다.

이 스팸메일을 열면 문제의 악성코드가 컴퓨터와 이메일 서버에 침입해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이나 첨부한 이미지 파일 등을 악성코드 유포자가 읽을 수 있게 된다.

대학원 관계자는 “메일을 받은 졸업생들의 졸업 기수가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졸업생 명단, 전자우편 주소 등이 적힌 동기생 수첩을 누군가가 입수해 메일을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학 측은 국정원에 수사를 요청했으며, 국정원은 대학원으로부터 내부 전자우편 서버를 넘겨받아 스팸메일 발신지를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원 관계자는 “이번 해킹이 북한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국정원에 신고했다”며 “우리 대학원 졸업생들이 국정원이나 정보보안 관련 회사에 많이 진출하기 때문에 이를 노린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은 내년 북한의 사이버 테러 등에 맞설 사이버 전쟁 전문 장교 육성을 위한 사이버국방학과를 신설할 예정이어서 대학원 내부에선 “북한 해커들의 선제공격”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학원 관계자는 “교직원들은 물론 학생들 사이에서도 ‘북한 소행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학원 자체 이메일 서버를 폐쇄하고 보안성이 보다 좋은 고려대 전체 메일 계정과 통합하는 등 보안을 보다 철저히 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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