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자 없거나 단독 후보 잇따라 … 서울과 대조적

“취업 압박감 더 심하고 사회 이슈에 덜 민감”

지방대 총학생회 선거가 학생들의 무관심 속에 ‘후보 난’을 겪고 있다. 서울 주요 대학들의 총학생회 선거가 반값등록금, 국립대 법인화 등 각종 대학가 이슈들과 맞물려 3~4파전 구도로까지 확대되며 열기를 띄고 있는 것과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지방대 관계자들은 “지방대 학생들은 수도권 대학 학생들보다 취업에 대해 더욱 극심한 압박감을 느낀다. 또 각종 사회 이슈들이 서울을 중심으로 발생·진행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도 지방대 학생들은 무딜 수밖에 없다”며 “총학생회 참여보단 열심히 취업을 준비하는 게 낫다는 데 대다수 지방대 학생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16일 대학가에 따르면 한국교원대는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총학생회장 후보 등록을 실시했으나 출마자가 없어 선거를 무산키로 했다. 한국교원대 학생들은 일단 총학생회를 구성하지 않고 각 학과 대표들이 참여하는 확대 운영위원회 체제를 운영키로 했다.

전북대의 경우 최근 총학생회장 선거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단 1개 팀만이 출마했다. 전북대 총학생회 선거에 단일 후보가 출마한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타 지방대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가야대·대구한의대·위덕대·전주대·청주대·초당대·충북대·호남대 등 상당수 지방대 총학생회 선거에 단일 후보 출마가 잇따르고 있다. 또 단일 후보가 아니라고 해도 2개 팀 이상이 출마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처럼 지방대 총학생회 선거가 활기를 띄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취업에 대한 극심한 압박에 있다. 취업이 대학생들이 해결해야 할 0순위 과제로 자리매김하면서 조직이나 대학 현안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전주대 학생지원실 전재홍 학생지도계장은 “지방대 학생들의 경우 ‘지방대생’이라는 열등감을 좋은 곳에 취업해 극복하려는 생각이 강하다. 취업이 학생들의 최우선 순위”라며 “취업을 준비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에 봉사직인 총학생회 간부를 맡기로 결심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방 A대 총학생회장도 “일상화된 취업난에 총학생회 선거는 점점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큰 만큼 지방대 학생들은 수도권 지역 학생들보다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사회 이슈가 서울을 중심으로 발생·진행되는 것도 주요한 이유다. 사회 이슈들을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수도권 대학 학생들이 총학생회 참여를 원할 가능성이 높은 게 당연한 것이다.

강승신 가야대 총학생회장은 “요즘 등록금 문제가 대단한 이슈로 떠올랐지만 전국적 집회는 서울 중심이다 보니 지역에선 열기가 대단하진 않다”며 사회 구조상 지방대 학생들이 각종 이슈들에 무딜 수밖에 없음을 밝혔다.

한편 서울 주요 대학들의 총학생회 선거의 경우 고려대·연세대·중앙대(서울)는 4파전, 서울대·성균관대는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현재 대다수 후보자들이 주요 공약으로 ‘등록금 인하’를 내걸고 선거 운동 열기를 더하고 있다.

<민현희·이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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