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현장실습사업 축소·GHC는 4년제에 잠식

전문대학이 추진 중인 국제화 사업들이 내년도에 상당 부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우려하듯 지난 7일 열린 전문대학 교육포럼에서는 국제화 사업들에 대한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유난히 높았다.

특히 트랙2로 진행된 ‘전문대학 국제화포럼’에서는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기우 인천재능대학교 총장, 이하 전문대교협)가 강하게 이끌어 오던 ‘전문대학생 해외현장실습 사업(이하 해외현장실습)’에 대한 축소 우려와 ‘해외산업체 연계 유학생 교육선도 전문대학 육성사업(이하 GHC(Global Hub College))’ 위축에 대한 경고가 나왔다. 경쟁 상대인 4년제 대학이 전문대학의 파이를 상당부분 잠식하면서 내년 전망이 어둡다는 우려들이었다.

이날 2012년 해외현장실습 사업 방향을 설명했던 이명주 전문대교협 대외협력부 대리는 “지난해 50억원이었던 예산이 내년에는 46억원으로 축소된다”며 “이에 따라 1인당 국고 보조금 변동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4년제대와 사업이 통합 시행되면서 파견경비를 맞추는 과정에서 전문대학과 학생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뜻이었다. 이 대리는 “영어권의 경우 지난해는 학생 1인당 국고보조금이 900만원이고 대학의 대응투자가 180만원, 그리고 학생자부담은 없었다”며 “내년에는 국고보조금이 700만원으로 줄어든다. 반면 대학의 대응투자는 210만원으로 늘어나고, 학생의 자부담 역시 국고지원금의 10~20%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권 역시 700만원이던 국고보조금은 550만원으로, 중국권의 경우 500만원이던 국고보조금은 350만원으로 축소된다. 부족한 부분은 대학의 대응투자와 학생자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온다.

이 대리는 이와 관련 “교과부는 ‘4년제 대학에 비해 전문대학의 지원이 더 많기 때문에 이를 조절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전문대학 학생들의 어학 실력이 4년제대 학생들에 비해 뒤처지고, 숙식에 대한 부담도 크다. 그리고 전문대학 학생들이 저소득층인 점을 감안하면 이를 동등하게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대교협과 상의해 매해 단계적으로 이를 조절할 계획이다. 향후 전망이 상당히 어둡다”고 우려했다.

해외 유학생 유치에 대한 전망 역시 밝지 못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날 ‘전문대학 유학생 유치 모델연구’를 발표한 안정근 김포대학 국제교육원장은 “유학생 숫자가 4년제대는 계속 늘고 있고 전문대학은 줄고 있다”며 “전문대학의 경우 2008년 기점으로 그 숫자가 6500명에서 현재 2491명으로 줄었다. 매우 빠른 하향곡선을 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원장은 이에 대해 “보통 유학생들이 경영학과에 대부분 진학했지만 최근 3년 사이 예체능·공학계열 진학이 조금씩 늘고 있으며, 중도탈락율도 2009년 21.6%에서 2010년 13.1%로 줄었다. 이런 현상은 상당히 바람직하다”면서도 “이처럼 유학생 유치가 양적 성장에서 질적 내실화 단계로 진입했지만 노력한 것에 비해 결실은 크지 않으며, 또한 4년제 대학들이 매우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 원장은 “어떤 4년제 지방대에서는 파티를 열고 김포대학 유학생들을 모아 유학생들에게 ‘우리대학으로 학교를 옮기라’는 제안도 했었다”며 “‘한 학기에 등록금 50만원만 내면 된다. 토픽 4급만 따면 입학금을 면제해주겠다’ 등으로 유학생들을 빼가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이처럼 4년제 지방대도 생존을 위해 공격적으로 달려들고 있어 전문대학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수익성 부족과 유학생 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전문대학이 유학생 유치를 포기하고 있는데 그러면 안 된다”며 “해외 고등학교와 연계, 취업 필수 알선, 현지 교육 기반 확보, 국가 다변화, 현지 동문회 조직 구축 등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김재홍 기자 gizoong·duncan21@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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