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진 본지 논설위원·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교수

 
‘교육지백년대계(敎育之百年大計)’라는 옛말이 있다. 교육을 먼 앞날까지 내다보고 체계적으로 잘 세워야 나라를 건강하게 이끌 국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교육문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인재양성의 핵심적 사안이 되어왔고 시대가 바뀌어도 항상 국가와 사회의 화두가 되어왔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근대교육의 역사만 볼 때 우리나라는 이제 약 한 세기 정도를 갓 넘긴 나라이다. 결코 길지 않은 근대교육의 역사인데다가 일제 식민지와 한국전쟁 그리고 권위주의적 시대 등과 같은 난국의 시기를 고려하면 그야말로 제대로 된 한국의 근대교육의 역사는 일천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지난 한 세기의 교육에서 과학기술의 발전과 시대 변천사적 추이의 측면으로만 보아도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격변의 시대를 쏜살같이 달려왔음을 알 수 있다. 농경사회로부터 산업사회 그리고 정보사회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한국의 교육은 짧은 시간 안에 초고속 성장을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비록 짧은 시기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육은 실로 많은 것을 이루었다. 시급한 산업근대화를 추진하기 위한 산업인력양성부터 정보화 사회의 안착과 미래 성장 동력을 구축하기 위한 인재양성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는 중등교육은 물론 특히 대학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과 프로그램들을 가동해왔고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사회의 초고속성장에 맞는 인력양성을 너무 급하게 추진한 결과 질적 내실보다는 오히려 외형성장에 너무 치중하지 않았나 하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소위 외화내빈 교육정책을 양산한 교육행정이 졸속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었다. 시대적 상황이 낳은 한계라는 자위를 해볼 수도 있겠으나 선진 일류 국가로 진입하기 위한 대학의 교육개혁이라는 대과제를 고려한다면 결코 그러한 스스로의 위안에 안주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글로벌 시대의 혁신적 대학교육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국가적 과제가 되었다. 우리나라가 처한 교육현실은 지난 일이십년 전의 그것과는 판이하다. 특히 전문인력과 인재양성이 곧 국가경쟁력 향상의 첩경임을 고려할 때 교육개혁의 고삐는 한 시라도 늦출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교육의 선진화를 위한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몇 가지만 그 예로 들어보자. 그간 추진되어 온 교육역량강화와 산학협력 그리고 대학교원경쟁력강화와 대학구조개혁의 문제 등은 이제 더 이상 피해갈 수 없는 교육개혁의 화두가 됐다.

이제 대학사회에서는 ‘잘 가르치는 것’이 화두가 되고 있고 이에 따라 ‘잘 가르치는 대학’(Ace University)이 교육수혜자인 대학생들로부터도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물론 교육개혁문제를 두고 일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공감대 형성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충분히 해결 가능한 사안이라고 본다.

이제 2011년의 해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인재양성을 위한 과학기술분야의 혁신 그리고 진로직업교육과 창의적 인성교육을 위한 교육의 질적 제고에 교육행정은 물론 대학현장에서의 혁신적 노력이 교육지백년대계를 위해 또 한 줌의 건강한 흙으로 썩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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