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인재-국제실무 기회 제공으로 ‘윈윈’

▲ 제9기 KOTRA 인턴 학생 103명과 박철 한국외대 총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 학기 동안 세계 곳곳의 해외무역관에 학생들을 파견하는 한국외대-KOTRA 인턴십 프로그램이 최근 모범적인 국제교류 및 산학협력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졸업생 3명이 KOTRA에 정식 입사하고 졸업생 95%가량이 공기업·대기업에 취업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사실이 알려지면서 KOTRA 인턴십은 학교·기업·학생 모두가 만족하는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외대는 2007년 6월 KOTRA와의 교류협정을 통해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KOTRA로서는 다양한 외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어대 인재들을 활용하고, 한국외대는 KOTRA를 통해 학생들에게 해외에서 언어와 실무를 동시에 익힐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두 기관의 수요가 딱 맞아떨어졌다.

2008학년도 1학기 처음 파견된 인턴 학생들의 수는 16명에 불과했다. 한국외대는 모든 학생들에게 “다음 학기엔 더 많은 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라”고 주문했고 불과 4년 만에 103명으로 파견 규모가 대폭 늘었다. 파견 국가도 14개국에서 80여개국으로 크게 증가했다.

한국외대 국제교류팀은 비자 업무부터 학생들 장학금 유치, 상시 학생 상담 등 프로그램의 활성화·내실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이 같은 대학의 노력에 힘입어 인턴십 프로그램에 대한 KOTRA와 학생들의 만족도도도 상당히 높아졌다.

이 대학 국제교류팀 김보명 대리는 “무역관장이 보내온 학생들의 근무성적표를 살펴보면 무역관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고 그 중 일부는 한국외대로 ‘훌륭한 학생을 보내줘 고맙다’는 메시지를 주기도 한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학생들 역시 만족을 표했다. 김현경(중국어과 4)·고은해(스칸디나비아어과 4)·서래연(프랑스어교육과 3)씨는 “후배들에게 ‘무조건’ KOTRA 인턴십을 추천한다”고 입을 모았다.

▲ 한국외대-KOTRA 인턴십 기참가자. 왼쪽부터 고은해씨, 김현경씨, 서래연씨.

중국 서안에 파견됐던 김현경씨는 “인턴생활을 한 6개월 동안 가장  중국어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현지인들에게 제품 판매·시장 조사 등 목표가 뚜렷한 업무를  수행해야 했기 때문에 외국어 실력도 자연스럽게 향상됐다는 것이다.

또 벨기에 브뤼셀에 파견됐던 서래연씨는 “전화 업무와 보고서 작성, 해외 바이어 섭외 등 기본적인 무역 업무와 비즈니스 용어, 업무 태도를 배울 수 있어서 뜻 깊었다”며 실무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은해씨는 ‘더 큰 기회와 가능성’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파견됐던 고은해씨는 본래 한 학기만 머물 예정이었지만 해당 무역관의 부탁으로 한 학기 더 체류하며 무역관 업무를 수행했고, 귀국한 후에도 인턴십 경험을 살려  내년 5월 예정된 ‘2012 여수 엑스포’에 참가할 덴마크 팀의 업무를 맡게 됐다.

고씨는 “공적인 업무를 하다 보니 우리나라 대통령, 국회의원 등 중요 사절단이 현지를 찾아오면 준 외교 관으로서의 일도 수행하게 된다”며 “교환학생으로는 할 수 없는 일, 만날 수 없었던 사람을 접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또 다른 기회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꿈과 포부도 KOTRA 인턴십을 통해 더 커지고 분명해졌다. 최근  삼성전자·SK텔레콤·현대모비스 등 쟁쟁한 대기업으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은 김현경씨는 “수출전문가로서  우리 경제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스칸디나비아 현지 경영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인 고은해씨는 “서비스경영 전문가가 돼 이질적인  문화를 접목하고 나아가 나만의 사업을 일으키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서래연씨 역시 “불어 통번역 전문가가 돼 우리나라와 불어권 국가들의 교류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외대는 KOTRA 인턴십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확대하는 한편, 내실을 기하는 데도 꾸준히 노력할 방침이다. 김보명 대리는 “가장 뚜렷한 성과를 거두는 프로그램인 만큼 앞으로도 규모를 더 키우면서도 내실도 다질 예정”이라며 “학생들의 장학금 및 현지 생활보조금 유치 등을 발로 뛰어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일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법학관에선 ‘제9기 한국외대- KOTRA 해외무역관 인턴 발대식’이  열렸다. 이날 발대식엔 내년 상반기 KOTRA 해외 무역관에 인턴으로 파견될 103명의 학생들이 참가해 또 다른 도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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