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

▲ 박홍규 교수(앞줄 가운데)와 고려대 극미세 나노선 광소자 연구단 소속 연구원.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 박홍규 교수와 강주형 박사, KAIST 서민교 교수가 주도한 연구팀이 500㎚ 크기의 금속 안테나를 사용해 모든 종류의 나노·바이오 물질을 다룰 수 있는 새로운 빛 집게를 만들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13일자에 실렸다.

이 빛 집게를 이용하면 DNA(유전자)와 같은 나노급 바이오 물질 등을 효과적으로 옮기거나 제어할 수 있다. 특히 나노미터(㎚, 10억분의 1m) 단위 크기의 작은 입자를 손상 없이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

나노급 입자의 경우 너무 작아 일반적 방식으로는 단순히 위치를 옮기는 일조차 쉽지 않다. 따라서 물질이 빛의 세기가 큰 쪽으로 힘을 받는 성질을 이용, 보통 레이저 빛으로 입자를 잡아 제어하는 기술(광포획)을 사용한다. 레이저 초점 쪽으로 나노 입자들이 모여 붙으면 이를 옮기는 방식이다.

그러나 기존 방식대로 레이저 빛을 렌즈로 모아 초점을 맞출 경우 강한 빛 때문에 옮기려는 나노물질이 망가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또 빛의 파장 이하로는 초점을 정밀하게 맞출 수 없기 때문에 제대로 빛 집게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 초점 크기보다 작은 수 십㎚ 크기의 입자는 광포획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 것이 ‘표면 플라즈몬(surface plasmon)’을 활용한 빛 집게다. 표면 플라즈몬은 빛과 전자가 결합해 금속 표면을 따라 집단적으로 진동하는 파동을 말하는데, 레이저 빛을 나노급 크기의 금속 안테나에 쪼이면 표면 플라즈몬 현상 때문에 안테나 가장자리에 빛의 파장보다 작은 초점이 만들어진다.

이번 실험에서 연구진은 금을 소재로 안테나를 ‘나비’와 비슷한 형태로 만들고 근적외선 영역(980㎚ 파장)의 레이저 빛을 쪼이자 이 안테나는 표면 플라즈몬이 도넛 모양으로 형성되면서 안테나의 안쪽에는 약한 빛의 초점이, 가장자리에는 강한 빛의 초점이 만들어졌다.

굴절률이 높은 물질의 입자는 안테나 가장자리에서, 굴절률이 낮은 물질의 경우 안테나 안쪽에서 잡아내므로 결국 굴절률에 상관없이 모든 입자를 제어할 수 있는 것.

박홍규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나노 빛 집게를 사용하면 큰 실험실이 없어도 손톱만한 크기의 작은 칩 위에서 나노 입자를 다룰 수 있다”며 “차세대 나노, 바이오, 광 산업의 핵심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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