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이양과 면밀한 평가가 관건

대학행정의 효율화를 높이고 조직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각 대학에 도입된 ‘팀 제도’가 형식적 변경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팀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내부적인 권한이양, 인사평가제도 등 소프트웨어의 수정 없이 틀만 바꿔놓았다는 것이다. ◆평가와 권한이양이 관건 기업의 팀 제도는 성과가 명확하게 측정 돼 그것을 인사고과나 급여에 대한 반영으로 이어지는 반면 대학조직으로서 한계가 있고 교육서비스를 제공해 성과를 내는 대학조직의 특성상 이 서비스에 대한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앞선다. 한양대는 지난 2001년 기획, 입학업무 등 14개 부서에 팀제를 도입했다. 대학 측은 경쟁력을 높이고 업무효율을 증대하기위해 팀제를 도입했지만 보수적인 대학조직의 특성상 성과를 중시하는 이 제도는 정착되기 힘들다고 밝혔다. 한양대 관계자에 따르면 팀제 도입 이후 이와는 별도로 우수 교직원이나 우수부서를 선정하고 있지만 팀제에 의한 별도의 성과를 측정하는 평가는 없는 상태라며 급여체계도 연봉·성과급이 아닌 호봉제로 이뤄져 있다. 입학팀은 올해부터 과부제로 전환되기도 했다. 조남재 한양대 경영평가실장은 “그동안 평가실의 활동이 많지는 않았다”며 “자기평가를 중심으로 한 측정도구를 개발해 올해부터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문제 이외에 권한이양문제도 제기됐다. 현재 팀장은 과·부제 시절 과·부장의 역할정도로 팀제의 본연의 모습인 탄력적인 업무추진이 불가능 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팀제를 도입한 한성대 관계자는 “이 제도는 팀장에게 일정정도의 권한이 있는 상태에서 운영이 돼야 팀별운영의 의미가 있는 것인데 현 상태는 책임만 있고 권한은 없는 모습으로 기존 부서제 일 때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학운영에 맞는 제도운영이 중요 2002년 팀제를 도입한 건국대도 이러한 어려운 점을 반영해 팀장에게 업무분장에 재량권을 주고 연중에 팀을 평가하는 안도 기획하고 있다. 건국대 기획팀 정우영 과장은 “다양한 업무가 대학조직에 있는 만큼 조직현실에 맞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균관대는 지난 97년부터 팀제를 전면 도입해 이제 정착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입당시 역시 같은 이유로 구성원들의 불만이 많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팀장에게 부서원들에 대한 고과평가 권한, 예산범위 전결권 등의 권한을 부여하고 목표관리시스템(MBO)을 통해 평가해 인사에 반영하는 등의 노력으로 이 제도를 정착시켰다. 학교 측은 “제도를 도입하는 것의 중요성 보다는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대학의 실정에 맞게끔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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