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모집 돌입···‘특성화’보다 ‘수요층’ 관건

▲ 사이버대 특수대학원 개설현황과 1차모집 결과
이달 초 1차 모집을 마감한 7개 사이버대 특수대학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일부는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모집을 완료했지만, 일부 사이버대는 정원을 채우지 못한 채 이번주부터 2차 모집에 들어갔다. 이번 모집에서 성패를 가른 것은 학과 특성화보다 대학원 수요의 여부였다. 현재 ‘1강·3중·3신’으로 구성된 사이버대 대학원 판도가 이에 따라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안정적인 ‘1강’ 굳히나= 대학원을 가장 먼저 개설한데다가 선발인원 규모가 350명으로 최대인 ‘1강’ 한양사이버대는 3차년도 대학원 모집에서 나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10개 전공 중 심리상담전공과 올해 첫 개설한 교육공학전공을 제외한 8개 전공이 전공이 추가모집에 들어가지만, 전체 경쟁률이 2.5대 1에 달해 대학원 운영에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백대현 대학원 팀장은 미달된 8개 전공에 대해 “6개 전공은 사실상 1차 모집을 완료했지만 결원이 생기면서 추가모집에 들어가게 된 것”이라며 “사실상 1차 모집을 하지 못한 미디어 MBA 전공은 기존 미디어 분야 학과들의 시장 자체가 워낙 한정돼 있어서, 디자인기획전략 전공은 홍보가 부족해서로 분석하고 있다. 향후 보완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1차 모집을 완료한 심리상담전공과 올해 첫 개설한 교육공학전공은 특성화가 탄탄한데다가 경쟁률도 최고 수준을 기록해 만족한다는 평가다. 백 팀장은 이와 관련한 대학원 향후 운영 방안에 대해 “사이버대 대학원이 수익을 낼 수 없을 거라는 이야기가 많다. 사실상 수익을 내려면 일정 정도 인원을 선발하는 ‘규모의 경제’로 가야 한다”며 “한양사이버대의 경우 규모의 경제는 서서히 확대해 나가고 내년부터는 전공별 모집이 아닌 대학원별 모집을 통해 이를 늘릴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원소스 멀티 유즈’를 이용한 콘텐츠 마련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 ‘3중’ 서울사이버대 웃어= 올해 두 번째 학생을 받은 ‘3중’인 경희사이버대·서울사이버대·원광디지털대 중에서는 서울사이버대가 유일하게 1차 모집을 완료했다. 상담심리전공은 78명 모집에 450여명이 넘게 몰려 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사회서비스전공은 2.4대 1을 기록했다. 김호종 대학원 교학팀장은 “상담심리 전공은 작년에도 경쟁률이 높아 60명에서 78명으로 증원된 전공”이라며 “특성화에 성공하고 무엇보다 수요층 분석을 제대로 한 후 모집을 했기 때문에 지원이 몰렸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에 대해 “상담심리 분야는 온·오프라인 대학들이 앞 다퉈 학부에 학과를 개설하면서 포화상태로 가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특성화된 학사 전공이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고 본다”며 “학부를 졸업한 학생들이 쌓여 그동안 잠재수요를 구성하고 이 부류가 대학원으로 이어진 것”이라 설명했다. 김 팀장은 또 상담심리 분야와 관련 “학사와 석사의 자격증 시험 응시자격이 다른 점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웰빙문화대학원 자연건강학과에서 48명을 선발한 원광디지털대의 경우 미달을 기록했다. 자연건강학과라는 전공 자체가 특성화하긴 했지만, 특성화가 워낙 강해 오히려 이에 대한 지원층이 옅었다는 분석이다. 김남규 대학원 담당은 이에 대해 “자연건강학과의 경우, 전공 특성화는 어느 전공보다 강하다”며 “특성화보다 수요층 분석이 미흡했다. 교육과정이 약선을 중심으로 편성돼 있는데, 요가명상학과의 과정 등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수요층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희비 엇갈린 ‘3신’= 지난해 10월 인가를 받은 후 바로 학생모집을 시작한 ‘3신’ 대구사이버대·사이버한국외대·세종사이버대는 이번 모집에서 극명하게 희비가 교차했다. 첫해임에도 불구하고 대구사이버대와 사이버한국외대는 정원을 모두 채웠고, 세종사이버대는 2차 모집에 들어간다.

대구사이버대의 경우 설립 첫해인데다가 지방에 위치한 대학이라는 약점을 발로 뛰어 극복한 사례다. 특히 40명 중 비전공을 20명이나 모집하는 등 향후 가능성도 밝다. 임지향 미술상담학과 대학원 주임교수는 이에 대해 “상담 분야가 뜨는 분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7년 전부터 학부를 잘 관리한 덕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임 주임교수는 “오프라인에서 개설하는 학부들과 겨루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혼합한 ‘블렌디드 러닝’을 지향하고, 일주일에 두 번씩 진행하는 특강에 졸업생을 꾸준히 불렀다”며 “이번 성공을 바탕으로 이후 상담심리학과와 놀이행동상담학과 등 2개 전공 개설에도 주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이버한국외대의 경우 ‘한국외국어대’라는 오프라인 대학 인지도와 수요층이 두터운 ‘TESOL’ 분야를 공략해 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임우영 대학원장은 이에 대해 “사이버한국외국어대 재학생 5000여명 중 1000명 안팎이 TESOL 전공자”라며 “대학원 설치인가를 준비하는 컨설팅 과정에서 실시한 외부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TESOL 석사과정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았다. 이런 준비 때문에 모집에 성공을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학원장은 또 “대학원만의 특색인 ‘직접참여형’ 커리큘럼을 운용해 대학원을 키울 예정”이라며 “내년 가을 사이버한국외대 단독교사를 완공한 후에는 석사과정 전공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48명 모집을 완료하지 못한 세종사이버대는 정보보호학과라는 전공의 특성과 지원 학생의 수준에 대한 고려가 더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수영 대학원장은 “48명 중 1차에서 18명밖에 채우지 못했다. 유일하게 이과 전공인 점 때문에 지원자가 적었고, 전문성을 요하는 전공이기 때문에 지원 학생들 중에 떨어진 학생이 많았다”며 “표면적으로는 미달이지만 미래를 생각할 때 이런 결과는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학원장은 이와 관련 “디도스 사태 등을 볼 때 정보보호학과는 분명 ‘트렌드’가 잘 맞는다”며 “신설된 대학원인데다가 1차에는 노출이 저조했다는 분석이 나와 2차 모집부터는 대학원 알리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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