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우스대 10%, 올해 찰스턴대 22% 인하

 
미국의 한 사립대가 등록금을 파격적으로 인하한 가운데 미국 대학 전체에 등록금 인하 바람이 불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에는 재정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경고해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찰스턴대가 등록금을 22% 인하한다고 밝혔다.

찰스턴대는 오는 8월 입학하는 신입생부터 연간 등록금을 22% 인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등록금을 2만 5000달러(약 2800만원)에서 1만 9500달러로 낮췄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해 입학 예정이던 학생 30명이 다른 학교로 옮긴 것이 계기가 됐다. 이 때문에 신입생 수가 10년 만에 처음 줄면서 작은 규모의 사립대지만 당혹스러운 상태가 됐다.

에드워드 웰치 찰스턴대 총장은 “이 일을 계기로 가족들이 등록금 비용을 걱정한다는 걸 깨달았다”며 “실제 비용에 가깝게 등록금을 책정했다”고 말했다.

미국 대학들은 대체로 학생들이 등록금의 약 33%를 장학금이나 재정 지원으로 받는다는 점을 감안, 등록금을 높게 책정해 왔다. 그동안 등록금에 거품이 있었다는 얘기다.

웰치 총장은 “대학 재정 악화로 학생들에 대한 재정 지원이 감소한 만큼 이를 반영해 등록금도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1400여명의 학부생이 다니고 있는 찰스턴대는 이번 조치로 학생 수를 5년 안에 2500명까지 끌어린다는 계획이다.

웰치 총장은 “다른 대학들도 학생들이 실제로 내야 하는 수준에서 등록금을 정하는 것을 권한다”며 “지난달 참석한 전국대학총장 모임에서 다수의 총장들이 등록금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결정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찰스턴대의 이번 결정은 지난해 가을 등록금을 10% 내린 테네시주 사우스대의 뒤를 이은 것이다.

사우스대의 등록금 10% 인하는 당시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 1일 현재 캠퍼스 방문자 수는 전년보다 60% 급증했으며, 지원서도 같은 기간 20% 늘었다. 또 올해 사우스대 기부금은 이 대학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인 348만 700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UCLA 조사에 따르면 전체 미국 대학 신입생중 40%가 등록금이 대학 선택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으며, 13%는 비싼 등록금 때문에 가장 가고 싶은 학교를 포기했다고 답했다.

이같은 대학들의 등록금 인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최근 국정연설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에는 재정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학당국은 해마다 학비를 올릴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대학 당국이 학비 인상을 막지 않을 경우 해마다 세금에서 지원되는 지원금도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방침은 미국의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과 질 좋은 일자리를 위해서는 대학 교육의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 대학 교육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비싼 학비때문에 교육의 기회가 봉쇄되서는 안된다는 정책기조에 따른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대학 당국의 자구노력과 연계한 연방정부 지원예산을 연간 10억달러에서 100억달러로 늘리는 방향으로 2013년 회계연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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