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예학사상 연구’…24일 철학박사 학위 수여

▲ 지리산 댕기동자 한재훈씨
‘지리산 댕기 동자’ 한재훈(41세)씨가 고려대 박사가 됐다.

19일 고려대에 따르면 22살 때까지 지리산 등지에서 서당교육을 받다 검정고시를 거쳐 고려대 철학과에 입학해 화제를 모았던 한재훈 씨가 오는 24일 열리는 이 대학 학위 수여식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그는 일곱 살 때인 1977년부터 전남 구례서당, 남원서당 등에서 한학을 공부하다 93년 상경한 한씨는 2년여 만에 중ㆍ고ㆍ대입 검정고시를 각각 차석, 수석, 차석으로 합격했다. 98년 고려대 철학과에 들어간 그는 댕기 머리에 흰 적삼 차림으로 입학식에 참석,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번 박사학위 논문 제목은 ‘퇴계 예학사상 연구’다. 퇴계의 예학사상이 학위 논문으로 다뤄지기는 처음이다. 한씨는 “조선이 개국과 함께 유학을 국시로 내세웠지만, 실제 성리학의 나라로 거듭난 것은 퇴계 때”라며 “퇴계 이전과 이후로 구분할 정도로 퇴계의 영향은 엄청나다”고 평가했다. 석사학위도 퇴계의 심성론 연구로 받았다.

성공회대 교양학부 외래교수인 한씨는 최근 노숙자, 재소자들에게 동양고전을 가르치고 있다. “동양고전에는 내면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고 말하는 그는 “빵만으로는 (재소자도 노숙자도) 만족감을 느끼게 할 수 없다”며 “자존감을 회복해야 진정으로 자립할 수 있는데 인문학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무너져내린 자존감을 되찾게 한 다음 직업교육을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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