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특별초청연사서 “의대 3번 떨어져” 밝히기도

“저는 사회에 처음 입문한 후 현재까지 지구를 282바퀴를 선회한 만큼 비행기를 탔습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이 많습니다. 졸업생 여러분의 무대는 더 이상 좁은 한국 국내가 아니라 세계이며 지구촌입니다.”

휠라코리아 윤윤수 회장이 서울대 졸업생들에게 “많은 실패를 경험하고 지구촌으로 나아가라”고 조언했다. 24일 오후 2시 서울대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66회 학위수여식에서 초청연사로 나선 윤 회장은 축사 메시지를 건네고, 서울대 의대에 3번이나 떨어졌던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으며 이같이 당부했다.

윤 회장은 해방 직후 태어난 지 100일도 안돼 모친을 여의고, 농사일에 종사하시던 부친도 고교 2학년 때 폐암으로 돌아가셨다며 “아버님의 삶에 대한 애착 때문에 서울의대를 3번이나 도전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거듭된 대학입학 실패로 인생설계를 결정하는데 엄청난 혼란을 겪었다”며 “서른 살이 되어서야 한국외국어대 졸업장을 받게 된 상황이 오히려 나에게는 약이 됐다”고 말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수출산업에서 인생의 해답을 찾기로 하고 노력한 결과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됐다는 윤 회장은 "내가 겪었던 고난과 실패는 큰 재산이며, 오늘의 저를 만든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경험에 기초한 창조적이고 혁신적 사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윤 회장은 “현재와 같은 무한 경쟁 사회에서는 똑같은 논리와 전략이 두 번, 세 번 반복해 승리하기는 어렵다”며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이전에 소개되지 않았던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논리와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휠라 글로벌 인수도 휠라 브랜드의 미래가치를 현재가치로 전환시키는 발상의 전환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한 기업가정신도 중요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윤 회장은 “이러한 정신이야 말로 농부의 아들에서 글로벌 기업인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한 가장 원초적인 힘”이라며 “이는 자본주의의 가장 약점인 ‘강자가 더 강해지며, 약자는 더 약해진다’는 사회적 양극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윤 회장은 마지막으로 “진실성, 성실성 및 페어 플레이 정신이야 말로 인생의 모든 분야에서 그 무엇보다 우선하는 삶의 기본 원칙”이라며 “이런 원칙을 가지고 새로운 세상으로 출발하는 여러분의 앞날에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고 축사를 맺었다.

이날 특별 초청 연사로 초대된 윤 회장은 1991년 한국 내 투자법인 CEO직을 맡고 1995년 휠라클래식, 1996년 휠라스포츠, 2000년 휠라키드, 2001년 휠라골프 등 새로운 브랜드를 잇달아 내놓으며 독보적인 매출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특히, 2007년 4000억원에 휠라 본사를 인수, 세계적인 브랜드를 한국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기업 '아큐쉬네트(Acushnet)'를 약 13억달러에 인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울대는 윤 회장이 비서울대 출신이라는 점, 기업가로서 창의정신을 토대로 맨 주먹으로 사업을 일군 개척정신 · 세계 시장을 지향하는 글로벌 전략 ·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등을 실천해 온 점 등을 높이 평가해 이번에 특별연사로 초청했다.

한편, 오연천 서울대 총장은 이날 졸업식사를 통해 “졸업생들은 우리 공동체의 발전을 이끌어나가는 소중한 밀알이 될 것“이라며 “경쟁을 통한 자기성취를 뛰어넘는 봉사와 배려의 정신, 헌신과 희생의 미덕으로 재무장하라”고 당부했다. 이날 학위수여식에서는 학사 2771명(남 1660·여 1051명), 석사 1852명(남 973·여 879명) 박사 651명(남 454·여 197명)이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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